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칼럼] 유시민의 알릴레오, 검언유착 확인하다
[박지훈 칼럼] 유시민의 알릴레오, 검언유착 확인하다
  • 박지훈
  • 승인 2019.10.0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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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금융 PB 김경록 차장에게 감사드리며

일단, 한투 김경록 차장에게 매우 감사드린다. 내 부끄러운 고등학교 선배 하태경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은데, 사실 그게 전부일 리가 없다. 그동안 자신이 검찰에서 한 진술들이 언론을 통해 정경심 교수를 공격하는 소재로 악용되는 것에 크게 괴로워해온 것으로 보이고, 하태경은 (유시민의 표현 그대로) 방아쇠 역할만 했을 뿐이다.

(사진=하태경의 라디오하하 페이스북 캡쳐)

검찰이 자신들의 편의대로 김 차장의 진술을 편집해서 기자들에게 떠들었다는 것은, 지금까지는 '강력한 정황'이었는데, 이제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또한 기자들은 확인조차 안된 내용을 멋대로 보도했고, 최초 보도한 내용에 과감하게 자작한 내용을 덧붙이는 기자들까지 있었다.

동양대 PC 반출의 이유나, 조국 장관의 '고맙습니다'에 대한 설명, WFM 1400만원 건, '증거인멸 대책회의' 등도, 이전에 내가 수차 팩트체크를 통해 추정했던 내용과 이번에 알릴레오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 거의 비슷하다. 매우 장시간의 추론을 거쳐 당연히 그럴 거라고 믿고 있었던 것들이어서, 내 개인적으로는 별 감흥조차도 없다.

오히려, 김 차장이 검찰의 노리개처럼 놀아난 게 아니라 지금까지 많은 불만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언론 인터뷰까지 했다는 점이 새롭다. 결과적으로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다.(바로 그래서 편집된 진실이야말로 최악의 거짓이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의 팩트체크 과정에서 수도 없이 추정되었던 것이라 당연히 알고 있었던 것들인데, 충격적인 것은 KBS 법조팀장 문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검찰-검찰출입기자 사이의 관계는 검찰에서 기자로의 방향이었는데, 이 사례는 기자에서 검찰로 정보를 역제공한 케이스다.

KBS 법조팀장은 놀랍게도, 단지 검사들이 흘려주는 정보에 목을 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면서 검사들과 '선순환'관계를 만든 것이다. 이것은 검-언 유착의 새로운 형태다.

이 인터뷰에서 과연 한투 김 차장이 KBS 법조팀장을 모함할 이유가 있을까. 아무런 개연성조차 없다. 이 문제는,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반드시 중징계를 내려야만 하고, 혹시 그 윗선도 관련이 있다면 함께 징계해야 한다. 언론이 검찰의 하수인 노릇을 넘어 진실을 조작하는 검찰과 동격의 공범으로까지 역할하고 있는 것이다.

유시민 자신이 몇번이나 반복해서 강조했듯이, 유시민은 1시간 반 분량의 인터뷰 녹음을 갖고 있고, 김 차장은 이 녹음된 내용의 공개의 재량권에 대해 전적으로 유시민에게 일임했다. 그런데 유시민은 그중 20분 분량만 소개했다. 그 중 소소한 것들이라 제외된 부분들도 있다고 언급했는데, 공개되지 않은 녹음 분량에는 매우 중요한 증언들도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시민의 표정과 어조에서 드러난다. 분명히 더 많이 있다.

게다가 유시민은 녹음 외에 비보도 전제 발언 내용까지 기록해뒀다고 하면서,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비보도 전제의 녹음되지 않은 발언들은, 아마도 현재 피의자인 김 차장 본인이 법적으로 불리해지거나 혹은 도의적으로 지탄받을 수 있는 구린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들도, 이미 유시민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선 김 차장을 설득해서 공개할 수도 있는 거라 볼 수 있다. 즉 유시민은 이번에 공개한 것보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것들이 몇 배나 더 많을 것이다.

유시민이 이런 추가 정보를 쥐고 있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한 만큼, 거기엔 당연히 의도가 있다. 향후에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려는 것이다. 그게 이번 방송분의 연장선상에서 단순하게 언론들의 행태를 두고두고 비판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내 느낌으로는 유시민에겐 더 깊은 속내가 있다. 그게 뭔지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검찰 혹은 언론을 엿먹이는 방향일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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