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칼럼] KBS의 김경록씨 인터뷰 녹취록 해부
[박지훈 칼럼] KBS의 김경록씨 인터뷰 녹취록 해부
  • 박지훈
  • 승인 2019.10.11 12:0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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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골을 넣고도 자기 골대에 골을 넣은지를 모르는 KBS

KBS가 공개한 김경록 차장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읽은 느낌은 '어쩌면 이렇게 확신에 차서 자살골을 넣고, 넣고도 그게 자기측 골대인 줄도 모르는가' 하는 거였다.

앞서 쓴 글에서 말했듯이([박지훈 칼럼] KBS 사회부장의 사내게시글, 확증편향의 전형), KBS 성재호 사회부장은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가 불법행위를 한 파렴치한이라는 지독한 확증편향에 빠져 그런 '확증편향'에 맞지 않는 사실은 관심이 없었거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KBS 보도국 전반의 인식조차 비슷했나보다. 이 녹취록을 스스로 까다니 말이다.

이 녹취록을 보면 기가 막히다 못해 껄껄껄 웃게 될 정도다. 김경록 차장의 발언은, 의도적이었던 것은 확실히 아닌 걸로 보이는데, 발언에 일정한 맥락이 있었다. 정 교수는 범죄적 의도가 확실히 없었고, 기존에 언론들이 마구잡이식으로 보도했던 내용들 대다수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걸 알 수 있다.

(김 차장의 발언이 어떤 의도가 없다고 보이는 이유는, 간단히 툭툭 던지는 질문에도 곧이곧대로, 기자가 원하는대로 다 상세히 답변했다는 것과, 그의 발언들이 미리 준비되었다고 보기 힘들게 좀 '어버버'한 발언들도 많았다.)

따라서 사전에 특별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이 녹취록을 본다면, 확신하건대 정 교수의 행동들에 대한 묘사에서 정 교수에 대한 어떤 의심도 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그냥 다 이해가 되어버리는 내용들이다. 김 차장이 정 교수의 사람됨이나 스타일 등에 대해서 너무나 디테일하게 잘 알고 있어서, KBS 법조팀 기자들에게 정 교수라는 사람에 대해 마치 눈앞에 그림을 그리듯이 잘 설명을 해줬다.

또 질문받은 개별 '사건'들에 대해서도, 김 차장은 자신이 명확히 알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미루어 짐작하는 것, 어떤 느낌을 받았던 것까지 다 설명했다. 정말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한 것이다.

그런데 KBS 법조팀은 이런 인터뷰 내용을 듣고도, 오직 정 교수와 조 장관의 혐의를 입증할 꺼리만 찾았다. 그런 의도는 질문의 내용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면, 첫 질문이 '정 교수가 코링크를 얘기한 게 언제냐'였고, 다음 질문은 '코링크는 김 차장이 소개했나 아니면 다른 경로냐'였다. 또 질문 자체에 함정을 파고 특정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들도 여럿 있다.

그래서 정 교수의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이는 수많은 정황들이 우수수 쏟아졌음에도, KBS 법조팀은 그게 하나도 안보였던 거다. 그들의 눈에는 오직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할 꺼리만 취재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 녹취록의 내용을 하나하나 까보자.

김차장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퍼졌던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깨기 위해, 사모펀드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니라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상당한 성의를 들여 소개했고, 또 여러 투자방식 중 사모펀드를 추천한 것이 바로 자신(한투증권)라는 것을 명백하게 말했다.

"그러면 저희가 왜 사모펀드를 추천을 했냐."

보시라. 2017년 5월 조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시기에, 다른 투자방식보다 우선해서 사모펀드를 권했던 것은 김차장이었다. 그리고 사모펀드를 권한 이유에 대해서도 길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민정수석이라는 공직자의 신분에 가장 적당한 것이 사모펀드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권했단다. 그 설명 이후에 이런 발언이 나온다.

"그래서 그 중에서 제가 여러 가지 사모펀드들을 제안을 드렸고. 또 교수님도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들으셨겠죠? 그런 과정에서 아마 코링크를 듣고 오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KBS 기자의 입에서 나온 질문이 이거였다.

"음, 그러니까 코링크는 어쨌든 정 교수님이 먼저 듣고 오셨던 투자처였구요."

