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기자수첩] 檢 '스모킹 건' 정말 갖고 있나?
[기자수첩] 檢 '스모킹 건' 정말 갖고 있나?
  • 조시현
  • 승인 2020.06.01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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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재판에서 檢측 증인들 잇딴 검찰 진술 번복·부인
몇몇 증인들...檢 수사 단계에서 부당함 재판부에 호소
재판은 끝나가는데 증거는 어디에?...조범동 횡령한 3억원 수표 추적 결과 못 내놓고 있는 檢
檢, 동양대 강사 휴게실 포렌식 결과 파일 속성값도 못 내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들이 자신의 검찰 진술을 부인하거나 뒤집는 법정 진술을 해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 부호가 들고 있다.

더욱이 공소 혐의를 입증할 증거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해 향후 검찰의 기소권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증인들의 잇딴 검찰 진술 번복·부인
1심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조범동 재판과 14차공판까지 진행된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몇몇 증인들은 자신들의 검찰 조사 진술을 번복하거나 부인했다.

앞서 3월 25일 정 교수의 7차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동양대 조교 김모 씨는 “2019년 9월 동양대 압수수색 당시 진술서를 처음 써 봐서 양식이나 내용을 잘 몰랐다”며 “옆에서 검사님이 ‘학교에 반납하려다 가지고 있게 된 게 맞죠?’라고 물으면서 그대로 써도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제가 ‘아’ 다르고 ‘어’ 다른데 그렇게 써도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검사님은 그대로 받아쓰라고 했다”며 “그래서 진술서의 뒷부분은 검사님이 불러 주신대로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저는 ‘강사휴게실에 두었다’라고 썼는데 검사님이 ‘가지고 있었다’라고 쓰라 했다”며 “뒷부분인 ‘학교 측에 바로 반납하여야 했는데 잊고 반납하지 않았다’라고 불러줘 그대로 썼다”고 진술했다.

이후 김 씨는 한 유튜브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검사님이 불러주는대로 진술서를 쓰는데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이렇게 쓰면 저한테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했더니, 검사가 ‘얘 징계 줘야 되겠네. 관리자가 관리도 못 하고 이거 관리미숙이라고, 징계줘야 된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김 씨의 이같은 인터뷰 내용에 대해 법정에서 진술을 듣기 위해 정 교수 변호인 측은 지난달 29일 열린 15차공판에서 김 씨를 증인 신청했다. 김 씨는 오는 7월 2일 증인으로 2번째 출석케 됐다.

지난달 21일 열린 정 교수의 14차공판에서도 진술 번복이 있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신수찬 교수는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법정에 왔다. 검찰 조사 때는 조민이 서류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서 1단계 평가에서 유리했던 것 같다고 진술했는데, 이번에 다시 서류를 찾아보니, 조민 점수가 1단계 합격자 136명 중 108등에 해당한 것을 알았다”고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했다.

또 증인 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가 발언 기회를 주자 신 교수는 “검찰 진술에서 대부분 기억나는 대로 사실대로 말씀드렸지만, 몇 부분은 신문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자료를 찾은 부분이다. 오늘 말씀드린 것이 최종 의견이란 것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증인이 법정에서 재판부를 향해 검찰 수사 단계에서 부당함이 있었음을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14일 열린 정 교수의 13차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김현숙 박사는 “검찰이 조사 단계에서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부당함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이처럼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증인들이 법정에서 검찰 조사 단계에서 했던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거나 검찰 조사의 부당함을 재판부에 호소하는 일이 수차례 일어났다.

재판부가 이들의 진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 재판은 끝나가는데 증거는 어디에?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100여 차례가 넘는 압수수색을 펼치는 등 조 전 장관과 관련된 거의 모든 곳을 털었다,

당시 검찰은 정 교수 등을 기소하며 재판 과정에서 결정적인 물증을 밝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정작 재판 과정에서 관련 증인들의 진술은 번복됐고, 검찰이 큰소리 친 결정적인 물증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조범동 재판은 결심과 선고만 앞두고 있지만 조 씨의 횡령 혐의 중 3억 원의 수표 추적 결과는 검찰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 교수 재판의 가장 핵심적인 증거인 동양대 강사 휴게실 컴퓨터의 포렌식 복원 파일의 속성값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검찰 측으로부터 받은 증거에 따르면 파일 생성 시기가 2014년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검찰 측이 그동안 주장해 온 2012년 또는 2013년 사용 시기와 맞지 않기 때문에 표창장 위조 시기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2013년에 컴퓨터를 사용한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파일 속성값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재판부는 컴퓨터 포렌식 복원에 참여한 대검찰청 소속 수사관들을 증인으로 불러 진술을 듣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검찰의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압도적인 수사는 결국 뚜렷한 증거 하나 없이 10개월 넘게 흘러왔다.

재판은 어느덧 끝나가거나 중반을 지나고 있지만 검찰이 얘기한 결정적인 증거(스모킹 건)는 어디에 있나? 자신 있다면 검찰은 당장이라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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