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당 등록 취소 가처분 각하…법원 “정당, 허가제 아닌 등록제”
미한당 등록 취소 가처분 각하…법원 “정당, 허가제 아닌 등록제”
  • 김경탁
  • 승인 2020.03.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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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제도 목적에 안맞고 선관위의 심사권한 주장 수용 불가능"
“소수정당 비례후보들의 ‘기대이익’ 구체성 없어 신청 자격도 없다"
정의당 “황교안 비례 결정과정 개입 등 선거법 위반 법적대응 계속”

미래통합당(이하 미통당)의 비례대표 추수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하 미한당)에 대해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등록 수리처분을 취소해야한다’는 소송을 내며 함께 제기한 정당등록 수용 처분 효력·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20일 각하됐다.

신청인들은 제3자이고, 소수정당 후보자로서 갖게됐던 기대이익이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신뢰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되지 않아 신청인으로서 자격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소송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의 판단이다.

정의당 측은 법원의 판단에 유감이라면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이날 가처분 각하 판단 결정 내용을 살펴보면 앞으로 진행될 본안 판결 역시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처분 신청 판단은 본안 소송 담당 재판부가 맡는다. 

이날 결정문에서 재판부는 “정당등록제도는 어떤 정치적 결사가 정당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정당에게 부여되는 법률상 권리·의무 관계도 비교적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해 정당제도의 법적 안정성과 확실성을 도모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정당등록 신청을 막아 다른 정당 소속 후보자들의 공무담임권을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규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취지도 민의가 적절히 반영된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자는 데 있다”며 “그러한 공익적 요청 외 다른 정당의 등록 수리 처분을 다툴 수 있을 정도로 특정 정당 후보자의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까지 보호하는 취지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신청인들이 유권자 지위에서 주장하는 투표권 가치의 불평등 문제 역시 그 주장 자체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에 불과해 법률상 보호하는 이익이 침해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설령 신청인 적격이 인정되더라도 우리나라가 정당 설립 허가제가 아닌 정당등록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선관위가 정당의 실체적 요건을 심사할 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한 신청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신청인이 될 수 없다는 재판부 논리대로라면 정당 등록과 관련한 사안은 어느 누구도  다툴 수 없게 된다”며 “이런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사법부가 판단을 회피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선대위 김종철 대변인은 “형식적 심사권에만 집중하여 해당 정당이 헌법 및 정당법상 정당으로서의 실체가 있는지, 그리고 헌법 질서상 허용될 수 있는 것인지 침묵한 부분에 대해서도 유감”이라며 이같이 논평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특히, 최근 며칠간 비례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은 미한당이 헌법과 정당법에 규정한 정상적 정당으로서 존립 근거가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형식적인 면에 집착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판단한 법원에 큰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한선교 미한당 대표가 황교안 미통당 대표의 특정인 공천 요구 폭로 제기와 미한당 선거인단이 황 대표의 지시를 기다렸다는 듯 비례후보 명단을 부결시킨 일, 한선교 전 대표가 사퇴하자마자 미통당에서 의원 꿔주기도 모자라 대표 꿔주기를 저지른 행위 등을 지적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정의당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미한당의 위장정당 문제에 대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황교안 대표가 비례후보 결정과정에서 ‘타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 금지' 및 ‘특정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도록 강요하는 것 금지’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법적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한 “미한당이 자신들이 애초 선출한 비례명부를 폐기하고 황교안 대표 개입한 비례명부 채택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선거법 47조 1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여 선관위가 비례후보 등록을 거부하도록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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