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檢, 법정 출석 전 증인 접촉...재판장 "이런 경우 처음"
檢, 법정 출석 전 증인 접촉...재판장 "이런 경우 처음"
  • 조시현
  • 승인 2020.06.08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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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조국 전 장관 2차공판 심리
이옥현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증인 출석..."법정 출석 전에 검찰청 들렸다"
재판장 "이런 경우 처음 본다, 증인이 검사실 가는 것 우려스럽다"
변호인 "공판중심주의 위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에서 증인이 법정 출석 전에 검찰청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5일 조 전 장관의 2차공판을 열어 이옥현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팀장을 불러 증인 신문했다.

이 전 팀장은 변호인 측 반대 신문에서 “여기 오기 전에 검찰청에 갔다 왔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고, 이 순간 재판장이 신문을 중단시켰다.

재판장은 검찰 측을 향해 “검사님, 이거 증인들이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찰 가서 조서를 확인해도 되는 건가요?”라며 “저번에도 마찬가지인데, 이인걸 증인도 법정에 나오기 전 검찰에 다녀왔었는데 그런 게 허용되는 건가요?”라고 따져 물었다.

검찰 측은 “재판장님이 오해하는 그런 일은 단연코 없었다”며 “단지 증인 출석 여부를 확인하는 중에 증인이 자신의 진술 조서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장은 “증인이 자신을 조사했던 검사실에 가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을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검찰 측은 “검찰 수사 후 공소 유지 중에 재판이 열리는데 시간차가 오래 돼 증인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단순하게 자신의 진술조서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장은 “진술조서 열람·등사 신청하는 것이랑 검사실 가는 것이랑 다른 것 아니냐?”라며 “이인걸 증인 때도 다녀왔다는 얘길 듣고 놀랬는데, 제가 혹시 모르는 부분이 있는가 싶어 물어보는 것이다”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가 재판하는 것은 공판중심주의인데, 기소 이후에 그런 것들을 법원에서 제한하지 않나?”라며 “이것은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검찰 측은 “저희는 공익을 대변해서 한다”며 “재판장님의 우려는 알겠는데, 저는 재판장님이 이걸 처음 들었다는 데에 더 놀랐다”고 다소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았다.

재판장은 “저는 처음 듣는다”라며 “이것이 어떤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냐?”라고 재차 물었고 검찰 측은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변호인 측은 발언 기회를 신청해 검찰 측의 발언에 항변했다.

변호인 측은 “법정 증인이 증인 출석 전에 검사와 접촉해 얘기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사건 자체에 대해 리마인드시키는 것은 공판중심주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인들은 그런 점에서 사전 접촉하지 않는다”라며 “법정에서 증인 신문할 때에도 진술 내용 제시의 경우도 예외적으로 허용돼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단순한 조서 확인이다. 다른 것은 없었다”며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다.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장은 “그 얘기가 아니다”라며 “검찰 조사 후 증인이 법정에서 새롭게 얘기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재판장님과 변호인이 우려하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법에 따른 절차 내에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증인이 진술 조서 확인 요청을 해 오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장은 “저는 이렇게 한다는 것이 무척 놀랍다”며 “검사실에 증인이 직접 가서 조서를 확인한다는 것은 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이게 얼마나 예민한 사건인데 감히 증인을 불러 진술 회유를 하겠냐?”라며 “저희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당사자 조서 열람 등을 기존에 해왔고, 앞으로도 할 텐데 재판장님이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고려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증인 신문이 끝난 후 검찰 측은 “피고인 측이 ‘이 사건은 직권남용이 아니라 직무유기’라는 식으로 방어한다”며 “공소사실에 직무유기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권남용 혐의에 특감반원의 권리행사방해뿐 아니라 이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는 것까지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변호인 측은 즉각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어떻게 기소하느냐에 따라 피고인이 방어하는 거지, 저희 방어를 보고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건 형사절차상과 맞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검찰 측은 “가능한 모든 법적 쟁점을 공소장에 포함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시사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에 관한 논의는 증인신문을 진행한 다음에 논의하기로 정리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논란이 된 증인의 검찰청 방문에 대해 검찰 측이 법적 규정으로 들었던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15조의4(증인신문 준비)를 살펴보면 ‘검사는 증인신문을 신청한 경우 검사가 신청한 증인 및 그 밖의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을 확인하는 등 적절한 신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에 대해 법적 해석을 놓고 앞으로 검찰 측과 재판부, 변호인 측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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