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칼럼] 정경심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는 허구
[박지훈 칼럼] 정경심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는 허구
  • 박지훈
  • 승인 2019.10.28 18:14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이 녹취 발췌 ppt 발표로 주장했다는 ‘호재성 공시’는 실존하지 않는다
연매출 158억 회사의 1억5천짜리 공시…시장은 악재로 인식해 하락세 시작
동생 집 ‘현물주식’, 이익실현 전혀 안돼 소유자 누구든 ‘수익’ 자체가 없어
판사에 조잡한 수법 먹힌 건 짧은 시간 결정하는 제한을 검찰이 이용했기 때문

앞서 글에서, 검찰이 정경심 교수와 조범동의 대화를 극히 일부만 발췌한 ppt를 ‘녹취록’이라며 발표하는 수법으로 영장판사를 농락해먹은 기막힌 일을 분석해봤다.

관련기사 : [박지훈 칼럼] ‘정경심 녹취’가 영장발부 결정타였다고?

이번에는, 검찰이 그런 ppt 수법으로 주장하려 한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의 허구성에 대해 조목조목 까보려고 한다.

이전에도 두어 차례 썼었는데, 결론부터 말해 정 교수 동생의 자택에서 발견되었다는 ‘현물주식’이 누구 것이든 무관하게, ‘미공개정보’와 ‘수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미공개정보도 없고 수익도 없으니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는 완전히 어불성설이다.


검찰은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정 교수는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던 2018년 1월 2차전지 업체 WFM의 주식 12만 주를 당시 주가보다 2억4000만 원가량 낮은 가격에 다른 사람의 명의로 ‘헐값 매매’했다. WFM은 그 다음 달 호재성 공시가 예정돼 있었다]

이게 무슨 ‘호재성 공시’라는 것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는 동일한 동아일보, 동일한 황성호 기자의 며칠 전 기사에서 언급되어 있다.

[WFM은 이후 배터리 관련 해외 업체와의 공급 계약, 대규모 시설 투자 등 호재성 공시를 통해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

WFM은 코스닥 상장업체이므로 당장 누구든 주식정보 사이트라면 어떤 곳에서든 WFM의 지난 공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검찰 주장에 정 교수가 WFM 주식을 차명으로 샀다는 2018년 1월의 다음달, 2월에 나온 WFM 공시를 확인해보면, ‘시설투자’ 공시는 전혀 없고, 다만 ‘공급계약’ 공시가 단 1건 있다.

그런데 그 공시의 내용을 볼작시면, 공급액이 딸랑 1억5천만원이다. WFM의 직전연도 매출액은 158억이었다. 1%도 안된다.

더욱이, 2018년 한해를 통틀어 공급계약은 딱 두건으로, 다른 한 건은 11월의 10억7천만원짜리 계약이다. 당장 158억짜리 회사에 1억5천, 10억짜리 공급계약이 호재일 수도 없고, 1억5천이면 나 같은 개인회사에나 호재지, 상장기업에는 주요인력 1명의 1년 연봉밖에 안되는, 그냥 껌 값이다. 이걸 공시한 자체가 더 웃긴다.

‘대규모 시설투자’ 계약? 대규모든 소규모든 신규 시설투자계약은 2018년을 통틀어 단 한 건도 없다. 공시 리스트에서 보이는 ‘시설투자’ 공시들은 2018년에 새로 발표한 공시가 아니라 2017년 12월에 했던 시설투자계약 1건에 대한 내용을 수정하는 정정공시들 3건이다.

그나마도, 계약금 지급 일시를 미루거나, 계약상대방을 바꾸거나, 중도금 지급 일시도 미루는 등, 누가 봐도 뭔가 제대로 안돌아가고 있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그럼 혹시 ‘공급계약’과 ‘시설투자’를 제외한 다른 ‘호재성 공시’가 또 있는 건 아닐까?

검찰이 2018년 2월을 특정했으니 그 시기부터 집중해서 보면, 2월14일에는 손익구조변동 공시가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직전연도에 비해 당해연도에 매출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이 폭락해 마이너스 역전된 공시다. 다시 돌아볼 필요도 없는 악재 공시다.

