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문 오지 말라는데도 왜 가는 걸까?
[기자수첩] 조문 오지 말라는데도 왜 가는 걸까?
  • 조시현
  • 승인 2019.10.30 17:4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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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정치'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세 과시하며 정치적 이익 도모하려는 소인배들 때문
유권자인 국민들이 그들을 기억해뒀다가 다음 선거에서 표로 심판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故 강한옥 여사가 전날 29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청와대는 이날 고민정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가족장으로 치를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모친의 별세에 함께 슬퍼해 준 국민들게 감사함을 전하며 “청와대·정부·정치권은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등 사회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2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빈소에 근조기를 보냈지만 이내 돌려졌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빈소를 찾았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마찬지였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만 문 대통령을 잠깐 만나고 나왔다.

30일에는 더욱 많은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오전 이른 시각부터 김부겸 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전호환 부산대·정홍섭 동명대 총장,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을 하지 못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고, 오후 늦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7대 종단 대표와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받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정치인과 사회 저명인사들의 빈소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자신의 정치적 세력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과거부터 ‘조문 정치’를 정치의 또 다른 고유 영역으로 써왔다.

‘조문 정치’를 통해 막혀 있던 응어리를 풀거나, ‘조문 정치’를 통해 정치를 재개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지난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별세 후 그의 빈소에서 상주 자리를 놓고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는 YS의 정치적 아들”을 선언하며 빈소를 지켰다. 그러나 상도동계 원로들은 ‘정치적 치매’라며 폄하했다.

또 다른 인물은 ‘조문 정치’를 통해 정계로 복귀했다. 바로 현재 바른미래당 대표를 맡고 있는 손학규 대표이다.

당시 손학규는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나 강진 토굴에 은거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둬오던 중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본인의 부인에도 야권의 차기 주자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그가 장례기간 동안 매일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정치적 인연을 되새기는 것에는 개인적인 추모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처럼 ‘조문 정치’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노리는 이들이 언제나 있어왔다.

문 대통령은 그것을 간파했을까? 단호하게 ‘정치권의 조문’을 거절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눈이 멀어 대통령의 당부는 전혀 듣지 않는 정치인들이 이번에도 나타나고 있으니, 국민들은 그 정치인들을 눈여겨 뒀다가 다음 선거에 표로 심판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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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러기 2019-10-30 22:04:31
방명록이 저승명부록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좋은 정치인인데 말이죠

후르츠 2019-10-30 18:51:03
너무 정곡을 찌르는 좋은 기사입니다!! 뉴비시 홧팅!!

문파송송탁 2019-10-30 18:27:54
진짜 좋은 기사입니다. 감사합니다

전해정 2019-10-30 18:12:08
동의합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심지영 2019-10-30 17:53:44
누군가의 죽음을 자신들 인생에 플러스로 이용하려는자들의 행태에 진정 어지러움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