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분석] 향후 검찰은 어떻게 움직일까?
[박지훈 분석] 향후 검찰은 어떻게 움직일까?
  • 박지훈
  • 승인 2019.09.30 12:46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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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구속영장 청구는 힘들 것이다
정경심 교수 소환조사는 변호인인 입회하기 때문에 걱정 없어
향후 언론은 검찰을 배신하며 촛불여론에 편승하게 될 것

앞으로 검찰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대한 전망.

사실 난 예언과 비슷하게 들릴 이런 전망 같은 걸 내놓은 걸 피하는 편이다. 기막히게 맞춘 경우도 있었지만, 당연하게도 형편없이 틀린 적도 있었으니,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별로 거론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지금 매우 많은 페친님들이 그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고 계시고, 또 그로 인해 불안해하시고 계셔서, 추후 틀려서 조롱받을 것을 각오하고 몇자 써보겠다.

1. '정경심 교수 구속' 시도?

이건 단언하건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먼저, 지금껏 정 교수를 탈탈 털어내서 나온 것이 없다. 사람의 행적을 탈탈 털어대면 (SW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매우 방대한 정보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검찰이 짜맞추기 좋은 아주 일부의 사실들만 선택적으로 까발리면서 그게 범죄 정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뿐이다. 실질적인 범죄 정황이 되는 것은 없고, 오히려 '실질적인 범죄 정황'으로서 떠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범죄 정황으로 오해하기 쉬운 것들'을 골라서 떠든 것에 불과하다. 그 둘은 엄연히 다르다.

게다가 정 교수는 이미 기소된 상태이고, 기소 후 압수수색 영장으로 확보한 증거가 증거능력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도 제한된다. 수색영장과 구속영장 등을 포괄하여 '강제수사'에 속하는데, 법학 이론들은 기소, 즉 공소장 제출 이후에 모든 강제수사는 불가하다는 쪽이 유력하다. 따라서 법원에서 이를 허용할 가능성은 더더욱 낮아진다.

결정적으로, 피의자측 항변이 배제되는 수색영장 발부 과정과 달리, 구속영장 발부 과정에는 피의자측 변호인이 개입하는 실질심사 과정이 있다. 즉 법원에 항변할 기회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돌아보면, 검찰이 실질적으로 거둔 성과라고는, 정 교수에 대한 기소 하나 뿐이다. 그마저도 증거도 근거도 없이 매우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공소장으로 비판받기까지 하고 있는 생억지 기소다.

그런데 구속을 시도했다가 법원이 기각이라도 하게 되면, 다른 누구도 아닌 검찰이 대대적인 여론 역풍을 맞게 된다. 지금 검찰은 그런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과감하게 해볼만한 상황이 전혀 못된다. 영장 기각 이후 벌어질 상황의 반전이 너무도 급박해, 아직도 검찰 편에 붙어 부스러기 떡밥 정보에 연명하는 언론들조차도 상당수 혹은 대다수가 검찰을 버리고 뜬금없이 '정의의 사도'로 변신해 검찰을 비난해댈 것이다. '이제야 생각해보니 검찰, 해도해도 너무했잖아!' 그러면서.

지금 검찰의 편을 돌아보라. 청와대와 법무부, 여당은 진작부터 검찰을 비판해오고 있고, 최근에는 여론마저도 이미 뒤집어졌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니, 남은 것은 자유한국당과 언론들 뿐이다. 언론을 부리고 있으니까 200만 촛불집회도 외면하고도 국민을 들먹거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없어지면, 검찰은 그냥 '자한당을 위한 검찰'이 되어버린다. 윤석열이 천하의 통뼈, 공룡 통뼈라도 그건 견딜 수가 없다. 아니라고 우기고 싶어도 '반정부 검찰', '반여론 검찰', '반국민 검찰'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교수 구속 시도는 검찰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자충수 정도가 아니라 자살수다. 오히려 검찰이 실제 시도라도 한다면, 그 가족에겐 매우 죄송한 일이지만, 전체 국면의 빠른 종결이란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반길 일이다.

2. 정경심 교수 소환조사

검찰이 대놓고 이번주에 할 거라고들 한다. 이걸 악재라고 보시는 시각이 많은데, 내가 보기엔 오히려 상당한 호재다. 우리 쪽에 호재이기 때문에 심지어 기소보다도 뒤로 미루면서 검찰이 계속 늑장을 부린 것이다.