이 기자들에겐 '사모펀드'를 권한 것이 김 차장(혹은 한투)이었다는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이 전체 사태의 규명에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다. 검찰이 지금 몰아가던 방향은, 정 교수가 코링크 설립 당시부터 소유주 혹은 지배관계여서, 조범동에게 빌려준 5억이 사실은 빌려준 게 아니라 설립자금으로 투자를 한 거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차장이 사모펀드를 자기가 권한 것이고 그게 2017년 민정수석 임명 당시라고 발언한 이상, 검찰의 '정 교수 코링크 소유설'은 와장창 무너져 버린다.

그 바로 다음 질문과 이어진 질문도 마찬가지다. 기자는 이런 답변이 매우 실망스러웠는지, '그게 민정수석 되고 나서냐'고 다시 확인 질문을 한다. 김 차장은 바로 '그쵸' 하고 단정적으로 대답했다.

그 다음 질문 역시, '2015년까지는 코링크나 사모펀드에 관심이 없었던 거냐' 하는 재확인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김 차장의 답변은 한발 더 나간다. 정 교수는 공격적 투자 성향이었기 때문에, 공격적 성향에 맞는 (코링크 아닌) 다른 운영사에서 운영하고 있었다고 한다. 즉 공격적으로 투자중이었던 자금이 다른 운영사에 이미 들어가있었다. 설사 코링크를 알았다 해도 거기에 돈을 넣을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간단히 나온다.

이게 녹취록 시작부터 2페이지까지다. 녹취록에 담긴 김 차장의 발언을 정상적인 상식으로 읽어보는 사람이면 절대로 모를 수가 없는 친절한 설명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실이, 아무리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줘도 KBS 기자들의 머리엔 안들어갔고 무시된 것이다. 바로 여기서 김 차장이 왜 KBS에 대해 분노했는지 바로 이해되지 않는가?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도 비슷하다. 정 교수가 코링크 제안서를 들고 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때 정 교수의 발언이 또 중요하다.

"거기서 나한테 이렇게 제안을 하는데 내가 너하고 지금 오랜 기간 투자를 해왔는데 그 잘 모르는 친척하고 뭔가를 결정할 수는 없고"

김 차장에게 코링크에 대해 검토를 부탁한 이유가 기막히다. 이걸 김 차장 본인은 그 당시에도 지금도 눈치를 못챈 것 같은데. 이 말은 사실, '니가 이 코링크를 안좋게 비판하면 안하겠다, 즉 너네 회사에 넣겠다'라는 의미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왜 '김 차장과의 오랜 인연'을 굳이 언급하겠는가. 마음속에 이미 코링크로 결심을 했다면, 굳이 오랜 인연을 들먹이며 스스로 미안한 마음을 더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너무도 성실하기만 했던 김 차장은 정 교수의 그런 의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코링크가 좀 불안했음에도 말리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한다.

"근데 이게 친척이라고 그래 버리면 제가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어요. 그건 제가 지켜야 되는 예의니까."

우와, 이 두 사람 정말 의리 넘치지 않는가. 정 교수는 김 차장과의 오랜 인연 때문에 그가 까면 안할 생각으로 의견을 물었고, 반면 김 차장은 정 교수에 대한 예의 때문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음에도 친척을 까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경험, 난 살면서 두어 번 있었다. 진실한 사람들 사이의 오랜 관계에서 드물게 생기는 일이다.)

'감동은 집어치우고' 다시 원래 논의로 돌아가서.

정 교수는 코링크에 투자할 결심을 하고 김 차장에게 의견을 물어본 게 아니었고, 또 김 차장은 말릴 만한 동기가 있었음에도 말리지 않았다. 이 둘 다 검찰과 KBS의 확증편향에 정면으로 반한다. 그래서 KBS 기자들에게는 이 발언들의 중요성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또, 그 다음은 바로 정 교수가 조 장관이 민정수석 임명되기 전에는 사모펀드에 관심이 없었다는 증언이다.

"정 교수님이 코링크 이전에도 나 이런 사모펀드 해보고 싶어 나도 이런 투자처에 해보고 싶어 이런 직접 가져오시는 경우가 많았었나요?"

"아니요. 이게 민정수석 되시고 나서 그렇게 됐지 그 전에는 거의 저희들이 제안을 하고"

보라, 또한번 검찰의 '코링크 정교수 설립설'이 와장창 깨져버리는 장면을.

김경록 차장의 답변은 어느 하나도 무의미한 부분이 없다. 답변 내용 대부분이 정 교수의 무혐의 정황증거다. 어떻게 지천으로 깔린 무혐의 정황들이 하나도 귀에 안들어오고, 엉뚱한 WFM 갖고 소설을 썼단 말인가. 아무리 확증편향에 깊이 빠졌더라도, 어떻게 이 지경일 수가 있나.

