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조범동이 조국 부인 돈 불려주려 ‘무료봉사’했다?
[팩트체크] 조범동이 조국 부인 돈 불려주려 ‘무료봉사’했다?
  • 박지훈
  • 승인 2019.10.04 15: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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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발 매경 보도 ‘정경심 22억여원 차명투자설’ 뜯어보니…
‘돈 없는’ 조씨의 투자액은 모조리 정 교수 돈이라는 것이 검찰 주장
차명소유 주식을 기명으로 사려다 포기 후 2배 값에 차명으로 샀다??
허무맹랑한 스토리를 그대로 믿고 떠드는 사람들이 더 어처구니 없어
주장 다 인정해도 익성 등에 비하면 소액 투자…입으로 방귀뀌는 소리

검찰이 정경심 교수의 ‘차명투자’ 액수가 총 ‘22억6250만원’이라고 결론 내렸단다. 도대체 어디서 이 액수가 튀어나왔는지 몇 번을 보고 또 봤다. 이제 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검찰 주장을 한번 정리해보자.

조범동 처 이모씨의 투자액
- 5억 (코링크 설립시 정교수가 빌려줌)
- 11억원 (이모씨가 WFM 주식 사들임, 2018.1~4)
- 1250만원 (웰스씨앤티 지분 사들임, 2017.8 이전)

정 교수 동생 투자액
- 5억 (코링크PE 주식 사들임, 2017.3)

동생 회사 사장 투자액
- 1억5000만원 (WFM 주식 사들임, 2018.4)

이걸 모두 다 합해보니 ‘22억6250만원’이 나온다. 한 마디로, 정 교수 주변의 사람들이 코링크나 그 관계사에 투자한 것은 모조리 다 정 교수 돈이라는 주장이다. 그 자체로 역대급 억지 주장의 냄새가 풀풀 난다.

매일경제 10월 3일자 보도
매일경제 10월 3일자 보도

[매일경제 10월 3일자 보도] "정경심, 코링크PE 사실상 주도"..檢, 22억 차명투자 잠정결론

당장, 누구라도 이 그림 자체가 매우 기괴하다는 걸 눈치 챌 수 있다.

검찰 주장대로라면 정 교수 주변인들, 그러니까 조범동과 정 교수 동생 등은, 이 판에 돈 한 푼 안 넣고 정 교수의 대리 투자만 해줬다는 말이 된다. 응? 불법 가능성도 상당한데 그럼에도 모조리 순수한 무료봉사라고?

특히 조범동은 코링크를 키우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 전체 판의 실무 주인공임에도, 자신의 사업 이익 따위 다 팽개치고, 오직 5촌 아주머니의 이익만을 위해 열혈 희생, 봉사만 했다는 ‘감동 스토리’다. 심지어 그 자신은 모두 차명이라 월급 한 푼 못받았는 데 말이다.

어이 검사님들, 돈 없다는 조범동은 도대체 뭘 먹고 살았다는 거냐?


이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에서 추론을 시작하면, 답은 자연스럽게 술술 풀려나온다.

조범동은 뭘 먹고 살았나? 당연하게도 코링크 운영 과정에서 여러 방식으로 차익이 나온 것이다. 이미 코링크의 첫 펀드인 레드펀드의 운영 결과, 불과 1.5년 만에 30%대의 큰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 구린 수단이 동원되었을 걸로 짐작되지만, 어쨌든 결론은 레드펀드를 굴린 결과 상당한 차익이 나온 것이다. 그게 2017년 가을이다.

그 차익 중 상당액을 운용 주체인 조범동도 함께 셰어했을 것은 불문가지다. 이후의 다른 펀드에 돈을 넣고 빼고 한 과정에서도 불법적인 수익이나 횡령액이 발생했을 테고. 즉 늦어도 2017년 가을부터는 조범동 수중에 상당한 가용자금이 생겼고, 이후로도 여러 불법 행위 등으로 계속 수익을 쌓았을 것이란 건 지극히 상식적인 추정이다.

앞서 검찰 주장을 다시 보자. 코링크 설립 당시에 정 교수가 빌려준 5억을 제외한 조범동 처의 투자액 11억은 2018년이다.