다음 공시는 2월 23일의 정정공시인데 이전에 했던 전환사채 발행공시를 정정한 것인데 기본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은 기존 주주에겐 악재다. 그 다음으로 앞서 언급한 2월 26일의 1억5천짜리 공급계약 공시이고, 그 다음 두건도 딱히 호재가 아닌 공시다.

전체적으로, 2018년 내내 신규 공시로서 호재랄 수 있는 공시는 2월 26일의 1억5천짜리, 그리고 11월의 10억짜리 공급계약 두 건 뿐이다. 그런데 아무리 억지를 쓰려 해도, 158억짜리 회사에서 1억5천짜리 공시를 호재라고 볼 수는 없지 않나.

wfm의 2018년 1월 하순부터 2월 초까지 주가 추이
wfm의 2018년 1월 하순부터 2월 초까지 주가 추이

그런데 2018년 1월말~2월초 사이 WFM의 주가가 급등해서 7300~7200원까지 이르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1, 2월 사이에 나온 호재성 공시 때문이 아니다.

당시 주가 급등에 대한 매경의 기사를 보면, 그 이유를 공통적으로 “2차 전지 음극재 사업 추진중”, “2017-12-26 18.50억원 규모 토지 및 건물 취득 결정에 상승”으로 소개했다.

더블유에프엠(035290) 소폭 상승세 +5.02% (2018.02.08)
더블유에프엠(035290) 소폭 상승세 +3.08% (2018.02.06)

도리어 검찰이 주장하는 “호재성 공시” 제품공급계약이 있었던 2월 26일 즈음부터는 본격적으로 하락세가 시작되어, 2월 23일 7090원이던 주가가 3월 2일 6450원으로 급락하고, 4월 들어서부터는 원래대로 5000원 근처를 오르내린다. 이게 끝도 아니고, 2018년 5월 이후로는 단 한번도 5원대 근처도 가보지 못하고 하반기에는 3천원대까지 추락한다.

즉 검찰은 그 공급계약을 호재라고 우기지만, 실제 시장은 고작 1억5천 계약액을 도리어 악재로 받아들인 셈이다. 신소재 사업으로 인한 주가 랠리의 장밋빛 꿈이, 푼돈 계약으로 인해 깨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호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검찰이 말하는 1억5천 공급계약을 호재라고 주장하는 건 정말 너무하지 않은가.

WFM 주가를 실제로 부양했던 호재는 2017년말 공시였고, 검찰 주장의 2018년 매입물량은 그 이후에 거래된 것이므로 실질적인 호재와는 아무 관련성도 없다. 따라서, 호재라는 '미공개정보'가 없었으므로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는 얼토당토 않은 것이다.


다시 이번 동아일보에서 주장하는 주식 취득 경위 언급으로 돌아가보자.

[2018년 1월 WFM의 주식 12만 주를 당시 주가보다 2억4000만 원가량 낮은 가격에 다른 사람의 명의로 ‘헐값 매매’했다]

이와 거의 같은 내용이, 지난 9월 20일 조선일보 등의 기사에서 나타난 검찰 언플 내용에 있다.

[5촌 조카 조범동(36)씨의 아내 이모(35)씨는 작년 1월 더블유에프엠(WFM) 전 대표 우국환(60)씨로부터 이 회사 주식 10만주를 주당 5000원씩 총 5억원을 주고 장외(場外) 매수했다. 당시 거래일 종가인 7250원보다 30% 이상 싼 값에 주식을 산 것이다.]

2018년 1월이라는 시기와 여러 정황에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시 주장했던 12만주는 이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아내인 이모씨 명의로 조범동이 샀다는 것인데 검찰은 이게 실제로는 정 교수가 차명으로 구입한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잘 보면, 주식의 숫자가 다르다.

이번 동아일보 기사에서 등장하는 구속영장 청구시 주장한 주식수는 12만주, 9월 20일 조선일보 보도에서는 10만주다. 조선일보의 오타도 아닌 것이, 검찰 주장을 받아쓴 여러 언론 보도에서 이 부분은 거의 동일하고, ‘10만주’라는 숫자도 동일하다.