여기서부터가 바로 문제의 그 부분, WFM 언급 부분이다.

이 WFM 언급은, 처음엔 '정 교수가 투자한 블루펀드의 투자처 웰스씨앤티의 이름을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김 차장의 대답은 '웰스씨앤티라는 이름은 이번에(검찰 수사가 터지고 나서) 알게 됐다'는 거였다.

그러자 기자는 다음으로 WFM을 던진다. 여기서는, 기자의 질문도 중요하다.

"그러면 지금 지금 웰스씨앤티 말고 또 다른 투자회사인 WFM에도 코링크 투자를 했는데. 물론 그 가족 펀드와는 관련 없지만. 이 WFM에 대해서 정경심 교수님께서 먼저 물어보신 적 있으세요? "

"WFM에 대해서는 물어보신 적이 있으시고요."

기자가 바로 이 대목에서 느꼈을 전율이 나한테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마침내 장시간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들어준 보람이 생긴 것이다. 드디어 하나 건졌다!

이 희열이 너무나 커서, KBS 법조팀은 여기다 왜곡 조작질을 덧붙였다. 잠시 이 부분을 보도했던 기사를 돌아보자.

http://mn.kbs.co.kr/news/view.do?ncd=4281651

- 민정수석의 배우자여서 개별 주식엔 투자를 할 수 없는데도, 특정 업체의 투자 가치를 물어 의아했다는 것.
- [김○○/조국 장관 가족 자산관리인/음성변조 : "그쪽 회사(코링크PE)에서 교수님한테 뭐에 투자했다 뭐에 투자했다 말씀을 드렸던 것 같고, ...

녹취록 전문을 보면, 이 발언 전후로 김차장이 '의아해했다'는 표현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즉, 기자가 마치 김차장의 발언인 양 갖다붙인 '의아함'은 KBS 법조팀의 완전한 '창작'인 것이다. 이것이 왜곡, 날조가 아니면 도대체 뭐란 말이냐?

이어지는 다음 발언도 마찬가지다.

- 그런데 김 씨가 알아보니 부실한 업체여서, 정 교수에게 상세히 전했다고 합니다.
- [김○○/조국 장관 가족 자산관리인/음성변조 : "사업자체가 그렇게 튼실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게 튼실하지가 않다'를 '부실하다'로 왜곡한 것이다. 비유하자면, 전자의 표현의 느낌은 10점 만점에 5, 6점의 느낌이라면, 후자의 '부실하다'는 3점 미만의 느낌이랄까.

더욱이, 이 두 문장만 쏙 빼다가 인용하며 공격한 논리도 완전한 거짓이다. WFM은 정교수가 투자한 '블루펀드'에 속한 기업이 아닌, 별개의 '배터리펀드'에 속한 기업이다. 전혀 상관이 없다.

게다가 이것을 KBS는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전체적인 운용 상황을 알았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라고까지 과감하게 확대해석을 해버린다. 하지만 사실은, 이 시기가 김 차장이 '2017년 후반 혹은 2018년 초반'이라고 했듯이, 정 교수가 WFM에 지분투자를 하려다 취소한 시점이다. 즉, 펀드 투자가 아닌 펀드 운용사에 지분투자를 하려던 시점에 물어본 것이다. 그럼 정 교수는 WFM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았나? 지분투자를 강력하게 권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범동이 미끼로서 알려준 거지, 뻔하지 않나. 이런 정도의 상식적인 추정도 안되나?

지분을 인수하려다 취소한 이유는 간단히 짐작이 되는데, 그게 직접투자이기 때문에 민정수석 임명 당시의 기본 가이드라인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럼 애초에 지분투자를 하려했던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그 이듬해 정 교수 동생이 같은 액수를 투자한 데서 짐작할 수 있다. 정 교수가 투자하려다 취소한 5억원과 동생이 이듬해 실제 투자한 5억원은 액수는 같지만 지분이 절반이다.

즉 실제 중요한 건 지분보다는 5억이라는 액수였던 것이고, 그렇다면 조범동이 5촌 아주머니에게 투자를 설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편의 민정수석 임명 전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즐겼었던 정 교수가, 오랜만의 '손맛' 생각에 덜렁 투자 약속을 했다가 뒤늦게 가이드라인 문제를 떠올리고 취소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WFM 건을 중간 마무리하기 전에, 김 차장의 발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다.