검찰은 조범동과 그 처가 원래 돈이 없으므로 조범동 쪽 투자액은 모조리 정 교수 돈이라 주장했지만, 보다시피 그 시점엔 이미 조범동도 그럴 자금 여유가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보다시피 이건 검찰이 시점의 차이를 무시하고 말장난을 한 것이다.

게다가, 검찰은 이번에도 또 다시 정 교수가 빌려준 5억을 이미 지난해에 돌려받았다는 사실을 또 누락했다. 그걸 인정하면 이런 그림을 도무지 시작조차 못하니까.

정리하자면, 조범동의 지분(명목상으론 그 처의 지분) 총 16억여원이 실제로는 정 교수의 지분이라는 검찰의 주장은 허황되기 그지없다.

또, 정 교수 동생의 투자액 5억이 실제로는 정 교수의 투자액이라는 주장도 허황되긴 마찬가지다.

검찰 주장으로는 5명의 주주 명의로 되어있는 코링크 설립자금 전액이 정 교수 것이라 주장하는 것인데, 2016년 9월에 정 교수가 코링크 주식 5억원어치를 사려다 포기했다. 그러다 정 교수 동생이 이듬해 2월에 같은 액수를 실제 사들였는데, 검찰은 그걸 정 교수의 차명 투자라 주장한 것이다.

근데 알고 보니 주당 가격이 정 교수가 사려했던 전년에 비해 두 배여서 실제 지분은 절반이었다. 이건 더더욱 기괴하지 않은가. 비밀리에 차명으로 자기 것인 회사의 주식을 기명으로 더 사려다 포기한 후 다음해 차명으로 사들였는데 전년보다 두 배 가격이어서 절반의 지분밖에 못샀다?

위 매경 기사에 삽입된 자금 흐름도 그래픽
위 매경 기사에 삽입된 자금 흐름도 그래픽

이런 그로테스크한 스토리를 떠드는 검찰도 황당하지만, 김경율 회계사나 여러 변호사들이 그대로 믿고 떠드는 건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지 않은가.

정 교수 동생 회사 사장의 투자액 1억5천이 정 교수의 돈이라는 주장도, 그 이전에 정 교수 동생의 투자가 정 교수의 차명투자라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한 의심이다.

세상에, 동생의 생업인 회사의 사장이 사들인 지분까지 정 교수의 ‘마수’가 뻗친 차명투자라니, 해도 해도 너무한 억지 아닌가.

마지막으로. 설사 이 22억여원 의혹이 글자 그대로 다 사실이라 인정하더라도, 정교수는 이 전체 판을 주무르는 주역이 될 수가 없다.

코링크의 실소유주로 강력하게 의심받는 익성의 투자액은 초기에만 40억이고 나머지는 얽히고설켜 다 정리도 어렵고, 이후에도 우국환 등 다른 관계자들은 1백억대의 돈을 넣었다 뺐다 했다.

검찰이 억지로 끌어다 붙인 액수 22억원이 사실이라고 가정해도, 훨씬 더 큰 액수를 주무르는 업자들이 득실대는데도 영문과 교수 정경심이 이 거대 돈놀이 판의 진짜 주인공이다? 이건 말이 아니라 입으로 방귀를 뀌는 소리다.


정리하자면, 정교수가 진작부터, 2017년 공직자재산신고 당시에 신고했던 조범동 채권 5억 외에 나머지는 모조리 날조다. 게다가 그 액수는 조범동이 이미 지난해에 갚았다. 정교수와 코링크 쪽 사이에 정상적인 블라인드 투자액 10.5억 외에는 남은 연결고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자금출처 조사 따위는 해보기도 전에, 이걸 의심스럽다며 전격 수사하는 자체가 검찰의 수사 의도가 수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토리 자체가 온통 기괴한 주장들 투성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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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야네 2019-10-07 18:13:17
지금까지 본 이른바 '조국펀드' 건에 관한 설명중 가장 이해하기 쉬운 기사였어요. 감사합니다.

Leesang 2019-10-04 21:13:37
좋은 팩트체크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