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 재판부 "본 사건 '권력형 비리'라고 볼 증거 없다"
조범동 재판부 "본 사건 '권력형 비리'라고 볼 증거 없다"
  • 조시현
  • 승인 2020.06.30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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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조범동 선고 공판
정경심 교수 공범 혐의 중 증거인멸·은닉 교사 혐의 공범 인정
재판부 "이 판단은 기속력도, 확정 기판력도 없는 제한적이고 잠정적인 판단"
"금융위 허위보고는 무죄, 횡령 혐의는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조 씨 혐의 대부분 유죄 판결...징역4년, 벌금 5천만 원 선고

조범동 재판부는 30일 “본 사건에 대해 피고인이 권력을 이용한 권력형 비리라는 것은 법정에 제출된 증거로는 판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이날 조범동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조 씨에 대해 20개 혐의 중 19개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를 밝히며 징역4년에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구형 이유를 통해 “피고인 범행 성격은 크게 세 가지”라며 “첫째 정치권력과의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윈윈을 추구한 범행, 둘째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자본시장 근간을 훼손한 범행, 셋째 정경심 교수와 함께 사모펀드 범죄를 은폐하려하며 국민주권주의 이념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 부부가 피고인에게 민정수석이란 지위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정 교수는 그에 따라 거대한 부의 축적과 강남건물이란 꿈을 꿀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의 범죄는 정경유착의 신종 형태로 권력형 비리”라며 “동기에서도 참작할 사정이 없는 지극히 불량한 범죄”라며 피고인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의 판단은 검찰의 이같은 주장을 부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에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로 정 교수와 금융거래를 한 것 때문에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한 것이 이 범행의 주된 동기라는 시각이 있지만, 이런 일부 시각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 사유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이라며 검찰의 구형 이유를 부인했다.

특히 검찰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공범으로 기소한 3개 혐의에 대해 금융위 허위보고는 무죄, 횡령 혐의는 공모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증거인멸교사 부분은 공모를 인정했다.

다만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이 판단은 기속력도, 확정 기판력도 없는 제한적이고 잠정적인 판단일 수밖에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다른 두 혐의에 대해서는 금융위 허위보고는 피고인이 무죄이므로 정 교수의 공범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횡령 혐의는 피고인과 정 교수와의 거래는 투자가 아닌 대여로 횡령 상대방으로 수익을 수취하거나 횡령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금융위 허위 보고 혐의와 정 교수로부터 추가로 유치한 5억 원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이 무죄가 인정돼 공범과 공모를 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며 “초기 5억 원에 대해서는 공범이 소극적 넘어 적극적 가담을 인정하기 어려워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라고 밝혔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은 피고인이 5억 원에 대여금에 대한 이자로 정 교수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코링크 자금 1억5700여만 원을 지급한 행위를 ‘횡령’으로 보고 정 교수가 이 횡령을 공모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 교수는 원금과 일정한 이자의 반환 외에는 피고인이 어느 투자처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관심이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코링크로부터 이자를 지급받는 것에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허위증빙 자료를 수령하고 세금 관련 비용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줄이기 위해 허위자료를 작성하고 공직자재산신고 때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신고하는 행위는 비난받을 수 있지만, 횡령 상대방으로 수익을 수취하거나 횡령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 비리 의혹 제기 이후 코링크 측에 증거인멸·은닉을 교사한 피고인의 혐의에 대해서는 정 교수의 공범을 인정했지만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대로 공범과 함께 범행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하지만, 공범과 관련해 어느 정도로 심리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며 “공범은 우리 사건의 피고인이 아니라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거인멸·은닉 혐의에 대해 정 교수와 피고인이 코링크PE 측이 조국 전 장관의 청문회와 기자간담회를 위한 자료를 준비하면서 정 교수 동생의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사모펀드 정관에 찍힌 ‘간인(도장)’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을 증거인멸 교사행위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25일 열린 정 교수의 재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출석한 이동근 전 코링크PE 재무이사는 “지난해 청문회 당시 청문회 준비단에서 사모펀드 운용보고서를 요청해 정관 등을 자료로 제출했다”며 “이 과정에서 ‘간인’을 삭제한 것은 고의로 한 것이 아니다”고 진술했다.

그는 “금융위에 제출할 때도 투자자들 ‘간인’을 삭제한 채 보고한다”며 “말 그대로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 재판에서는 이 혐의를 부인하는 증인의 진술이 나온 것이다.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의 혐의 중 유죄로 인정한 부분과 관련해 “일반인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부정한 방법을 강구·이용했다”며 “상장사 WFM 인수는 사실상 피고인 뿐 아니라 익성과 이봉직 회장, 이창권 부회장의 출자 없이 WFM 주식을 매도해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무자본 인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수 후에도 각종 법인자금을 유출한 전형적인 기업사냥꾼 수법으로 피해가 선량한 투자자 특히 일반주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사모펀드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증거인멸·은닉을 교사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익성의 이봉직 회장, 이창권 부사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코링크PE를 설립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단독이든 공동이든 의사결정권자로서 지위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혀 “피고인이 코링크PE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자였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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