"그 내용들은 저희 회사... 저흰 다 녹취가 되거든요. 아마 다 남아 있을 겁니다."

한투에 다 녹취되어 있단다. 검찰이 수차 압수수색을 했으니, 이 녹취를 확보했을 것이다. 즉, 김 차장의 진술에 의존할 필요가 없이 이미 당시 시점의 녹취가 물증으로서 남아있다. 재판에서 물증은 증언을 압도한다. 따라서 검찰이 사실에 의거해서 수사를 하려면,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김 차장을 압박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김 차장을 압박해가며 수사한 것은, 검찰은 물증으로 남아있는 실제 진실보다 더한 것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 펀드의 '약정액'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나온다. (이 녹취록 완전히 보물창고다)

"약정은 어떻게 보면 그 상품의 운용사가 요구를 하는 거예요. 운용사의 편리를 위해서 고객님한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거지. 고객님이 약정을 그만큼 맺었다고 해서, 그거에 대해서 조항 자체는 있을 거예요, 아마. 근데 그거를 무조건 지키셔야 됩니다, 그럼 고객님이 그거를 빼달라고 하시겠죠. 근데 운용사가 이 약정은 특별히 안 지키셔도 되고 저희가 강제로 이걸 돈을 넣으라고 말씀을 안 할 테니까 절차적으로 이렇게 할지 저희가 추가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운용하기가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좀 해주십시오. 그렇게 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고객님이 약정을 얼마 해달라 이렇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맥락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쉼표 두개를 더 추가했다)

보다시피, 김 차장은 이 펀드 문제에서 한동안 맹렬하게 공격받았던 문제, 약정의 강제성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운용사가 고객에게 약정액을 강요하는 경우는 없다' 라는 것이다. 정 교수에게 매우 유리한 발언인데, 이 역시도 KBS는 존재도 하지 않았던 양 무시해버렸다.

그 다음은 정 교수 동생의 WFM 지분인수 건이다.

기자가 이렇게 묻는다.

"여기서 2017년에 동생 명의로도 코링크 지분을 샀잖아요. 이것도 일을 같이 해주신 건지."
"아닙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사 나가고 나서 알게 됐습니다."
"동생 정 모씨 명의로 투자를 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셨고..."
"네."
"정 교수님도 부탁하지 않으셨고..."
"네."

노골적인 유도심문이다. 정 교수 동생이 지분을 산 것은 정 교수의 지분이라고 전제를 깔고 질문을 한 것이다. 그런데 기자에겐 참으로 아쉽겠지만 김 차장은 아니라고 답변한다. 그런데 그 아니라는 대답을 듣고도 기자는 같은 덫을 또한번 놓는다. '동생 명의로 투자를 하고 이런 부분...' 이러면서. 그런데 또 모른단다.

이 다음 문답을 요약하자면, 동생이 정교수에게서 3억을 빌려 투자한 데 대해, 회사로 대출 문의 같은 건 없었느냐, '동생 명의로' 대출 하려 한 거냐 하고 묻는다. (또 덫을 놨다) 그런데 김 차장은 대출 문의가 한번 있었다는 거 외에는 기억하지 못했다.

보다시피, 기자가 김 차장에게 집요하게 '동생 투자금이 실제로는 정 교수 돈 아니냐'라고 유도심문을 한 것이다. 김 차장이 '대출문의가 있었다' 외에는 기억하지 못해 헛방이 되긴 했지만, 만약 일부라도 기억을 해서 답변을 이어갔더라면, 발언중에 꼬여서 결과적으로 기자가 원하는 답을 얻어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 다음도 유도심문 성격인데, 질문이 이렇다.

"근데 블루펀드의 투자처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WFM에 대해서 교수님이 먼저 말씀을 하시고. 또 친척 분이 운용을 하셨다고 하면은 전문가가 보시기엔 이게 직접 투자가 아닌 게 맞는 상황인 건지."

