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n번방’ 사건의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
추미애 “‘n번방’ 사건의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
  • 김경탁
  • 승인 2020.05.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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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 동영상 유통 다크웹 운영자 손모씨 美 강제 송환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범죄자에 용기 주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인도 절차 진행하고 디지털성범죄 대책 준비”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과 삶 파괴하는 중대한 범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n번방 사건은 그동안 우리 사회와 사법당국이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한 나머지 발생한 참사”라며 “이번 ‘n번방’ 사건의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한다”고 말했다.

3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돼 한 달 동안 21만9천명의 국민들이 동의한 ‘아동 성착취 동영상 유통시킨 다크웹 사이트(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모씨를 미국으로 인도해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청원에 대해 소관 부처 장관으로서 답변하면서 한 말이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답변 서두에서 범죄인 인도 제도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후 청원의 대상이 되는 손모씨의 범죄인 인도 사건 경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추 장관에 따르면 본 청원의 대상자인 손모씨는 2018년 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기소돼 2019년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고, 이후 국내 교정기관에서 1년 6개월 동안 복역해 지난 4월 27일에 형집행이 종료됐다

국내의 수사 및 재판과 별개로 미국 연방 법무부는 2019년 4월경 우리나라 법무부에 ‘한-미 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공식요청했다

우리 법무부는 미국의 요청을 받은 이후 미국이 제시한 증거자료, 손모씨에 대한 국내법원의 판결문, 한국과 미국의 관련 법률, 미국의 요청이 ‘한-미 간 범죄인 인도 조약’, 국내법률인 ‘범죄인 인도법’ 등에서 규정한 범죄인 인도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했다.

그 결과 법무부는 미국이 요청한 범죄사실 중 국내 법에도 처벌 법규가 있고, 손모씨에 대한 국내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4월 16일에 서울고등검찰청에 범죄인 인도 심사청구명령을 했다

이에 서울고검은 서울고등법원에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후 손모씨가 형기를 종료한 직후인 4월 27일에 위 영장을 집행하고 다시 손모씨를 구속했으며, 4월 28일 서울고법에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가 적법한지 여부를 심사해달라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심사를 청구했다

그리고 5월 19일에는 서울고법에서 이에 관한 재판이 시작됐다

추미애 장관은 “조만간 손모씨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조약과 국내법률에 따라 적법한지 여부에 대해 향후 판결을 내릴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선고되면 법무부장관으로서 그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며 관련 조약과 법률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청원 주제인 범죄인 인도 관련 사안에 대해 설명을 마친 추 장관은 “이번 손모씨의 범행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정부의 대응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발언을 이어나갔다.

추미애 장관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는 성착취물을 유통시키거나 구매, 시청하는 것은 단순히 온라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며 현실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와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또한 성착취물 유통 등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가벼운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성착취물 유통범죄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잘못된 생각들”이라며 “이러한 잘못된 생각들로 성착취물 유통범죄에 대해 국내 사법당국들이 제대로 엄정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그로 인해 ‘소라넷’, ‘웰컴투비디오’와 같은 성착취물 유통사이트를 통한 범행이 계속 반복되었고 급기야 최근에는 많은 국민께 큰 충격을 받으신 소위 ‘n번방’ 사건까지 발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히 컴퓨터 안의 ‘영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옆에 있는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행임을 우리는 ‘n번방’ 사건을 통해서 깊이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추미애 장관은 “n번방 사건 관련한 수사경과를 보고받고 법무부장관으로서 또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와 사법당국이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한 나머지 발생한 ‘참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국민들께서 디지털성범죄의 현실을 따라잡지못한 사법당국을 엄히 질책하고 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n번방’ 사건의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법무부는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등 성범죄 전체에 대한 형사사법정책의 대전환을 약속드렸다”며 “또한 지난 4월2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발표했고 지난 4월 29일 국회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대책을 완성하기 위해 다수의 관련 법률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성범죄 근절 대책에 따라 개정된 법률의 주요 내용은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 구매, 시청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범죄수익 추정 규정 신설해 범죄수익 환수 강화 △범죄 예방을 위해 성범죄자 신상공개 대상 확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및 추행죄의 경우 공소시효 폐지 등이다.

추미애 장관은 “이상과 같은 법률 개정 외에도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형량이 선고되도록 수사와 재판과정에 보다 엄정하게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추 장관은 프랑스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의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국가는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범지를 예방하고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게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자국에서든 외국에서든 저지른 범죄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밝힌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내일의 범죄자에게 용기를 주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이번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했고 디지털 성범죄 관련 대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사회에서 다시는 ‘웰컴투비디오’나 ‘n번방’ 같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와 법무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통해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드린 다짐처럼 ‘국민이 존중받는 편안한 나라,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사회’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다짐한 후 “노력을 지켜봐달라”는 말로 답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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