피의자 소환조사에는 당연히 변호인이 입회한다. 피의자는 검찰에서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 입장이지만, 변호인은 검사와 동등한 입장에서 법리로 항변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변죽 때리기 언론공격보다 꽤나 공정한 대립이 된다.

비전문가의 의견이지만, 검찰이 지금껏 소환조사를 미뤄온 이유는, '듣고 싶지 않은 진실' 때문이다. 검찰 소환조사에서 남기게 되는 '피의자 신문조서', 줄여서 '피신조서'는 재판의 중요 서류이고, 법정에서 증거로도 활용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피의자측이 검찰에게 항변한 진술도 기록되고 그 작성 내용을 피의자측이 직접 세세하게 확인 후 날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날고 기어도 추후 변조도, 인멸도 할 수 없다.

피의자측 항변 진술을 듣고도 엉뚱한 수사를 계속하는 것은 검찰의 불공정 수사, 편파 수사의 증거가 된다. 그래서 소환수사를 미뤄온 것이다. 일단 피신조서를 남기고 나면 지들 맘대로 수사 방향을 엿가락처럼 늘리고 줄이는 것이 크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만약 정상적인 수사 관행대로 기소 전에 먼저 소환조사를 했더라면 지금까지처럼 검찰 입맛대로 언론을 주물럭거리며 수사를 갖고 놀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많이 늦어버렸지만, 그래도 피신조서를 남겨둬야 한다. 지금이라도 약간 정도의 수사 제동 효과는 생길 것이다. 다만 변호인들의 능력과 선전이 요구된다.

3. 조국 장관 기소

내가 보기에 현시점에서 검찰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 조 장관 본인 기소다. 법을 수호하는 법무장관이 피의자로 기소되었으니 사퇴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검찰이 조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밤에 전격적으로 정 교수를 기소한 자체가 조 장관 임명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 1차 시도가 실패했고, 청와대에 대한 반발 스탠스를 명확히 한 이상, 검찰에게 다음 목적지는 조 장관 기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 장관의 현재 스탠스는 기소되더라도 사퇴할 의사 따위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결사응전의 태세다. 그럼에도 검찰은 그래도 설마, 더 밀어붙이면 물러나지 않겠냐, 이렇게 '희망적' 관측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파국이 우려되어도 그 지배적인 가능성을 애써 무시하면서 실낱 같은 작은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그 갸냘픈 희망이 오직 조 장관 본인에게 달려있음에도.

어제 오후에 중앙일보가 보도한 ""검찰 이미 목 내놨다, 압박하면 더 팔 것"···조국 수사의 역설"라는 제목의 기사가 바로 그런 검찰의 입장을 보여준다. 형식상 검찰 특수부 출신 변호사의 개인적인 사견의 형태를 취했지만, 사실상 검찰 수뇌부의 입장이라고 간주해도 된다. 의도 자체가 '대국민 협박질'이다보니 직접 검찰발로 흘리지 못하고 굳이 한 다리를 더 건너 '특수부 출신 변호사'의 입을 빌린 것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내가 위에서 강력하게 부인한 '정 교수 구속시도설'을 유력하다고 떠들고 있는데, 앞서 말한대로 무시해도 되고, 오히려 실제 일어난다면 오히려 환영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떠드는 것은, 실제 영장 청구가 아니라 그걸 거론해서 여론공작 효과와 조장관 압박 효과를 거두려는 것이다)

하지만 조 장관은 어떤 상황에도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음을 확실히 하고 있고, 설사 검찰이 정교수를 구속영장 청구를 하고, 만에 하나 법원이 미쳐돌아가서 영장을 발부해 구속된다고 해도, 조 장관 부부는 이미 그런 미미한 상황까지 각오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검찰이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안에서 바라보고 있는 출구는, 실제 출구가 아니라 신기루에 불과하다. 결과는 당연히 파국이다. 흔들 수조차 없는 거대장벽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정해진 결과는 '모'도 '도'도 아닌 '도박 윷놀이단 일망타진'이다. (이 미련한 놈들아)

원론으로 돌아가서, 검찰이 감히 조 장관을 기소한다고 해도, 검찰이 상상조차 못하고 있을, 오직 조 장관만이 가질 수 있는 명분이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 즉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유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법무장관으로서, 국민들이 검찰에 의해 억울하게 기소된다고 해서 유죄가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결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들의 기소 자체가 형벌이라고 여기고 있는 검찰로서는 상상조차 하기도 어려운 자세다. 오직 법무장관이기에, 검찰을 제어하는 것이 업무상 책임인 법무장관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이다. 그래서 조 장관은 더욱 물러설 이유가 없다.

