2020-10-21 14:32 (수)
[기자수첩] 조국 전 장관 수사 1년...잊지 말아야할 사람들
[기자수첩] 조국 전 장관 수사 1년...잊지 말아야할 사람들
  • 조시현
  • 승인 2020.07.01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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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될 상황이 되니까 그 때 가서 보자"던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검찰 조력자로 나섰던 언론, ‘조국펀드=대선펀드’ 주장했던 보수 정치인들
같은 편 등에 칼 꽂은 시민단체와 진보세력들과 비판·방관·침묵한 여당 의원들
반성하는 이 누구일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가 결국 거짓임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조범동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어 조 씨에 대해 징역 4년,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이 재판에서 관심을 끌었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공범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은닉 교사 부분은 공범으로 인정했지만, 공범의 방어권이 행사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자기 사건에서 방어하리라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즉 사실상 공범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이다.

조 전 장관과 일가에 대한 법적 판단 1라운드가 끝난 셈이다. 1라운드에서 조 전 장관 측이 검찰에 판정승했다. 마땅한 결과이다.

이제 이 결과에 책임질 세력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 무자비한 수사력 동원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지난해 10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저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며 “조금 지나면 다 모든 게 공개될 상황이 되니까 그 때 가서 보자”고 발언했다.

당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정 교수는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기소했는데, 패스트트랙 사건에 대해서도 똑같이 소환·조사 없이 기소할 것이냐?”라고 묻자 윤 총장은 “국감장에서 자꾸 특정인을 보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시는 것 같다”며 “그게 과잉인지 아닌지 저희가 설명하려고 하면 수사 내용을 말씀 드려야 하는데, 수사 상황은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당시는 수사 상황임을 강조하며 즉답을 회피했지만, 이제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답을 해야 할 때가 됐다.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부터 강조해 온 ‘정경유착의 신종 형태’, ‘권력형 비리’ 등은 법원의 판단에 의해 거짓으로 드러났다.

결국 실체도 없는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를 강조하기 위해 검찰은 기소 단계에서부터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채 ‘강남 건물 주인이 꿈’ 등의 정 교수 문자 메시지를 통한 언론 플레이에만 주력했던 것이다.

검찰은 ‘권력형 비리’를 주장하며, 조 전 장관 일가를 1년 가까이 괴롭힌 것이 됐다. 과연 최종 결과도 ‘무죄’로 나온다면 윤 총장과 검찰은 고개 숙여 사과할까? 

■ 검찰의 조력자 언론
조범동 씨의 1심이 선고되자 대부분의 언론은 재판부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의 기사를 썼다. 다만 몇몇 보수언론들은 그래도 ‘조국’ 전 장관을 타이틀로 내세워 부정적인 분위기를 내려 했다.

동아일보 「조국 5촌 조범동 징역 4년…“정경심 증거인멸 교사만 공범”」, 중앙일보 「조국 향한 화살 1개 부러졌다, 조범동 유죄에 웃지못한 檢」, 파이낸셜뉴스 「‘조국펀드 핵심’ 조범동 1심 징역 4년...정경심 횡령은 “NO”」, 조선일보 「조범동 징역 4년 선고, ‘탈법적이고 부정한 방법 동원’」 등이 제목에 조국 전 장관 이름을 넣거나 부정적인 분위기의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 계열사인 조선BIZ조차 「‘사모펀드 의혹’ 조범동 징역 4년… 정경심 공범 혐의는 대부분 무죄」라는 의외(?)의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그런데 SBS는 이날 ‘8뉴스’ 시간에 「‘조국 5촌 조카’ 조범동 징역 4년…정경심 공모 판단은 엇갈려」라는 제목으로 조범동 씨에 대한 판결보다는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이름을 넣어 정 교수와 조범동 씨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제목을 썼다. 

SBS는 지난해 조 전 장관 청문회 정국에서 9월 7일 ‘8뉴스’를 통해 「단독, 조국 아내 연구실 피시에 ‘총장 직인 파일’ 발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경심 교수가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왔다가 나중에 검찰에 제출한 컴퓨터가 있었다. 이 안에서 총장 도장, 직인을 컴퓨터 사진 파일로 만들어서 갖고 있던 게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검찰이 사문서위조 혐의로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 가운데 정 교수가 증거물로 제출한 본인의 업무용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도는 조국 사태를 둘러싼 논란을 확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해당 컴퓨터에는 ‘직인이 찍힌 상장’이 보관돼 있었고, 파일 형태의 직인은 보도가 나간 사흘 뒤 동양대 휴게실 컴퓨터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보도로 SBS는 지난달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은 바 있다. 법정제재 ‘주의’는 방송사 재허가 심사 때 감점이 반영되는 중징계다.

