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팩트체크] 이수혁 주미대사 아그레망 지연이 지소미아 여파?
[팩트체크] 이수혁 주미대사 아그레망 지연이 지소미아 여파?
  • 정병욱
  • 승인 2019.10.07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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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 국가안보보좌관 교체 등으로 정신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 간과
김영삼 정부 때는 107일, 김대중 정부때는 104일 소요된 적도 있어... 지연이라고 보기 어려워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수혁 국회의원 페이스북)

지난 4일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주미대사의 아그레망이 지연되는 이유를 문제삼았다.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가 8월 9일 지명된 이래 60일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그레망이 나오지 않아 공식적으로 임명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미관계의 경색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아그레망이란 새로운 대사나 공사 등 외교사절을 파견할 때 상대국에게 얻는 사전 동의를 말한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그레망이 늦어지는 이유가 미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여파가 아니냐"고 문제삼았고,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동맹 전선에 이상 기류가 생기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특히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첫 주미대사인 조윤제 주미대사가 임명부터 미국의 아그레망까지 43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60일 가까이 아그레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문제삼았다. 한 때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또한 "한·미·일 공조는 지소미아 종료로 큰 손상을 입었다"며 이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조윤제 주미대사는 "행정 절차상 지연되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석현 의원 또한 "현재 8주 정도 소요되고 있는 것은 그렇게 늦어진 게 아니다"라고 보충설명을 했고, 이인영 원내대표도 "존 볼턴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으로 국가안보보좌관이 교체됨과 함께 실무적인 지연"이라고 조윤제 대사의 입장에 말을 보탰지만, 언론과 야당들은 계속해서 주미대사 아그레망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을 지소미아에 대한 미국의 불만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하원의 탄핵 조사로 여러모로 바쁜 상황이다. 여기에 UN총회 등 여러가지 일정이 바빠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지소미아 탓'을 하는 야당과 언론의 주장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단지 조윤제 주미대사보다 임명 승인을 받는데 걸리는 기간이 늘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제6공화국 출범 이후 역대 주미대사들의 임명과 아그레망 사이의 기간들을 살펴보면 이수혁 내정자의 아그레망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4월 22일 박동진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주미대사로 임명했다. 박동진 대사는 75일이 지난 그해 7월 5일에야 미국으로부터 아그레망을 받고 정식 부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3월 8일 한승수 씨를 주미대사로 임명했다. 한승수 대사는 무려 107일이나 기다린 뒤 6월 23일이 되어서야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대사로서의 직무를 공식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존경을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주미대사를 부임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을 소요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2000년 5월 26일 국민의정부 초대 주미대사였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정치학자이자 미국통인 양성철 국민회의 의원을 지명했으나, 양성철 의원은 104일 후인 9월 5일에야 대사관에 부임할 수 있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3월 31일에 지명한 안호영 전 주미대사 역시 6월 5일에야 미국의 아그레망을 받으면서, 64일 동안 기다려야 했다.

물론 참여정부의 한승주·홍석현·이태식 전 주미대사나, 이명박정부의 한덕수·최영진 전 주미대사의 경우처럼 한 달 이내에 아그레망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지만, 역대 정부의 위와 같은 사례들은 주미대사의 임명에 시간이 두 달 가까이 걸리는 게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지소미아 탓을 하면서 한미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듯이 떠들어대는 야당과 언론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한 얄팍한 정략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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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성우 2019-10-07 11:54:21
별것도 아니지만 문재인정부에 시비만 걸 수 있다면 아무말이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