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염치한 일본, 정상국가로서 마땅한 책임 다해라”
“몰염치한 일본, 정상국가로서 마땅한 책임 다해라”
  • 김경탁
  • 승인 2020.06.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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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군함도 등 강제동원 사실 적시 약속 위반 규탄 결의문 발의
도종환 “우리 민족에겐 피와 한 서린 죽음의 섬…어떻게 세계문화유산되나”
전용기 “이미 끝난 과거에 매였다? 가해자 정당화하는 비겁한 이야기일 뿐”
양경숙 “일본 역사왜곡 매우 습관적…정부, 국제 공조로 등재 취소시켜야”

전용기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21대 국회의원 103명이 ‘일본정부는 근대산업 세계유산의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국제사화와의 약속을 이행하라’는 제목의 국회 결의문을 23일 발의했다.

지난 15일 일본 정부가 군함도에 메이지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설치하고 일반에 개방했는데, 2015년 일본대사가 했던 약속과 당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와 달리 강제동원 사실에 대한 인정이나 희생자들을 기리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용기 의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앞서 1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산업유산정보센터에서 강제동원 사실을 적시 약속을 어긴 데 따른 대응으로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지정 취소 요구 서한을 유네스코에 보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전용기 의원ㅂ
전용기 의원

전용기 의원은 23일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국민들은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것을 저버린 무책임한 모습에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며 이번 결의문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전용기 의원은 “강제동원 강제노동이라는 잔혹한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은 정상국가로서 당연히 이뤄졌어야할 일이지만 일본은 지금까지 진심어린 사과와 사죄를 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들은 약속을 지키고 있으니 한국이 억지를 부리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번 군함도 사건에서 다시 한 번 일본의 아베정부는 역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토대로 문제해결에 노력하는 대신 책임회피와 한국 트집 잡기에만 골몰하는 듯한 모양새”라고 지적한 전 의원은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일본은 우리 대법원이 강제노동에 대해 배상책임을 물었을 때도 무역보복으로 응답했고, 노재팬 운동이 국민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도 일언반구의 화답조차 없었다”며 “오히려 자신들은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일본은 조속히 사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말한 전용기 의원은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이 있어야만 우리는 화해를 하고 앞을 향해 걸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일각에서는 한일관계를 위해 묻으라고 한다.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끝난 일이니 뭐 하러 꺼내냐고 따진다. 과거에 매여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며 “그러나 이것은 가해자를 정당화하는 비겁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전 의원은 “이제라도 일본은 2015년 국제사회 앞에서 약속했던 것을 지켜달라”면서 “사실왜곡을 발견하고도 숨기기 급급한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기보다 명명백백히 밝혀진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21대 국회의원 103인은 이러한 일본의 몰염치한 모습을 비판하고 정상국가로서 마땅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전용기 의원은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영인, 김승원, 김용민, 도종환, 문정복, 박범계, 박영순, 박주민, 양경숙, 유정주, 이원욱, 장경태, 전용기, 최혜영, 허영, 홍정민(이상 가나다순)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6명이 함께 했다.

도종환 의원
도종환 의원

기자회견에서 도종환 의원은 “군함도가 일본인에게는 한때 산업화의 상징이자 아름다운 관광지라 하겠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피와 한이 서린 죽음의 섬일 뿐”이라며 “이런 곳이 어떻게 세계문화유산이 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도 의원은 “1944년 당시 나가사키에는 조선인 노무자와 가족 2만명 정도가 있었고 미쓰비시 조선소에만 4700명이 강제노역을 한 바 있다”며 “군함도에는 해저탄광인 군함도 갱도에는 지하 1000미터까지 내려가는 작업장이 있었고 조선인 노동자 800여명이 이곳에서 강제동원돼 죽도록 일해야했고 122명의 조선인이 사망했다”고 관련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아주 중요한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다”며 말을 이은 도종환 의원은 “이곳에는 메이지 유신의 태동지라는 입석이 서있고 사설학당 쇼카손주쿠가 있는 곳”이라고 역사적 맥락과 배경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일본 극우의 사상적 뿌리인 요시다 쇼웨이는 이 사설학당 쇼카손주쿠에서 조선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 가쓰라-테프트 밀약의 주역인 가스라 따로, 조선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와 2대 총동 하세가와 요시미치를 길러냈다”고 도 의원은 밝혔다.

