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정병욱 칼럼] 나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 없다
[정병욱 칼럼] 나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 없다
  • 정병욱
  • 승인 2019.10.25 11: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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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차례 압수수색에도 ‘인멸할 증거’가 남았다면 검찰 무능 탓
1급 마약 대량 밀반입 현행범도 사법농단 핵심 피의자도 ‘불구속’
민주·정의당의 ‘정경심 구속영장 발부 판단 존중’ 논평 당혹스러워
대법원 정문에 새겨진 자유 평등 정의
대법원 정문에 새겨진 자유 평등 정의

24일 새벽 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국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지도 1주일을 넘겼지만, 검찰은 여전히 조국 장관과 그 가족들에 대한 표적수사를 중단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 장관의 직계가족인 배우자에게 전격적으로 발부된 유감스러운 구속영장이다.

각 정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논평을 내었다.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은 환영했다.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사람이 제대로 된 방어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논란이 많은 판단에 의해 구속되었는데 환영한다니. 아무리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가 밉다고 해도 금도는 지켜야 할지 언대, 최소한의 인간적인 금도조차도 지키지 않은 자칭 보수정당들의 논평에 대해서는 논해봐야 입이 아플 것 같다.

당혹스러운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여당에 그나마 우호적이라고 판단되는 정의당조차도 정경심 교수의 구속에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논평을 남겼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사법부와 척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의례적인 수사를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 없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8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6시간의 자택압수수색을 포함해 100여 차례나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 그리고 그 주변을 철저하게 뒤졌다.

이미 증거로 될 만한 것들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의 손에 다 들어갔다. 만약 100여차례의 압수수색에도 피의자에게 인멸할 증거가 남아있다면, 그것은 검찰이 무능한 탓이지 피의자 탓이 아니다. 고로 피의자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게다가 정경심 교수는 압수수색을 앞두고 컴퓨터와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임의제출 하는 등 성실하게 수사에 임해왔다. 하드디스크를 스스로 제출하고 충실히 검찰 조사에 임한 사람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증거인멸의 결정적인 사유로 판사가 꼽은 노트북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노트북이 없다는 이유로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했다고 말하는 논리는 대체 무슨 궤변인가.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살인범이라고 몰아세운 다음에, 그 사람에게 칼이 없으면 칼이 없으니 그 사람을 살인범으로 몰아도 된다는 말인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다. 

둘째, 혐의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도 의아스럽다.

이미 기소된 표창장 위조사건의 공소장은 달랑 12줄이 전부였다고 한다. 증거는 신뢰성이 극히 떨어지는 학력위조범인 동양대 총장 최성해의 진술이 전부다. 횡령이나 자본시장법 위반 등 다른 혐의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경심 교수는 일관성 있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모펀드에 투자를 했을 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본인 돈인데 횡령 혐의도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의 변호인들 또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반대로 이것을 반박하는 검찰의 논거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기껏해야 익명의 제보자발 소스로 정 교수가 수익률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봤다든가 하는 조악한 ‘카더라’가 전부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 투자자로서도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렇다면 법정에서 혐의를 다퉈볼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영장전담판사가 몇 시간의 피의자심문과 기록검토만을 가지고 자의적으로 혐의가 소명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월권이다.

마지막으로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최근의 다른 사례들과 비추어봤을 때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의 딸 지승 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대마와 1급 마약인 LSD를 대량으로 밀반입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혐의가 중대하고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음에도, 도망할 염려가 없고 주거가 일정하기에 나중에 법정구속을 시키더라도 당장 피의자 신분에서는 신체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사법농단 혐의를 받은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경우도 비슷했다. 지난 12월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미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거쳤기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경심 교수는 주거와 직업도 일정하고, 고영한 전 대법관과 박병대 전 대법관이 당한 압수수색량의 10배가 넘는 압수수색을 당했다.

전직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에 항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상 도망할 염려도 없다. 본인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무죄를 받아낼 자신도 있어 재판에도 성실히 임할 자세다. 게다가 최근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으로 건강마저 좋지 못하다.

이런 처지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홍지승, 박병대, 고영한에게도 방어권을 명목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 정경심 교수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심히 부당한 일이다.

이상의 이유로 나는 정경심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을 존중할 수 없다. 또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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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성우 2019-10-25 17:07:44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이 말은 모든 공공기관및 권력기관에서 나오는 결과가 평등.공정.정의라는 기본 가치에 맞게 될 것이라는 말씀 적폐청산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대통령님의 말씀이 이뤄질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박미희 2019-10-25 16:10:25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