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이슈집중] 채널A발 ‘유시민 구지가’ 사건…이철 그리고 VIK에 대한 모든 것
[이슈집중] 채널A발 ‘유시민 구지가’ 사건…이철 그리고 VIK에 대한 모든 것
  • 김경탁
  • 승인 2020.04.01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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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의 투자사기 범죄 대부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일
검찰·언론, 친노·친문 인사들 엮으려 시도중이지만…오히려 피해자
채널A, 홍보성 특집다큐 방송…동아일보, 인터뷰 엮은 특집 지면 편성
막장 보도에서 단연 돋보인 월간조선 “같이 밥 먹다니 의심스러워!”

“머리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 구지가 중에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법조팀 이아무개 기자가 7천억원에 달하는 불법 투자사기 등의 범죄혐의가 유죄 확정돼 현재 감옥에 있는 인물을 상대로 검찰 고위관계자와 자신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비위 정보를 내놓으라’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협박을 받은 당사자이자 이 사실을 MBC에 제보한 제보자이기도 한 이철씨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이하 VIK)라는 회사의 비인가 금융투자업과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12년형을 확정 받고 복역중이다.

이씨에 대해 그동안 대중소를 가리지 않은 여러 언론매체들이 문재인정부 관련 인사들과의 연결고리를 파헤치면서 그의 범죄행각과 문재인정부 인사들 사이에 뭔가 검은 유착이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보도를 줄기차게 내보내왔다.


혐의 범죄 대부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VIK는 신종 투자방식인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 비상장 주식,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투자했다. 그중에서도 2014년 서태지 컴백콘서트를 비롯해 영화·웹툰·애니메이션 등 문화사업에 대한 투자가 특히 미디어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채널A는 2015년 6월24일과 7월1일 2주에 걸쳐 이철씨와 VIK의 사업모델을 집중적으로 다룬 2부작 특집다큐 ‘세계를 움직이는 힘, 집단지성’를 내보냈고, 그 모회사인 동아일보는 그해 7월 21일 이철씨 인터뷰와 관련 특집 기사를 B1면과 4면에 싣기도 했다.

동아일보 2015년 인터뷰 기사
동아일보 2015년 인터뷰 기사
동아일보 해당 관련 기사 배치
동아일보 해당 관련 기사 배치
채널A 특집다큐의 한 장면
채널A 특집다큐의 한 장면
VIK 관계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채널A 특집다큐 방송 안내
VIK 관계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채널A 특집다큐 방송 안내

이씨는 2015년 11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지만 2016년 4월 구속기간 만료 후 2018년 12월 법정구속될 때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쭉 자유로운 몸으로 재판을 받았다.

법원은 2018년 12월 1심 판결에서 이씨에 대해 징역 8년형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고, 2019년 6월 내려진 2심 선고에서는 1심보다 4년 늘어난 징역 12년 판결이 내려졌다. 2심 판결은 그해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원은 VIK의 사업방식에 대해 실제 투자수익은 내지 못하고도 후발 투자자들에게서 받은 투자금을 앞선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기망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이씨의 범죄행위가 불특정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반복적인 경우에 해당된다며 11년 이상의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VIK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파산신청을 접수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씨는 수감 중에도 VIK의 투자사를 통해 불법투자 유치 및 비상장주식 일반인 판매(비인가 금융투자업)를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올해 2월 6일 자본시장법 혐의 등으로 2년 6개월의 징역형(1심)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까지 확정되면 총 14년 6개월 형을 살게 된다.

다만 여러 언론이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투자금 모집을 ‘유사수신행위’라 단정한 보도를 낸 것과 달리 법원은 “자금 조달 계획 시점에 누구나 투자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모금행위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모집하는 유사수신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밖에 VIK의 후신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레이징이라는 회사가 개인투자조합을 조성해 투자한 업체를 통해 사기 논란을 빚은 암호화폐 ‘로커스체인’(일명 석유코인)을 판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피해자 고소장이 지난해 12월 검찰에 접수된 것도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경영컨설팅 업체를 표방하는 레이징은 이철씨가 구속기간만료에 따른 보석으로 풀려난 날이었던 2016년 4월 6일 설립돼 VIK와 3개월 가량 같은 사무실을 사용했으며, VIK와 관계가 있는 회사들에 투자했다.

