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돈 주고 상 받은 공직자들 누군가 보니…
세금으로 돈 주고 상 받은 공직자들 누군가 보니…
  • 김경탁
  • 승인 2019.12.1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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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세금 낭비한 전현직 지자체장·공공기관장 배임 혐의 고발
지자체장 7명 중 6명 자한당 소속…공공기관장 전원 전 정부 인사

지난 11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지난 5년간 언론기관과 민간단체에 상을 받기 위해 지출한 세금이 93억이 넘는다고 발표한 바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약칭 경실련)이 19일 이 자료를 토대로 전·현직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 총 1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개인이 상을 받으면서 돈은 지자체·공공기관의 예산을 집행한 것’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발대상은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 최형식 전남 담양군수, 이현종 강원 철원군수, 이석화 前 충남 청양군수, 박동철 前 충남 금산군수, 박노욱 前 경북 봉화군수, 한화진 前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이원복 前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 김화진 前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이사장, 서종대 前 한국감정원 원장, 유길상 前 한국고용정보원 원장 등이다.

2017년 주민소환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가 지난 11월 뇌물 혐의로 구속된 김영만 군위군수를 비롯해 백선기 칠곡군수, 이현종 철원군수, 이석화 전 청양군수, 박동철 금산군수, 박노욱 전 봉화군수는 자유한국당 소속이고, 최형식 담양군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한화진 전 소장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이원복 전 원장은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김화진 전 이사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서종대 전 원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유길상 전 원장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재임했다.

최형식 군수를 제외한 전원이 현 자한당 소속이거나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라는 말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당초 고발대상은 총 14명이었지만 고발 예정이었던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석유관리원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수상하였다’는 소명자료를 경실련 측에 보내와 추가 법률검토를 거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 김숙희 변호사(법무법인 문무), 장철원 변호사(법무법인 정상),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숙희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 개인의 치적 쌓기를 위해 기관 예산을 낭비한 것은 그 문제가 심각하며,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들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들은 작게는 495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2,200만 원까지 기관 예산을 수상을 위해 지출했다”며 “개인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며, 지자체와 공공기관 예산을 사용해 세금을 낭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위배하여 소속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의 예산을 남용함으로써, 자신이 부담하여야 하였을 비용 지급을 면하게 되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그 결과 해당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은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었고, 피해자는 국민에게 돌아갔다”며 “이는 형법 제356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만큼 엄중히 책임을 물어 다시는 개인의 치적 쌓기를 위해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실련은 11월 발표에서 지자체 243곳 중 121곳, 공공기관 306곳 중 91곳이 총 1145건 상을 받았으며, 광고비·홍보비 등의 명목으로 상을 준 해당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상을 받는 대가로 돈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지자체 49억, 공공기관 44억을 합쳐서 총 93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의 세금이 낭비됐다고 지적한 경실련은 “이들 언론사와 민간단체 모두 지자체와 공공기관 외에 기업, 협회, 병원 등 기관이나 의사, 변호사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시상식을 운영하고 있어 실제 시상식을 통해 오고 가는 돈의 규모는 훨씬 크다”고 예상했다.

경실련은 “지자체와 지자체장의 노력과 성과를 평가받고 지역을 알리기 위해 공신력 있는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상을 받을 수 있으나 이 과정에서 돈거래가 이루어지고, 국민의 혈세로 상을 사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감시해야 할 언론사가 언론의 힘 앞세워 돈벌이로 상을 남발하고,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자신의 치적을 위해 돈을 내고 상을 받는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돈 받고 상 주는 관행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 경실련은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치적을 돈 주고 상을 받았고, 언론사는 돈벌이를 위해 시상식을 남발했다”며 “비슷비슷한 명칭과 특색 없는 시상내용, 수상기관과 수상자 남발, 투명하지 못하는 심사과정, 기준과 원칙 없이 지출되는 세금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부 부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돈벌이 시상식에 들러리만 섰다”며 “제도는 부실했고 그나마 부실한 제도도 방치했다”고 비판한 경실련은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실련은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2번에 걸친 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점검 및 제도개선 요청, 정부 부처의 후원 중단 및 산하 공공기관 관리·감독 요구, 감사원 공익감사청구를 진행했다.

경실련은 “이번 계기를 통해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의 경영성과 포장을 위한 세금 낭비를 근절하고, 제도개선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운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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