4. 서초동 촛불집회

촛불집회는 당연하게도, 이 사태에 대해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시민들이 자발적인 의지로 만들어낸 변수다. 그리고 향후 진행에서 전체의 판세를 뒤흔들 가장 큰 거대 변수가 된다. 왜냐하면, 이를 절대 인정할 수가 없는 자유당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단 여권, 즉 청와대와 법무부, 민주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며 쉽게 나서지 못했던 올가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조짐은 당장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검찰이 정황조차 안되는 조각 사실들을 흘리며 여론공작에 노력해온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을 비롯한 이들 여권이 쉽게 칼을 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가장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여론이 급변할수록 그런 올가미는 완전히 풀려버린다. 검찰이 보는 입장에서는 '최종보스' 타노스의 봉인이 풀리는 것이다.

다음으로 검찰에도 영향을 미친다. 끝까지 돌격하겠다는 스탠스는 뻔하지만, 문제는 전열이 흐트러진다. 검사동일체고 나발이고 민심이 등을 돌리는 것이 뻔히 가시적으로 보이는데 전원이 다 결사항전 태세로 죽겠다고 버틴다? 많건 적건 필연적으로 흐트러지고, 이탈자가 점점 속출하거나 수뇌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검사들이 여기저기 나오기 마련이다. 만약 그런 '흐트러짐'을 다잡겠다고 윤석열이 나서면 또 그게 터져나오기 십상이다. 단단했던 조직일수록,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촛불집회는 시민들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참석한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긴가민가 하며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예비시민'들을 시민으로 전향시킨다. 매번 참석 규모에 소소한 변수는 있겠지만 매우 장시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코너에 몰려 배수진을 치고 있는 검찰보다 훨씬 더 끈질길 것이다.

여론은 점점 더 급속히 우리쪽으로 집결되고, 버티던 언론들은 하나둘 전향하거나 관망으로 돌아설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들은 매우 비겁하기 때문에(!) 검찰보다 훨씬 먼저 백기를 들 것이다. 기세가 더 오르게 되니 우리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승리하게 된다.

우리가 충분히 많이 여론을 집결하면, 윤석열 검찰이 민심에 끝끝내 저항하려 하더라도, 대통령이든 국무총리든, 대도 혹은 메스를 들기가 매우 쉬워진다. 즉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혁명이 아니라 시민들의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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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ten 2019-09-30 22:30:40
이런 좋은 기사는 뉴비씨에서나 볼수가 있는것 같늡니다. 치밀하고 세세한 분석 감사드립니다. 약간 똘끼까지 있어 보이는 검찰총장이 어떤 자충수를 둘지 지켜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월령 2019-09-30 19:00:15
박지훈변호사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빨리 좋은 결말 나서 국민들이 촛불들고 나갈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자운 2019-09-30 16:21:49
박지훈 변호사님 덕분에 가입하고 후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읽고 힘을 얻었습니다.

이송우 2019-09-30 15:59:22
좋은글 감사합니다

납작부리도요 2019-09-30 15:07:5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에드 2019-09-30 14:31:33
논리정연하면서도 쉽게 쓰여져서 읽기가 쉬웠어요.
촣은 글 감사합니다.

쿨성우 2019-09-30 13:42:50
공소장 4~5줄로 뭘 할까? 법원에 미친놈만 있는 게 아니라면 찢어버릴 거 같다

뉴비씨화이팅 2019-09-30 13:39:02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서은정 2019-09-30 13:30:37
정확한 분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유니 2019-09-30 13:30:06
피의자측 항변 진술을 듣고도 엉뚱한 수사를 계속하는 것은 검찰의 불공정 수사, 편파 수사의 증거가 된다. 그래서 소환수사를 미뤄온 것이다. 일단 피신조서를 남기고 나면 지들 맘대로 수사 방향을 엿가락처럼 늘리고 줄이는 것이 크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소다미 2019-09-30 13:28:23
좋은 분석 내용 감사드립니다 ^^

E.Lee 2019-09-30 13:19:09
조금은 안도하며 읽습니다.

독자 2019-09-30 13:14:50
기자님 기사대로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tutorial 2019-09-30 12:55:43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