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칼럼] 유시민 알릴레오를 반박한 KBS의 문제점
[박지훈 칼럼] 유시민 알릴레오를 반박한 KBS의 문제점
  • 박지훈
  • 승인 2019.10.09 09: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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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차장의 한 시간짜리 인터뷰를 입맛에 맞게 두 문장만 발췌한게 인터뷰인가?
김경록 차장의 발언을 정반대의 맥락으로 써먹은게 정당한가?
검찰에서 흘러나온 내용이 김경록 차장 발언인데 크로스체크가 왜 필요한가?
(사진=KBS 보도 장면 캡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한투 김경록 차장의 KBS 법조팀장 의혹에 대해, KBS가 불과 두어시간만에 즉각적으로 반박보도를 냈다. 폭발력 넘치는 폭로에 대한 기민한 대응, 대단하다.

그런데 그 겨우 두어시간 사이에, 무슨 진상조사라도 했단 말이냐. 기껏해야 해당 법조팀장에게 '그런 사실 있냐?', '아니다' 정도밖에 없었을 것 아닌가. KBS로선 참으로 고맙게도, 유시민은 각별한 주의를 들여, KBS 전체의 문제도 아니고, 보도국의 문제도 아니고, 단지 법조팀만의 문제라고 제한해줬다. 해당 영상을 보면 누구나 눈치챌 수 있을만큼 상당한 성의를 들여서.

그러면, 그 성의를 봐서라도 KBS는 최소한 진상조사를 하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KBS는 즉각 반박해버림으로써 기껏 범위를 좁혀준 유시민 이사장의 성의를 무위로 만들었고, 게다가 스스로 법조팀의 문제를 KBS 전체의 문제로 키워버린 것이다. '범죄자' 하나를 감싸주기 위해 KBS 전체가 공범이 되어버린, 지독하게도 미련한 짓거리다..

이제 KBS의 반박 내용을 들어보자. 놀라운 것은, 유 이시장과 김경록 차장의 주장과 반대로, 김차장과의 인터뷰를 '방송했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방송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인터뷰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방송됐습니다".

그래서 KBS 기사들을 뒤져봤다. 그랬더니, 실제로 그 인터뷰 기사로 '보이는' 기사가 있었다. KBS의 반박 주장대로 9월 11일에 올라온 기사다.

[단독] ‘모른다’던 투자처…“정경심이 먼저 WFM 투자 가치 문의”
http://mn.kbs.co.kr/news/view.do?ncd=4281651

이 기사의 존재 자체만 놓고 따지자면, 유 이시장민과 김 차장이 사실과 다른 방송사고를 낸 셈은 맞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도 그럴까? 기사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어이없게도, 김 차장의 발언은 딱 두 문장 등장한다. 이게 1시간짜리 인터뷰란다. 다른 언론 다 제치고 KBS만이 따낸 독점 인터뷰의 결과가 이 두 문장이다.

"그쪽 회사(코링크PE)에서 교수님한테 뭐에 투자했다 뭐에 투자했다 말씀을 드렸던 것 같고, 그러다보니까 저한테 '더블유에프엠이라는 회사가 어떤지 봐달라' 그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사업자체가 그렇게 튼실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리고 신규사업을 하고 있어서 교수님이 이해하시기 쉽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2차 배터리 말씀하시는 거죠?) 네, 네."

심지어, 이 두 문장마저도 기자가 왜곡시켜버렸다. '그렇게 튼실하지가 않더라고요'를 '부실한 업체'라고 멋대로 전제해버렸고, 발언에는 '의아해한' 부분이 없는데도 김 차장이 '의아해했다'라고 전제했다.

(사진=2019년 9월 11일자 KBS 보도 캡쳐)

게다가, 취재원의 무려 1시간에 이르는 긴 발언들 중 주요 요지는 다 버려버리고, 그 중 아주 일부만 발췌해서 취재원의 본의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왜곡시켜버린 것이다. 이게 '인터뷰 방송'한 거 맞다고 쳐줄 수 있나? 더욱이, 이 행위 자체가 고소감 아닌가?

중국집에 전화해서 짜장면을 주문했어. 그런데 춘장 한 접시만 갖다줬어. 게다가 그 춘장조차도 온통 곰팡이가 피어있어. 썩은 춘장 한접시 갖다준 것도 짜장면 배달해준 거야?.

다음으로 검찰 유출 건을 보자.

KBS의 반박 내용대로라면, 위 두 문장을 기사에서 악용해먹기 위해 검찰에 확인취재를 했다는 건데.

"KBS는 기사를 쓰기 전 김 씨의 증언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김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일부 사실 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습니다. 검찰이 당시 압수 수색을 통해 관련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물증들을 확보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 KBS 하누리 기자가 갖다 쓴 두 문장 모두 검찰이 확인해주고 말고 말고 할 내용이 아니다. 김 차장 자신이 발언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발언'에 대해 무슨 '물증' 운운인가? 말을 하면 자동으로 무슨 물증이 남는가?

'물증' 어쩌구는 완전히 개소리고, 애초에 김경록 본인이 기억하는 과거의 기억을 말한 것이니 검찰에 확인할 꺼리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도 KBS는 '물증'을 가진 검찰에 크로스체크가 필요해서 연락했단다.

이 따위를 반박이라고 내놓느냐 KBS?
아주 미쳐돌아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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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2019-10-09 13:34:19
Kbs병신인증
요즘기레기는 검찰이 팩트체크해주나보내?
얼척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