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증인...함께 흥분한 재판부
흥분한 증인...함께 흥분한 재판부
  • 조시현
  • 승인 2020.04.29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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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 정경심 교수 11차공판 심리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증인 출석..."檢, 조사 당시 조서 작성 진술한대로 안 했다"
재판부 "증인이 피고인의 변호인이냐" 호통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29일 “제가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우리 가족이 검찰 조사를 무려 11번이나 받아야 하나”라고 검찰 측에게 항의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가 이날 심리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1차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장 교수는 “이번 일로 저 뿐만 아니라 저의 부인과 아들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검찰 조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검찰 측 신문에서 증인은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십 몇 년 전 일인데 기억나지도 않고 특정인을 기억하지도 못했다”며 “그런데 검찰 조사에서 기억해내라고 자꾸 재촉하고 해서 이걸로 몇 시간씩 싸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이 일이 이슈화되면서 몇몇 언론들과 인터뷰도 했는데 이것저것 다 떼고 제가 개인적으로 했다라고 기사화됐다”며 “이것은 검찰도 마찬가지였다. 검찰 조사에서 얘기하면 이것저것 떼고 조서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증인이 흥분해 검찰 측 신문 과정에서 검찰 측에 대해 반박하는 진술을 이어가자 재판부는 제지했다.
 
이날 검찰 측 신문 과정에서 검찰 측은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피고인의 딸이 증인의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했다. 이에 증인이 계속 신경질적인 대응을 보이자 이를 제지하던 재판부도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교수는 논문의 기초가 된 실험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도맡은 현모 박사와 현 박사의 주도 아래 실험에 참여한 피고인 딸의 공헌도를 놓고 다소 혼란스러운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측이 질문을 이어가다 재판장이 개입해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검찰 측이 “2007년 단국대 소아청소년교실 체험활동 프로그램에서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의 딸이 체험활동 종료 후 추가실험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묻자 증인은 “그렇다. 근데 추가실험을 한 적 없다고 말한 게요...”라며 길게 답변을 하려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증인, 그건 재판부가 판단해요”라며 제지했고, 이에 증인은 “판단하시려면 제가 이야기를 해야 하잖아요. 필요한 설명”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 저희가 판단해요. 객관적 사실만 말하세요”라며 “증인이 피고인의 변호인입니까? 사실관계만 진술하세요”라고 흥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검찰 신문에서 증인은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을 부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변호인 측은 반대 신문에서 “검찰 측이 피의자로 전환하겠다거나 또는 구속하겠다고 말한 적 있나?”라고 물었고 증인은 “노 코멘트 하겠다”고 답했다.
 
증인은 재판부의 정리 질의에 “대개는 논문에 이름을 빼서 문제가 되는데 이 사건은 이름을 넣었다고 문제가 됐다”며 “이럴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신문이 끝나자 재판부는 증인에게 정리 발언 기회를 줬다.
 
증인은 “또 괜히 발언했다가 언론에 잘못 나갈까봐 두렵다”며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 제가 큰 문제를 일으킨 건 사실인 것 같다”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오랫동안 연구생활을 하면서 의대생이 아닌 자연과학도 연구원과 접촉을 많이 해 그 사람들의 애로사항도 많이 안다”며 “그런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건 극히 일부니 전체로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며 “각자 자기 맡은 일에 열심히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증인은 “피고인의 딸에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미안하다”며 “이 재판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나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으면 제발 열심히 공부하고 어떤 의사가 될지 깊이 생각하면서 훌륭하고 좋은 의사가 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이어 “이 일로 검찰 측과 재판부에 고생하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증인은 법정에서 퇴정하며 자신을 조사한 검사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 측은 지난 27일 재판부에 피고인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심리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달 8일 오후 3시에 영장 발부 심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의 12차공판은 다음달 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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