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가 종이신문에는 싣지 않은 한 문장
한국일보가 종이신문에는 싣지 않은 한 문장
  • 김경탁
  • 승인 2019.09.23 13:5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경심 교수 변호인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
23일자 1면 톱에 [檢, 정경심 소환 불응에 체포영장 ‘최후통첩’]
‘법조계’와 ‘검찰 관계자’의 전언 근거…기사인 척 써내려간 소설
이전부터 조국 장관 가족 관련된 악의적 검찰발 기사 열성적 보도
한국일보의 23일자 1면 톱기사
한국일보의 23일자 1면 톱기사

최근 이른바 ‘조국 사태’ 국면에서 눈부신(?) 활동상을 보여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일국일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한국일보가 지금까지 쏟아내 왔던 쓰레기 보도들을 모두 압도할 정도로 최악의 보도를 23일 내보냈다.

한국일보는 23일자 신문 1면 톱기사로 [檢, 정경심 소환 불응에 체포영장 ‘최후통첩’]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포털 등 인터넷 판에는 이 제목 앞에 [단독] 표기가 붙었으며, 오전 4시 42분 송고하고 8시 47분에 최종 수정했다.

부제는 [정 교수에 수차례 소환 요구했지만 “정신과 진료” 사유로 버티기 일관/24일 이후엔 체포영장 청구 가닥… 조국 직접 수사 가능성도 시사]였다.

이 기사는 종편채널 MBN의 아침 방송인 <아침& 매일경제>라는 프로그램의 신문 브리핑 코너에서 자사인 매일경제 기사들을 제치고 해당 클립 꼭지의 제목으로도 사용될 정도로 단연 눈에 띄는 보도였다.

23일 인터넷 판 보도
23일 인터넷 판 보도

기사의 첫 문장은 “검찰이 소환에 불응 중인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강제 수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였다.

“건강 등의 사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하는 의도가 강하다고 판단, 24일 이후에는 체포영장을 청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며 “검찰이 법무부 장관 부인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 향후 조 장관의 거취에도 상당한 압박 요인이 될 전망”이라는 설명이 바로 이어진다.

기사의 요지는, 검찰이 17일경 정 교수 측에 소명 자료 제출과 함께 20일까지 검찰에 출석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법조계에 알려졌고,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 측과 소환조사를 조율한 지 일주일이 지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게 수사팀 의지”라고 전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특히 “검찰이 꺼낸 체포영장 카드는 향후 조 장관에 대한 직접 수사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것이라 주목된다”고 분석하면서, 대검 관계자가 “끝내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까지 간다면 조 장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이밖에 정 교수 관련 수사에 대한 검찰의 계획과 소환의 의미와 적용될 수 있는 법조항 등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았지만 기사의 마지막 문장으로 앞의 모든 이야기를 허무한 것으로 만들었다.

[한편 이와 관련, 정 교수의 변호인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이 기사의 마지막 문장이다.

기사의 핵심 골자이자 대전제가 무너지는 ‘팩트’이다.

이렇게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정 교수의 변호인이 밝혔다는 것은, 이 기사의 대부분 내용이 그 출처인 ‘법조계’와 ‘검찰 관계자’와 ‘대검 관계자’ 등 수사를 담당하지 않은 주변 인사들의 주장 혹은 전언을 근거로 분석과 진단과 추정이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마지막 문장은 한국일보의 종이신문에는 아예 실리지 않았다.

23일자 신문 1면  톱 기사의 끝 부분 확대
23일자 신문 1면 톱 기사의 끝 부분 확대

한편 한국일보는 지난 21일에도 제목 앞에 [단독]을 붙인 너무나도 이상한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단독] “코링크 운용, 정경심 갑질로 힘들어” 입 여는 5촌 조카
부제 : 조범동, 웰스씨앤티 대표 등과 대질 이후 검찰 진술 협조적

이 기사의 제목으로 반영된 핵심 내용이 들어간 단락은 다음과 같다.

[대질 조사 이후 조씨의 진술 태도는 협조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특히 코링크PE 운용 과정에 정 교수의 관여 정도를 적극적으로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대질 이후 수사에서 “코링크PE를 운용할 때 정 교수의 갑질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코링크PE 관계자는 “실제 2018년 중순 넘어오면서 조씨가 코링크PE 운용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취지의 진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는 표현은 조범동씨의 진술 발언이 정확하게 ‘갑질로 힘들었다’고 말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그리고 한국일보가 곧바로 이어붙인 ‘2018년 중순 넘어오면서 조씨가 운용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는 코링크PE 관계자의 전언은 이 진술과 전혀 맥락적으로 연결될 수 없는 것이다.

전혀 상관없는 두 문장을 기괴하게 같은 단락으로 이어붙이면서 노린 효과는 정경심 교수가 코링크PE 운영에 뭔가 관여를 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이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오전 10시 32분부터 12시 58분까지 2시간 26분 사이에 4꼭지의 기사를 쏟아냈다.

10:32 검찰, 조국 딸 총장상ㆍ인턴 서류 위조 정황 확보
10:35 동양대 총장 “조국 딸에게 상 준 적 없다”…진상조사위 구성키로
11:25 동양대는 상 준 적 없다는데… 조국 “딸이 봉사활동 후 받았다”
12:58 동양대 “조국 딸 관련 대장 없어 봉사 내역 확인할 수 없다”

첫 번째, 두 번째 기사에서는 사실상 조국 딸의 ‘표창장’이 위조된 것이라 주장하다가 마지막 네 번째 기사에서 앞의 모든 기사가 허위 오보였음을 자백한 것이다.

일단 지르고 보자?
일단 지르고 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쿨성우 2019-09-23 15:04:09
그럴것이다 그럴 지 모른다 그랬으면 좋겠다 같은 글은 일기장에나 썼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