이 기자는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이 질문이 함정질문이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위한 방어장치로서 '블루펀드의 투자처는 아니었지만'이란 말이 튀어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답이 실망스럽다. 직접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 직접투자라고 말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이 다음에서 유도심문의 효과가 뒤늦게 나타난다. 좀 장황한 내용이라 대신 요약하면, 블라인드펀드라도 정기 세미나 등에서 투자 내역 같은 걸 슬쩍슬쩍 얘기를 해준다는 것이다. 다만 그게 규정위반이라 문서 형태로는 남기지 않는다고. 다 숨겨버리면 사품 판매가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정교수도 설명을 들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그런데 냉정하게 평가하면, 이건 명백하게 김차장의 소속 회사, 즉 한투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내부고발(?)인 것이고, 정교수와 코링크에 대해서는 추정일 뿐이다. 더욱이 조범동이 정교수에게서 10.5억을 받아낸 것은, 일반적인 투자 영업 방식이 아니라 '친척찬스'르 쓴 것이기 때문에 굳이 포트폴리오를 알려줄 필요가 없었을 수 있다. 어쨌든, 추정은 추정일 뿐이다.

다음은 조장관 혐의에 대한 낚시질이다.

"브런치 할 때도 다 같이?"
"네. 같이 했었습니다."
"그럼 그 자리에서는 어떤 주제를 하고 있고 얼마 정도 사모펀드에 넣은 상태다, 내지는 뭐 주식을 넣은 상태다 이런 얘기도 나누셨나요?"
"이제 사모펀드는 민정수석 되시고 나서 하신 거니까. 그 전에 저희들이 만났고. 저는 PB라고 소개를 드리고 인사하고. 그 자리에서 그냥 애들 얘기. 그 정도? 하는 거였지. 조국 교수님은 단 한 차례 투자나 금융이나 주식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잘 모르시더라고요, 제가 보니까. 아무 것도 모르시더라고요."

기자의 의도가 보이는 것이, 펀드 의혹에 정교수를 넘어 조장관까지 엮어보려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조장관은 투자나 금융에 대해 말한 적도 없고, 잘 모르더라고 답해버린다.

그래도 기자는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서 재시도한다.

"정경심 교수님께서 어쨌든 배우자한테 소개시켜줄 정도면 자산관리가 어떻게 된다 라는 부분을 어느 정도는 말씀하시는 게 있지 않았는지?
"말씀하셨던 거는 내가 지금 이게 투자해도 되는지 청와대에 확인해달라. 그 정도였지. 이게 정경심 교수의 자산이기 때문에 정경심 교수가 전반적으로 모든 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관리를 했었습니다. 그게 저희가 뭐... 특히 부부 사이니까 제가 집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셨는지 모르겠지만 누가 누구보다 한쪽 분야에서 많은 지식이 있으면 그거에 대해서 특별히 설명을 해주거나 하지 않잖아요. 특히 금융에 대해선 더 그렇거든요. 잘 아는 사람이 뭔가 혼자 다 운용을 하려고 하지. 그 정도 했어. 이 정도는 말씀을 나누셨겠지만 뭐 상의를 하거나 뭐 했을... 상의를 해서 뭔가 나오는 게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

대실패다. 조 장관을 엮었으면 대어, 월척인데. 김 차장의 대답은, 그 자산은 정 교수 것으로 정 교수가 전적으로 관리했으며, 조 장관은 그쪽에 대해 너무 몰라서 부부 사이라도 서로 상의도 하지 않았을 것이란다.

KBS 인터뷰 녹취록 분석은 여기까지다. 보다시피, 함정을 파놓고 유도심문을 하기는 밥먹듯이 하고, 슬쩍 정 교수의 혐의를 사실인양 전제로 깔아놓고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도 밥먹듯이 했다. 그럼에도 김 차장에게서 순진무구하게 쏟아져나온 긴 대답들은, 일관되게 정 교수와 조 장관이 혐의가 없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그럼에도, KBS는 이중에서 그나마 정 교수를 엮을 가능성이 있는 일부 진술만 딱 발췌하고, 거기에 자의적인 왜곡과 과장을 더해 기사화한 것이다. 자, 여기서 파렴치한은 도대체 누구인가? 정 교수인가? 김 차장인가? KBS 기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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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2019-10-11 21:31:13
항상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ㅇㅇ 2019-10-11 15:23:27
기자의 의도가 보이는 것이, 펀드 의혹에 정교수를 넘어 조장관까지 엮어보려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조장관은 투자나 금융에 ㅐ해 말한 적도 없고, 잘 모르더라고 답해버린다.
여기 오탈자가 있네요.
좋은 칼럼 잘읽었습니다.

뭔소리 2019-10-11 14:55:43
뭔 개소리여... 인터뷰 한 본인이 괜히했다고 후회할 정도라는데

구자운 2019-10-11 13:27:04
제가 박지훈 칼럼때문에 후원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해석 감사합니다.

이은오 2019-10-11 12:25:42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속이 시원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