계산을 해보면, 1주당 5000원으로 보고 7250원과의 차이 2250원을 10만주에 곱해보면 2억2500만원이다. 12만주로 보면 2억7천만원이다.

음? 이번 보도에서 검찰이 주장한 차액은 2억4천만원이다. 숫자가 안맞다. 그래서 반대로 역산해서 2억4천을 주당 2250원 싸게 구입한 것으로 계산해보면, 10만6666주다. 역시 뭔가 숫자가 딱 안 떨어진다.

그런데 12만주에 2억4천만원 차액을 계산해보면, 주당 2천원 차이가 난다. 아하, 여기 답이 나오네. 검찰이 ‘당시 거래일 종가’를 7250원에서 7000원으로 수정한 것이다.

그런데 7250원이든 7000원이든 검찰이 주장하는 ‘당시 거래일 종가’가 아니다.

2018년 1월 WFM 주가는 1월 2일 4,500원에서 시작해서 1월 19일에 5000원을 돌파, 1월 29일에 6990, 1월 30일에 7270원, 1월 31일에 7250원이었다. 그러니까 검찰이 지난 9월 20일에 주장했던 “7250원”의 근거가 여기서 나온다. 1월 31일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다.

그럼 그때는 1월 31일을 잡아놓고 왜 갑자기 7000원으로 주장을 수정했을까?

지들이 봐도 1월중 최고가 이틀 중 하나인데 억지를 부려도 해도해도 너무했다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7250원이랬다가 임의로 7000원으로 수정한 것을 보면, 조범동 처가 10만주를 매입한 날짜가 그 즈음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주식은 원래의 WFM 사주 우국환이 판 것이다. 물론 우국환은 다시 배터리펀드에 투자를 하면서 우회적으로 WFM에 대한 지배권을 공유하게 되지만, 어쨌든 당초 사주였던 우국환이 미쳤다고 현 시세보다 싸게 팔겠는가. 비상장 주식도 아니고 멀쩡한 상장주식을, 그것도 당시만 해도 지속적으로 상승세인 마당에.

그러니까 검찰이 멋대로 7250원 혹은 7000원을 ‘당시 종가’라고 잡은 것은 완전히 어거지이고, 우국환이 조범동(의 처)에게 ‘헐값’ 매매했다는 것도 완전한 3류 소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빼먹고 넘어온 것이 있다. 최근 영장청구시 주장에서 검찰은 2018년 조범동 처가 매입한 주식 수가 12만주라고 주장하는데, 9월 20일 검찰 주장은 10만주였다.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그런데 앞서 9월 20일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조범동 처는 2018년 1월에 매입한 10만주 외에 4월에 다시 “6억원어치”를 더 사들였다고 되어 있다. 당시 주가 시세가 5천원 초반이었으므로 5천원에 매입했다고 보면, 딱 12만주다.

즉 정 교수 동생 집에서 발견된 ‘현물주권’은 바로 이 조범동 4월 매입분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더블류에프엠의 2018년 4월 30일 종가는 4665원이었다.
더블류에프엠의 2018년 4월 30일 종가는 4665원이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검찰은 4월, 주가가 다 떨어져 원래대로 돌아온 후에 매입한 물량을 상승 중이던 1월 매입분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왜? 그래야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를 뒤집어씌울 가능성이라도 생기니까.

그런데 정교수나 정교수 동생이, 2018년 4월이라도 WFM 주식을 사들였을까? 조범동 처의 차명으로? 그렇게 보는 근거는 단 하나, 정교수 동생 집에서 현물주식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옆집에서 뭔가를 빌려다 집에 갖다놓으면 그게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정 교수 동생 집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정 교수나 정 교수 동생 것이라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크다. 현물이기 때문에 추적도 어렵고, 검찰도 이에 대한 근거는 매우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범동이(명의상으로는 그의 처가) 4월에 우국환으로부터 매입한 12만주가 어떤 경로로 정 교수 동생의 집에서 현물로 발견되었는가에 대한 추정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이미 코링크에 대한 자금 대여로 조범동과 연을 맺었던 정 교수 동생이 실제로 WFM 지분을 사서 들어갔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코링크에 대여했던 자금을 조범동이 돌려주지 않자 담보삼아 요구해서 보유했을 수도 있다.