또한 2018년에 지분이 정리되기 전인 2017년 12월까지 레이징의 최대주주는 22.48%를 보유한 VIK였으며, 회사의 핵심 임직원중 상당수가 VIK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철씨는 2018년 레이징 주관 엔젤투자자포럼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한편 레이징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따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였던 2017년 4월 26일 ‘중소기업청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했다. 스타트업 투자 육성 업체에 다양한 혜택을 주는 액셀러레이터는 이명박정부 시기인 2012년에 시작된 사업이다.


피해자는 누구이고 진짜 친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씨와 관련해 쏟아지는 보도들 중에 문재인정부 관련 인사들을 엮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기사들의 공통적이면서 거의 유일한 근거는 VIK가 매달 본사 사무실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명사특강에 이 인사들이 강연자로 나선 적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들이 인용한 이른바 친노 친문 실세 출신 특강 강사 명단을 살펴봤다.

2012년 9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10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11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2013년 1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3월 변양균 전 참여정부 정책실장, 4월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2014년 1월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4월 양우석 감독(변호인 연출), 8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순이다.

비는 시기가 꽤 많은 것으로 봐서 명사특강의 강사들 중에 뭔가 엮을 만한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이 더 많았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위 명단의 인사 중에 김창호 전 처장은 2015년 12월 이철씨가 구속기소될 때 이씨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돼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2017년 5월 만기출소했다. 명사특강에 참여한 강사 명단에서 유일하게 기소돼 사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이다.

김 전 처장 외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인물은 두 사람이다.

우선,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재직하던 영화사 로커스와 양 감독이 일부 지분을 투자한 웹툰·영화 제작업체 헤드플레이에 VIK가 투자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양 감독은 ‘변호인’으로 2014년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과 작품상, 대종상 신인감독상과 시나리오상,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유망 감독이었고, 자신이 그린 웹툰 ‘스틸레인’을 원작으로 직접 연출까지한 영화 ‘강철비’도 준수한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언론매체들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로 소환됐다. 유 이사장은 채널A 기자가 이철씨를 협박하면서 비위첩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주인공이다.

유 이사장에 대해서는 명사특강 6개월 뒤인 2015년 1월 신라젠 기술설명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축사내용과 동일한 취지의 인터뷰 장면이 신라젠 홍보영상에 사용된 것과 그해 6월 팬클럽 시민광장이 VIK 본사 세미나실에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개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신라젠은 부산대 의료진이 만든 바이오벤처회사였고, 기술설명회는 신라젠의 연구소가 위치한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렸는데, 이 병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선고를 내린 병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를 배출한 병원이기도 하다.

언론들은 이철씨의 범죄행각이 현 정권 관련 인사들의 지원이나 비호를 입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뉘앙스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철씨와 관련한 혐의중 대법원에서 징역 12년 유죄가 확정된 부분의 범죄가 이뤄진 시기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즉 이명박 정부 후반부터 박근혜 정부 중후반 사이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씨의 정치적 성향(국민참여당을 거쳐 통합진보당 참여)과 과거 이력(노무현시민학교 1기 수료 등)을 근거로 마치 이씨의 범죄행각에 친노·친문인사들이 뭔가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식의 묻지마 의혹 보도를 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는 말이다.

특히 이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통칭 민변) 의 핵심 인사 출신이라는 점을 근거로 민변 활동을 열심히 해온 문재인 대통령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하는 매체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법무법인의 핵심 멤버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심재환 변호사 등으로, 이들은 현 정부보다는 헌법재판소에서 해산당한 통진당 쪽과 관련이 많은 인사들이다.

이철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향법 홈페이지의 소속 변호사 소개 페이지
이철씨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향법 홈페이지의 소속 변호사 소개 페이지

여담으로, 윗 챕터에서 언급된 레이징의 김아무개 대표에 대해 월간조선은 민노총 간부를 역임한 운동권 출신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시기 민노총이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레이징도 잘 나가게 될 것이라는 억지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언론들이 이철씨의 사기행각에 친노 친문 인사들을 엮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오히려 이씨의 사기행각에 따른 피해자중에 적지 않은 숫자는 현 정부 지지자들이 포함되어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으로, 차관급인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의 부인이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VIK에 투자한 9천만 원이 아직까지 물려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월간조선은 이철씨의 비서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임 아무개 씨가 문재인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서 행정요원으로 근무했던 것을 문제삼으면서 임씨와 관련해 스토킹성 보도를 게속 내보내고 있다.

월간조선은 특히 임씨가 청와대를 나오는 날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을 먹었다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제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고 하니 임씨의 배후에 어마어마한 실력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월간조선 기사
월간조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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