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식 칼럼] 아무데나 파시즘 갖다붙이는 무식함
[김찬식 칼럼] 아무데나 파시즘 갖다붙이는 무식함
  • 김찬식
  • 승인 2019.10.07 15:2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원 동원으로는 도저히 이길 재간이 없으니 등장한 반쪽난 민심론과 파시즘론
10월 5일 서울 서초동에서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비씨 조시현 기자

1980년대 이웅평이 전투기를 타고 귀순한 후 서울 여의도 5.16광장(현재의 여의도광장)에 서울시내의 학생과 공무원, 직장인 등을 총동원하여 반공 궐기대회를 연 적이 있다. 아마 내 기억으로 정권 차원에서 동원한 군중으로는 최대 인원일 것 같다.

군사독재정권이 반공이데올로기를 내세워 군중을 동원한 전형적인 파시즘 집회다.

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해서 이 모든 집회를 파시즘 집회라고 말하는 것 만큼 무식한 것도 없다.

그 집회의 주도가 누구냐에 따라 파시즘 집회냐 민중 봉기냐로 나눌 수 있다.

지난 주(10월 3일)에 있었던 자유한국당과 한기총이 합작한 광화문 집회는 전형적인 파시즘 집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한당이 집권당이 아닌데 왜 파시즘 집회냐고 따질 사람들도 있을텐데, 광화문 집회의 군중 동원 방식이나 집회의 형태, 집회에서의 프로파간다는 전형적인 관제데모 즉 파시즘 집회의 모습이다.

토요일(10월5일) 서초동 집회는 어땠을까?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하려는 것을 말리고 순수한 형태의 시민 집회를 원했다. 실제로 시민이 주도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초동 집회는 멀게는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 1987년 6.10 민주화 집회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가깝게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2008년 광우병 집회의 연장선상으로 보면 된다.

파쇼세력과 수구보수가 득세하고 세상을 혼란으로 몰고갈 때마다 등장하는 시민봉기는 한국식 시민 참여 민주주의의 전형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는 현재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시위의 모티브를 제공하고있다.

홍콩시민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이유가 바로 한국식 시민참여 민주주의가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의 집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광화문에 수 십만이 모였고 서초에 백만이 모였으니 이는 동등한 집회이며, 두 집회는 각각의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광화문 집회가 그 인원수와 상관없이 서초동 집회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려면 먼저 집회의 주도세력이 순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전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광화문에 백만 인파가 모여도 파시즘 집회라는 오명을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서초동 집회가 파시즘집회라는 논리는 4.19, 5.18, 6.10 항쟁등이 모두 파시즘 집회라는 말과 같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때도 참여정부가 집권당이니 관제데모라느니, 파시즘 집회라느니 하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수구보수세력은 여전히 건재하고 조중동 이하 언론의 공격은 그 때보다 더 하다.

문재인 정부가 언론, 국회, 사법부를 모두 장악한 상황이라야 서초동 집회가 파시즘집회라는 말이 성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는 집권만 했을 뿐이지 여전히 힘은 수구보수세력에 비해 미약하다.

그러니까 파시즘집회라는 말 함부로 쓰지말자. 무식하다는 단어도 아깝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쿨성우 2019-10-07 19:30:16
알고 있지만 부정하고 싶은 현실에 직면해서 울음을 터트리는 꼴
이길 수 없지만 이기고 싶어서 마지막 발악중일 뿐

어우러기 2019-10-07 15:58:38
무식해서가 아니라 저열한 모략을 쓸 수 있는 쓰레기 언론 환경을 믿었을 테고 저열해야만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현재의 수세국면 때문이겠지요

수세에 몰린 이유 중에 하나가 서초동집회고 그게 시민자율집회라는 점이 가장 아프기에 이미지 희석용으로 갖다붙힌 용어가 파시즘집회인데 나베의 누워서 침뱉는 솜씨는 진정 우주최강인 것 같아요

누워침뱉기 신공 중 하나인 「대입부정논란으로 공격하기」를 시전하는 나베의 무모함에 정의로운 단죄가 어떤 것인지 반드시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