SBS를 위시한 대다수의 언론들은 ‘정경심=표창장 위조’, ‘조국·정경심·조범동=사모펀드’ 프레임을 기반으로 어마어마한 보도량을 쏟아냈었다.

이들은 1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과연 반성하고 있을까? 자못 궁금해진다.

■ ‘사모펀드=조국펀드=대선펀드’ 주장했던 보수 정치인들
지난해 조 전 장관의 청문회 정국에서 검찰이 ‘사모펀드’와 관련된 의혹들을 언론을 통해 흘리자 여기에 편승해 ‘조국펀드=대선펀드’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무성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9월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의 대선 준비를 위한 자금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 후보자를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해서 밀어줬고, 그런 상황에서 사모펀드에 투자한 걸로 보인다”고 ‘사모펀드=조국펀드=대선펀드’ 프레임을 외쳤다.

김 의원의 황당한 주장은 당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로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이제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은 루비콘 강을 건넜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국에 대한 각종 의혹은 대부분 그의 도덕성 타락, 공인 윤리 실종에 기인하지만 펀드를 통해 일확천금을 노린 것은 대규모 정치자금을 모아둘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모펀드’가 결국 조 전 장관 및 정 교수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드러난 1심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역시 궁금하다.

■ 같은 편 등에 칼 꽂은 시민단체와 진보세력들
검찰과 언론의 조 전 장관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은 진보·보수 프레임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치자. 진영 프레임이 아닌 조 전 장관과 같은 편이라고 여기던 자들이 나서 조 전 장관 공격에 나섰다.

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논외로 하자.

지난해 10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조국 법무장관이 66억5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조범동 씨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때 최순실씨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고발한 바 있으며, 사회·경제 이슈를 주로 감시하는 진보성향의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출신들의 비판 목소리도 있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인 김경률 씨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조 전 장관을 비판했다.

조 전 장관 또한 참여연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00~2002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을 맡았고 2004~2005년에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 활동했다. 2007~2008년에는 참여연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 밖에 김수민 시사평론가(전 녹색당 언론홍보기획단장)는 ‘조국 반대 백서’ 작성을 제안했다. 여기에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도 동의하는 등 이른바 진보·시민세력 인사 10여명이 참여하기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과 함께 일하기도 했던 동료들부터 그의 등에 칼 꽂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들은 1심 판결을 듣고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역시 궁금하다.

■ 비판·방관·침묵한 여당 의원들
보수 야당의 말도 안되는 프레임 공격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다. 그렇지만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여당 의원들의 조 전 장관 임명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이해 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결국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위한 인사에 반기를 든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문회 정국에서 여당 내에서 조 전 장관의 장관 임명을 적극 옹호했던 의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비판의 목소리는 지도부에서 먼저 나왔다. 지난해 8월 23일 더불어민주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서 당시 김해영 최고위원은 “조 후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인사청문회에서 진실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조 전 장관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 후보자 딸의 논문과 대학 및 대학원 입시 관련한 부분은 적법·불법 여부를 떠나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교육문제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당시 민주당 소속의 금태섭 의원은 지난해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주변에서는 위법은 없다, 결정적 한방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상식에 맞지 않는 답변”이라며 “조 후보자는 묻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면서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되냐’, ‘강남좌파가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는 엉뚱한 답을 했다”고 추궁했다.

이어 “후보자는 ‘개혁자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로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라고 고백했지만, 거기서 깜짝 놀랐다”며 “거기서 개혁주의자가 왜 나오나”라고 질타했다.

또 “젊은이들은 조 후보자의 가장 큰 단점은 공감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한다”며 “조 후보자는 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조 전 장관은 금 전 의원이 서울대 박사과정에 있을 때 지도교수였다.

그 밖의 대다수의 여당 의원들은 지난 겨울 시민들이 서초동 아스팔트 위에서 촛불로 검찰의 강압수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을 때, 방관하거나 침묵을 지켰다. 그들은 그렇게 검찰의 편에 섰던 것이다.

비록 1심이지만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무혐의가 입증됐고, 입시비리 관련 재판은 진행 중이지만 핵심 증거는 검찰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1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난 1년 간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에 적극 가담하거나 방관·침묵으로 소극적으로 가담했던 세력들의 반성을 기대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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