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과거사법은 시간과의 싸움…관련 당사자들 고령·건강 위험
과거사법은 시간과의 싸움…관련 당사자들 고령·건강 위험
  • 김경탁
  • 승인 2020.05.0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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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정된 후 2014년 단 한 번 개정…추가 조사 신청 불가 명문화
홍익표 “미통당 측 수정 의견 수용했음에도 법안 통과 지연해 매우 유감”
피해자·가해자 한 명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진상규명 위한 조사 시작해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법)이 처음 제정된 것은 참여정부 시기인 2005년 5월이고 시행은 그해 12월 1일이었다. 

이 법에 따라 구성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활동기간은 ‘최초의 진실규명 조사개시 결정일 이후 4년’으로 규정되어있었고, 법 시행 후 첫 1년간 피해자 진실규명 신청을 받도록 했다.

2005년 만들어진 과거사법을 근거로 구성된 진실화해위원회는 폭넓은 진실규명활동을 펼쳤지만 은폐된 수많은 과거를 다 밝혀내지 못하고 숱한 과제들을 남긴 채 활동을 종료했다.

법에는 ‘기간 만료일 3월 전에 대통령 및 국회에 보고하고 2년 이내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었지만 4년 뒤인 2010년은 이명박정부였다. 결국 위원회는 기간연장 없이 활동이 종료돼 그해 12월 31일 해산됐다.

19대 국회 때인 2013년, 민주당 진선미 의원을 필두로 과거사법 개정안 발의가 시작됐다. 진 의원의 개정안은 진상규명 신청 기간 제한을 풀어서 새로운 진상규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이 개정안을 비롯해 대부분의 개정안은 제대로 된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6일 열린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진선미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6일 열린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진선미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과거사법은 2005년 이후 단 한 번의 개정이 이뤄졌다.

2014년에 개정된 현행 법률은 위령 사업 및 사료관 운영·관리 등을 수행할 과거사연구재단 설립을 위해 정부가 ‘기금’을 출연할 수 있다는 조문의 ‘기금’을 ‘자금’으로 바꾸면서, 진실규명 신청기한 1년의 시작점을 2005년 12월 1일로 명문화함으로써 추가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2016년 20대 국회가 출범한 후에도 개정안 발의는 이어져서 총 6건의 개정안이 올라왔다.

올해 3월에는 이 내용을 취합하고 미래통합당 측이 제기한 수차례의 수정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수정안이 만들어졌지만 미통당 측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로 아무 진척이 없이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임기 만료에 의한 자동폐기가 유력해진 상태이다.
 
이 과거사법 개정에 대해 관련자들은 입을 모아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70년 전 시작된 사건인 한국전쟁을 비롯해 대부분의 과거사 이슈들의 피해자들 다수가 고령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생기고 있고, 비교적 최근 사건인 서산간첩단 사건이나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의 경우도 후유증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많이 안좋은 상태다.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인 가해자들 역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거사위가 활동을 개시하더라도 정확한 진실규명을 위해 활동할 물리적 시간의 한계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21대 국회에서 새로 법을 통과시킬 수도 있음에도 모든 관련자와 당사자들이 미래통합당의 요구로 원안에 비해 많이 후퇴된 개정안이라도 하루빨리 통과시키길 요구하는 이유이다.

7일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홍익표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7일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홍익표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은 “이제는 빨리 과거사위 활동을 개시해서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관계자들의 진술을 다 모아서 진실을 규명하고 국가가 그에 따른 적절한 책임과 배상을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홍익표 의원은 “과거사법은 이미 관련 상임위인 행안위를 통과해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에 있는데, 법사위에서 이 법을 뚜렷한 이유 없이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며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과거사법의 통과를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미래통합당 측에서 여러차례 제시한 법안의 수정에 대한 의견을 수용했음에도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 법의 통과를 위해 민주당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지난 3월 미통당의 요구가 대폭 반영된 과거사법 개정 수정안을 행안위 간사들끼리 만들어 최종 합의 직전까지 간 바 있다.

홍 의원에 따르면 당시 간사들끼리의 합의는 법사위에 계류된 개정안을 행안위로 되돌려보내 수정안을 확정해 처리하는 것이었는데, 의사일정이 지연되면서 남은 회기가 촉박해짐에 따라 이 수정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하고 본회의에 상정하자는 제안을 미통당 측에 전했다고 한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는 오는 12일경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통당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심재철 원내대표는 모든 법안 관련 여야간 논의는 차기 원내지도부에서 해야한다면서 일체의 협상제의를 거부해왔다.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되는 21대 국회의 양당 원내지도부가 20대 국회의 마지막 법안 처리문제를 협의해야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7일 당선인총회에서 김태년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미통당은 8일 새 원내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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