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준연동비례 취지 지킨 민주당, 결과만 놓고 ‘꼼수’ 비판 부당
[기자수첩] 준연동비례 취지 지킨 민주당, 결과만 놓고 ‘꼼수’ 비판 부당
  • 김경탁
  • 승인 2020.04.1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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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정의당에도 비례연합플랫폼 참가 기회 열어놨지만 그들 스스로 불참 선택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대부분 민주당 합류 전망…합류 않는다 해도 큰 걱정은 안돼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 본청 245호에서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 본청 245호에서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연합플랫폼 더불어시민당이 총 180석(163+17)을 얻었다.

소위 ‘범진보’로 불리는 정의당(6석)과 친여성향 인사들이 모여있는 열린민주당(3석)을 합치면 189석이다.

역사적 대승이자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았던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지정할 수 있는 기준을 넘어서기는 했지만 개헌안 처리를 위한 재적의원 3분의 2(결원이 없을 때 200석)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숫자다.

코로나19 판데믹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글로벌 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이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였다.

민주당이 비례의석 수에서 많은 손해를 볼 것이 예상됨에도 소수야당들에게 큰 폭의 양보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 개정 선거법에 따라 처음 도입된 제도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에 소수야당들의 협조를 얻기 위한 양보였다. 

그러나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에게 비례의석을 덜 받게 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미래통합당의 꼼수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에 의해 시작부터 그 취지가 완전히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었다.

결국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를 거쳐 비례연합플랫폼정당 ‘시민을 위하여’에 참여했고, ‘시민을 위하여’가 이름을 바꾼 당이 더불어시민당이다. 민주당은 비례연합 참여를 결정하면서 당선안정권인 비례순번 10번까지를 소수정당들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뿐 아니라 민생당(구 대안신당 등)과 정의당 등 원내 소수정당을 비롯해 녹색당, 미래당 등 원외 진보정당들에도 함께 하자 제안했지만 민생당과 정의당 등은 비례연합 창당이 ‘꼼수’라며 참여를 거부했다.

민생당의 경우 기호 3번이자 비례대표 투표용지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도 이번 총선에서 0석을 기록해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걷게 됐고, 정의당은 비례 5석으로 당초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참여정당의 숫자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고 대부분의 후보를 민주당 출신 후보들로 채워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민주당의 10번까지 양보 약속은 지켜졌다. 시민사회진영에서 모자란 후보들을 추천받아 영입한 것이다.

민주당은 준연동형비례대표 시스템 아래서 얻을 수 있는 비례의석 수를 7석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 최종 개표결과로 얻은 17석 중 민주당이 양보한 앞 순번 10석을 빼면 정확히 일치하는 숫자이다.

더불어시민당의 모태를 제공한 시민을위하여 측은 총선이 끝난 후 비례연합에 참여한 당선자들의 각 소속정당으로의 복귀를 처리해주겠다며, 정당 출신이 아닌 당선자들의 경우 각자의 판단에 거취를 결정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약속에 따라 기본소득당 출신의 용혜인 당선자와 시대전환 출신 조정훈 당선자는 각자의 원 소속당으로, 그리고 민주당 비례대표 경선을 거쳐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던 최혜영, 김병주, 이수진, 김홍걸, 양정숙, 전용기, 양경숙 당선자는 민주당으로 돌아가게 된다.

민주당의 비례경선을 거치지 않고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한 신현영, 김경만, 권인숙, 이동주, 윤미향, 정필모, 양원영, 유정주 등 8명의 당선자는 각자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더불어시민당에 잔류할 수도 있고 각자 원하는 다른 정당으로 당적을 옮기거나 무소속으로 남을 수 있다.

만약 이들 8명이 전원 민주당 합류를 원한다면, 더불어시민당은 용혜인·조정훈 당선자의 당적을 정리해준 다음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당선권 밖인 18번 이하 후순위 후보자들의 당적과 향후 거취 문제 등을 생각할 때 가장 깔끔하고 합리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진행되지 않아도 큰 상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의 이름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들과는 사안별로 협조하면 되고, 이들이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이 그랬던 만큼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으면서 자기들 잇속을 챙길 것으로 우려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비례연합 참여 결정이 내려졌을 때 언론들은 ‘꼼수’ 혹은 ‘내로남불’이라며 민주당에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비례연합 참여라는 정당방위가 나오게 한 미통당의 미래한국당 창당에 대해 덤덤하게 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비교되고 부당한 보도행태였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민주당은 비례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그대로 후보를 낼 경우 얻을 것으로 예상했던 딱 그 만큼의 당선자를 냈다. 욕은 너무나 많이 먹었지만 민주당이 일부러 이득을 챙긴 것은 없다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사모 창립을 유도하기 위해 부산에서 일부러 낙선한 것이 아니듯,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해 당선된 이들이 민주당에 합류해 결국 민주당의 의석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고 해서 민주당이 양보와 배려를 했다는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몽준 일당에게 참여정부의 지분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선거전날 밤 정몽준의 막판 지지철회를 이끌어낸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민생당의 0석과 정의당의 5석 또한 그들이 내린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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