도 의원은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요시다 쇼웨이는 침략하기 쉬운 조선, 만주, 중국을 침략하고 지배해야한다는 정한론자였다”며 “정한론은 침략주의 사상이다. 침략주의와 제국주의는 유네스코가 실현하고자 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마음속에 평화의 방패를 세워야한다는 것이 유네스코 헌장의 정신”이라고 지적한 도 의원은 “유네스코는 평화를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라며 “일본 정부는 군함도 등 산업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자진철회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경숙 의원

이어서 발언대에 선 양경숙 의원은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에 나가사키조선소, 야하타제철소 등과 함께 한국인 수만여명이 징용된 시설로 널리 알려져있다”며 “특히 정부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군함도에서 한국인 강제징용자 122명이 가혹하게 목숨을 잃었다고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그런데 일본은 6월 15일 강제동원 사실을 기록하고 희생자를 기리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군함도 탄광 전시시설 산업유산정보센터를 통해 강제동원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매우 습관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해놓고도 수시로 딴소리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한 양 의원은 “이번에는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결코 묵과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일본의 태도가 이렇다면 우리 정부가 나서서 국제사회와 공조해 하루빨리 유네스코 세계문화 등재를 취소시켜야할 것”이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우리의 결의안을 유네스코에 전달하고 관련 국제회의에 직접 참석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용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결의문(안) 전문.


일본정부는 근대산업 세계유산의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하라

지난 6월 15일 일본정부는 결국 국제사회의 약속을 위반하고 강제동원에 대한 내용이 누락된 메이지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일반에 공개했다.

2017년, 2019년 두 차례의 이행보고서에서 강제동원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넘어, 이행 약속의 정점이었던 정보센터에서조차 내용을 누락하며 국제적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내버렸다. 나아가 스스로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자화자찬하는 파렴치한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유산이란 과거로부터 물려받아, 현재에 살며 미래에 물려줘야할 소중한 역사의 현장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제도는 이러한 유산을 세계적 약속 속에서 함께 지켜내자 다짐한 숭고한 결의이자 인류애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인류애적 결의를 지키기 위해 과거의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었지만 가장 신뢰 높은 나라로 거듭난 독일이 그 좋은 예시이다.

독일과 비교할 때 일본의 행실은 반성 없는 망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본의 강제동원은 범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따라 이뤄진 전범재판에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며 증명된 바 있다.

당시 일본정부와 기업은 대한민국 국민을 넘어 중국인, 동남아 주민 등 민간인과 일본의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강제동원했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조건조차 마련하지 않은채 착취하고 억압했다.

대한민국은 단순히 일제의 식민 피해국가 중 하나로서가 아니라 선진 민주주의 속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양심에 동조하는 정상국가로서 일본 정부의 반인륜적 행위에 다음과 같이 촉구하고자 한다.

1. 대한민국 국회는 일본 정부가 2015년 국제 사회 앞에서 했던 약속대로 메이지 산업유산정보센터를 통해 강제동원이 희생자를 지킬 것을 촉구한다.

2. 대한민국 국회는 일본 정부가 과거의 2차례 발간한 이행보고서 상의 강제동원 사실 누락 또는 왜곡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즉시 수정보고서를 발간할 것을 촉구한다.

3.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한일 양자 교섭 등의 절차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일본 정부가 후속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노력해 왜곡된 역사적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4. 대한민국 국회는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며 세계유산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경우 우리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 삭제를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

진실된 역사라는 도도한 강물은 은폐라는 도랑으로 막을 수 없다.

아무리 교과서를 고치고 기록을 조작할지라도 진실이 감추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일본 국내에서도 이 사실을 부끄러워하고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본인들이 왕성히 활동 중에 있다.

일본 정부는 가까운 이웃 나라를 비롯해 자국민들의 외침에도 귀를 막을 것인가. 일본 정부는 스스로의 역사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2015년의 국제적 약속을 올바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2020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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