정 교수 동생의 대여금은 지난해 가을에 회수했지만, 어떤 이유로 현물주식이 돌아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주식이 현물인 이유는, 애초 WFM의 최대주주였던 우국환이 조범동에게 판 물량이어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미공개정보이용은 또 한 가지 측면에서 성립이 안 된다. 정 교수나 그 동생의 소유라는 주장이 통한다고 해도, 집에서 현물주권이 그대로 발견됐다는 것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차익을 실현하지도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싸게 팔 수 있었는데 안팔고 보유했다고 봐서 ‘미실현이익’으로 주장, 여전히 미공개정보이용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할 수 있다.

그런데 실현이익이 1%도 없고 매입액 전액이 미실현이익이기 때문에, 이게 부당이익에서의 미실현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데에 개연성이 크게 떨어진다.

즉 다른 증거로 범죄를 완벽하게 증명한다면야 가능할 수 있겠지만, 범죄의 증명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물량 전체를 미실현이익이라고 주장하는 현재의 검찰 주장은 범죄 성립의 증명에 큰 허점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일부라도 매도해서 이익을 실현했다면 그 자체가 범죄의 존재 사실을 보충해주는 근거가 되지만, 전액 미실현이익이라면 범죄의 의도 자체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검찰의 주장이 불과 한 달 사이 고무줄처럼 7250원과 7000원으로 오가며 WFM 주식의 기준 가격을 멋대로 고쳐대고 있는데, 현재 가격은 1100원대로 1/7 수준이다.

수익을 위해 미공개정보 이용이라는 범죄까지 저질렀는데 1/7까지 떨어질 때까지 집에 그냥 모셔 놨다? 이걸 갖고 미공개정보 이용 범죄가 성립한다고 본다면 판사의 지능이 심각하게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wfm 주가 차트를 주단위로 본 그래프. 최근 2년 사이 최대값이 7500원이고, 최소갑이 993원이었던 이 주식은 지난 9월 24일 이후 거래중지 상태이다.
wfm 주가 차트를 주단위로 본 그래프. 최근 2년 사이 최대값이 7500원이고, 최소갑이 993원이었던 이 주식은 지난 9월 24일 이후 거래중지 상태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길어졌는데, 검찰의 ‘미공개정보이용’ 혐의 주장이 너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조목조목 다 엉터리라 하나씩 풀어보다 보니 많이 길어졌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정 교수 동생 집에서 발견된 WFM 주식에 대한 검찰의 주장은 기가 막힐 정도로 허점투성이다. 허점이 없는 구석이 없을 정도다. 무슨 수를 써서든 부득부득 자본시장법을 끼워 넣으려 안간힘을 다했다는 것이 뻔하게 보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주장이 영장판사에게 먹혀든 것은, 앞서 썼다시피 정교수의 통화녹음을 극히 일부만 발췌해서 ppt로 만들어 발표한 검찰의 꼼수 때문이라고 보인다.

전반적으로, 검찰의 논리와 근거들은 이번 ppt 수법처럼, 딱 한 꺼풀만 들쳐보면 모조리 엉터리 투성이다. 그걸 숨기겠다고 딱 한 겹의 포장만 한 것인데,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실제 공판에 들어가면 시시각각 무너질 논리들이라고 확신한다.

그럼에도 이런 조잡하기 짝이 없는 수법들이 영장판사에게 먹힌 것은, 단지 몇 시간 동안의 심문과 밤 사이에 영장 발부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영장판사의 현실적인 제한을 검찰이 잘 이용해먹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미현 2019-10-29 08:38:55
감사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윤재하 2019-10-29 07:58:12
기사 좋네요

Leesang 2019-10-28 21:06:22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