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경심 재판, 공소기각만이 답이다
[기자수첩] 정경심 재판, 공소기각만이 답이다
  • 조시현
  • 승인 2020.02.1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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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자백…표창장 직인 파일 출처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 컴퓨터
검찰이 얘기한 결정적인 증거는 어디에?
법을 안 지키는 검찰…헌법·형사소송법 위반?

오늘(13일)을 기점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171일째가 지나면서 재판을 통해 검찰 수사의 허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가족 관련 재판에서 ‘스모킹 건’으로 불릴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여전히 나온 것이 없고, 오히려 증인들의 진술과 검찰의 발언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이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 검찰의 자백…표창장 직인 파일 출처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 컴퓨터
지난해 8월 9일 조 전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언론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의혹들을 마구 쏟아냈다.

특히 언론이 집중적으로 공격했던 것이 바로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의 의전원 입학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같은해 8월 27일 강제수사에 착수한 후,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9월 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이 공소장에서는 정 교수가 직접 총장 직인을 날인했다고 검찰은 명시했다.

이후 압수수색 등을 통해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선 검찰은 같은해 11월 11일에 정 교수를 추가 기소하면서 표창장의 총장 직인을 스캔으로 복사해 표창장에 복사하는 방식으로 위조했다며, 1차 공소장과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공소장과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달 22일 열린 정 교수의 1차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검찰이 동양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강사 휴게실 컴퓨터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자 검찰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12일 열린 4차공판에서 검찰은 급기야 자백을 했다.

동양대에서 확보한 컴퓨터에 대해 검찰은 “처음부터 위조 파일이 있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 아니다”며 “조교가 사용하는 사무실에 쓰지 않는 컴퓨터가 있기에 정식 임의제출 절차를 밟아 포렌식을 해 보니 표창장이 나온 것”이라며 검찰 스스로 공소장에 명시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 스스로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니 이는 공소기각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 결정적인 증거는 어디에?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지금까지 총 4차례나 이어졌다. 지난해 9월 6일 첫 기소 이후 추가 기소만 3차례 이어진 것이다.

재판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만 5차례 열렸다. 심지어 5차 공판준비기일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열렸다.

검찰의 증거 제출은 계속 미뤄지기만 했고,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 입증을 자신한다는 언론 플레이만 늘어놓았다.

정 교수의 1차공판이 열리자 검찰 강제수사의 허술함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앞서 언급한대로 표창장의 총장 직인 파일은 공소장에 기재된 것과 달리 동양대 강사 휴게실의 컴퓨터에서 나온 것이 드러났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결정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한 채, ‘강남 빌딩이 꿈’이라는 정 교수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해 “이 문자가 바로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 투자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에 대해 ‘부의 축적에 집착하는 강남 여사’ 이미지를 덧씌우려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12일 4차공판에서도 정 교수의 휴대폰 문자를 공개하며 ‘부의 대물림’을 하려는 강남 부유층의 도덕적 일탈 이미지를 덧씌우려 했다.

검찰은 ‘꿈을 꿨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정 교수의 메모를 공개했다. ‘땅바닥에 떨어져서 죽은 줄 알았던 물고기 두 마리를 혹시나 싶어 어항에 넣었더니 살아서 유유히 헤엄치는 꿈. 올해 물고기가 뭘까 아들 로스쿨 나 투자?’라는 내용으로 일기 형식이었다.

문자 내용은 ‘남편이 민정수석 한 지 10개월이 넘었다. 브레이크도 없이 전력 질주해 왔다. 코링크에 투자한 지 1년이다. 1차는 회수할 것이고 2차는 두고 보겠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겠다. 아들이 로스쿨 준비를 하는데 성공했으면 좋겠다. 딸은 건강히 의사 공부를 마치면 좋겠다’는 등의 개인적 소망이 적혀있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주도적으로 펀드 투자 등을 계획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4차까지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이 내놓은 대부분의 증거는 이런 문자 메시지 뿐이다. 검찰이 자신있어해 온 ‘스모킹 건’은 언제쯤 나오는 것일까?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 법을 안 지키는 검찰…헌법·형사소송법 위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변호인 측은 줄곧 검찰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과잉금지의 원칙’이란 헌법 제37조 제2항에 기반한 원칙으로,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으며, 그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맞게 제정되려면 ①목적의 정당성 ②방법의 적절성 ③피해의 최소성 ④법익의 균형성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침해할 경우 헌법상 위헌(違憲)으로 판단할 수 있다.

목적의 정당성은 개별 법률의 입법 목적이 헌법에서 말하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에 해당해야 함을 말한다. 방법의 적절성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해야 함을 의미한다.

변호인은 검찰 측이 바로 이 원칙에 위배되는 수사를 했다고 항변했다.

또 검찰이 형사소송법 제106 3항과 4항을 위배했다고 변호인은 밝혔다.

형소법 제106조 3항은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동법 4항은 ‘법원은 제3항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정보주체에게 해당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변호인은 형소법 제106조 3항과 4항에 따라 검찰이 압수한 동양대 컴퓨터에서 포렌식으로 복원한 자료들을 정보주체인 피고인(정경심 교수)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검찰청 예규에 따르면 임의제출된 자료는 고지 의무가 없다며 반박했다.

재판부는 형소법 제106조를 준용하는 것이 맞다는 해석을 내렸다.

변호인이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조항이고 검찰의 반박 근거는 검찰청 예규이다. 법 조항 적용에 있어서 법령과 예규 중 어느 것이 우선인지는 법 공부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검찰의 궁색한 논리를 듣자니 저절로 쓴웃음만 나온다.

■ 공소기각만이 답이다
공판준비기일부터 진행이 순탄하지 않았던 정 교수의 재판은 재판이 진행될수록 검찰의 공소사실은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다.

또 정 교수 재판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조범동 씨의 재판에서는 증인들이 잇따라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하는 증언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검찰 스스로가 표창장 위조 공소사실이 거짓임을 자백까지 했다. 검찰 스스로가 재판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이 재판의 결론은 이미 나온 셈이다.

공소기각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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