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단한 호스피스병동까지 면회 제한…이게 맞나요?
‘치료’ 중단한 호스피스병동까지 면회 제한…이게 맞나요?
  • 김경탁
  • 승인 2020.01.29 1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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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위해 병문안 전면 제한
모친 임종 맞을 준비 중이던 권순욱 뉴비씨 대표가 제기한 질문…
“형식논리 때문에 현장 직원들과 가족들만 애꿎게 갈등하고 말다툼”

29일 오전 10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진환자가 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2차 감염(국외 방문 감염환자를 통한 국내 감염)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현재 전국 288개 의료기관에서 선별진료소(기존 진료장소와 동선 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들은 지난 24일부터 선제적 예방조치로 각 입원환자 1명당 등록된 보호자 1명을 제외한 방문객의 면회를 전체 구역에서 전면 금지하고 있다.

2015년에 38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메르스 사망자 발생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겨줬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186명의 감염환자중 39%에 해당하는 73명이 면회객과 환자가족, 간병인 등 ‘외부인’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거점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면회제한 조치 공지들
서울 주요 거점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면회제한 조치 공지들

그런데, 이렇게 각 병원들이 방문객 면회를 전면제한하는 대상에 더 이상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들이 있는 호스피스병동까지 일괄적으로 포함되면서 임종을 앞둔 환자 가족들의 면회도 막혀버렸다.

그리고, 권순욱 뉴비씨 대표의 가족이 그 피해 당사자가 됐다.

권순욱 대표의 어머니는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오랜 기간 암치료를 받아오다 올해 1월 초중순경 더 이상의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겨 마지막을 준비 중이었다.

권 대표가 직접 병수발을 해오다 얼마 전부터는 24시간 간병인을 쓰고 있었는데, 이번에 보호자 1인을 제외한 방문객 면회 전면제한 조치가 내려졌고, 간병인이 그 1인의 보호자로 지정되면서 어머니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권 대표에 따르면 지금 해당 병원의 호스피스병동 곳곳에서는 계속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가족은 일반병동에서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길 때 가족 여럿이 같이 왔고, 이후 계속 병실에서 부모님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병원을 나가야 했다는 것.

그 가족들이 항의했지만 환자가족을 대하는 직원들로서는 상부에서 정해진 지침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이 병원은 호스피스병동이 있는 건물이 다른 일반적인 진료시설이 있는 건물과 별개로 떨어져있어서 일괄적인 면회제한 조치는 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현재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병동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일반병동은 ‘치료’를 위한 공간이기에 주보호자 1인을 제외한 면회제한은 타당하다”며 “하지만 ‘일반병동’과 ‘호스피스병동’은 구분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호스피스병동에 계신 분들은 모두 임종을 기다리기 위해 들어오신 분들인데, 이런 경우도 규정대로 하면 한명만 임종을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혹은 병원 측의 형식논리 때문에 현장에 있는 직원들과 가족들만 애꿎게 서로 갈등하고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권 대표는 “저의 경우 간병인이 24시간 어머니를 지켜보고 있는데 그 간병인이 있다는 이유로, 임종을 기다리는 자식이 어머니도 뵙지 못한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며 “간병인을 주보호자로 간주해버리는 것은 구체성도, 설득력도, 현장성도 없는 형식논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욱 대표가 병원 측에 접수한 ‘고객의 소리’
권순욱 대표가 병원 측에 접수한 ‘고객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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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2020-01-30 10:50:03
누군가의 분별없는 처사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우실 마음에 심려가 더 깊어지실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병원측의 빠른 조치가 있기를 바랍니다.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