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칼럼] 윤석열 머릿속은 ‘천상천하 검찰독존’
[박지훈 칼럼] 윤석열 머릿속은 ‘천상천하 검찰독존’
  • 박지훈
  • 승인 2019.10.22 18:3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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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쿨’ 발언, 자신이 승승장구했던 MB시절 추억 튀어나온 것
사석에나 숨어서 할 소리…국정감사라는 자리가 우스웠다는 말
뒤늦은 해명조차 대검 대리해명, 비인간적·악마적·기계적 뻔뻔함

지난 주말 사이 너무 정신이 없어 글로 쓰려다가 시기를 좀 놓친 면이 있는데, 윤석열이 지난 17일에 발언한 ‘MB때 쿨했다’ 발언에 대해 몇자 써보고자 한다.

국정감사 와중에 튀어나온 윤석열의 '쿨' 발언은 두말할 나위 없이 매우, 이루 표현이 다 어려울 정도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단순히 부적절한 정도가 아니라 도발적인 발언이었다. 자신이 가진 왜곡된 검사론이 조금의 자제도 없이 멋대로 튀어나온 것이다.

윤석열의 답변 = “제 경험으로만 하면,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으로 특수부장으로 한 3년간 특별 수사를 했는데, 대통령의 측근과 뭐, 형 뭐, 이런 분들을 구속을 할 때 뭐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나고요. 박근혜 정부 때는 다 아시는 거고. 그렇습니다. 네.”

이명박정권 당시 윤석열은 논산지청장, 대구지검 특수부 부장,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대검 중수2과장, 대검 중수1과장, 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을 거쳤다. 보다시피 5년간의 MB 정권 동안, 초반 1년 반 정도만 제외하면 내내 대검과 중앙지검에서 지냈다. 한마디로 승승장구 했다.

물론 박근혜 정권 동안 윤석열이 상대적으로 천대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 세월호 참사 수사 이전이던 박근혜 취임 직후 인사에서도 바로 여주지청장으로 내려갔는데, 그는 이미 5년 전에 논산지청에서 지청장을 지냈다. 그 자체가 좌천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윤석열의 입에서 MB시절에 대한 추억이 튀어나오는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현 정부 이전까지 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줬던 정권이니까.

그런데 그것도 사석에서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게다가 질문의 취지도 그것도 아니었다. 당시 이철희의 질문은 이랬다.

“(자유당에서)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얘기하는데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면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입니까,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 때를 비교해보라는 질문이 아니다. 문재인정부와 비교하면 어떠냐는 거다. 그런데 윤석열은 여기서 즉각적으로 바로 이명박으로 답변을 했다. 질문보다도 훨씬 이상 길었던 것만 봐도, 윤석열의 이명박에 대한 ‘향수’는 각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게 논란이 되자 다음날 대검이 대리 해명에 나섰다. 현 정부까지 순차적으로 답변하려고 했지만 말이 끊어졌다면서.

그런데 발언 자체를 보라. 윤 청장의 답변은, “그렇습니다. 네.”까지 붙어 분명 말의 맥락상 마무리가 되었다. 물론, 긴 말을 하려는 와중에 중간 마무리일 수도 있었겠지? 그걸 이철희가 끊었다는 주장인데.

그런데 돌아보라. 이번 국감에서 윤 청장의 발언은 내내 거침이 없었고, 자신을 감사하는 의원들과 설전을 전혀 마다하지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같은 날과 전날, 박지원에게는 정 교수 수사 건과 한겨레 고소 건으로 공격적으로 언성을 높이고 성질난다는 태도를 보였다. 말까지 끊으면서 대대적으로 설전을 벌였지 않은가.

그런데 이철희가 말을 끊어서 더 하지 못했다? 거기서 말을 ‘중단’하면 당연하게도 문재인정부에 대한 호감을 유도한 질문에 엉뚱하게도 이명박을 찬양해버린 결과가 되는데도?

그러니까 윤석열에게는 자신이 감사를 받는 국정감사라는 자리가 우스웠던 거다. 사석에나 숨어서 할 수 있는 전 정권 찬양을 늘어놓고는, 뒤늦은 해명조차도 대검에 대리해명을 시켰다.

더욱이, 윤석열의 ‘MB 쿨’ 발언은 노무현대통령 수사와 뗄래야 뗄 수가 없다. 노무현을 사지로 몰아넣은 일가 수사가 바로 검찰의 수사와 언론들의 여론몰이 때문 아니었던가.

그러니까 윤석열은 국민들이 노무현에게 가진 마음의 빚이 우스웠던 거다. 그걸 한 번도 진지하게 검찰의 책임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국정감사라는 무거운 자리에서조차 MB정권이 검찰에 가장 쿨했다는 말이 서슴없이 튀어나온 것이다.

더욱이, 그 정점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절친인 노무현대통령을 그렇게 보내고, 장례식에서 묵묵히 이명박을 받아낸 문재인 대통령이다. 청와대에서 노무현과 함께할 때에도 검찰 개혁을 희망했던 그였지만, 바로 그 검찰의 역습으로 노무현을 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인사권자이자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해서조차 초금의 예의도 없는 야차 같은 인간이 바로 윤석열이다. 그런 예의가 눈꼽 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아니 예의 따위는 없어도 그 문제에 대해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상식만이라도 있었다면, 뒤늦은 해명에서라도 자신의 발언을 부인 수준으로 정정했어야 했다.

하지만 대검의 대리 해명에서조차 문맥과는 영 딴 소리를 한 데 대해서만 해명을 뿐, 문재인대통령이 느꼈을 치욕감에 대해서는 조금의 미안함도 배려심도 유감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도 비인간적인, 악마적이고 기계적인 뻔뻔함 아닌가.

‘천상천하 검찰독존’.

지금 윤석열의 머릿속 검찰의 위상은 딱 이런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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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vmax 2019-10-23 22:54:56
얼마전 봤던 윤춘장 사주팔자
오만불손함이 하늘을 찌르고 거만방자함이 사해를 덮는데
독선과 아집이 제몸 망치는줄 모르고 끝내는 파멸의
구렁텅이로 떨어진다고 나와있더군요.
민심은 천심이라 했거늘 하늘을 거스르고 패망하지 않은자
인류역사이래 아무도 없었지요.

어우러기 2019-10-22 20:30:54
검찰천하를 사랑하는 검찰성애자이자 비민주검찰을 지향하는 검찰독존

쿨성우 2019-10-22 20:22:06
고개 까딱까딱....자네 낙지 좋아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