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독립유공자들은 국민 모두의 자부심”
문재인 대통령 “독립유공자들은 국민 모두의 자부심”
  • 김경탁
  • 승인 2019.08.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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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미국·중국·프랑스 등 해외 6개국 후손도 참석
“보훈은 미래 세대들이 역사에 긍지 느끼고 나라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힘”
“100년 전 선조들 준엄하고 품위있게 독립운동, 국민들도 성숙하게 일본 대응”
“우리는 나라와 나라 사이 공존·상생·평화·번영 인류 보편 가치를 잊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들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며 우리 미래 세대들이 역사에서 긍지를 느끼고,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보훈”이라며, “정부는 항상 존경심을 담아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74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13일 생존 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 유족들이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생존 애국지사 아홉 분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및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특별 방한해 참석했다.

오찬에 참석한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는 외국에 오래 지내시다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8·15 해방과 더불어 내 고향, 내 나라에 와서 살면서 마지막 가는 날에 내 땅에서,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고 답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Jean-jacques Hong Fuan) 선생도 초대됐다.

홍재하 선생을 비롯한 한국인 청년들은 막노동, 시신 안치 등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렵게 돈을 모아 김규식 선생이 대표로 있는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거액의 독립자금을 지원했다. 정부는 이번 광복절에 홍재하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한다.

장자크 홍 푸앙 선생은 “조국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수여하는 훈장을 제가 대신 받게 됨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뒤 참석자들과 아리랑의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 여옥사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는 “제가 고등학교 때 어머님이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됐을 때 8호 감방에서 같이 불렀던 노래’라며 자주 부르셨다”고 말하며 노랫말을 낭송했다.

심명철 지사는 1919년 3월 개성에서 호수돈여학교 후배들과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처참했던 수감 생활에도 불구하고 독립의 열망을 잃지 않았던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강인함을 ‘대한이 살았다’ 가사에 담았다.

‘대한이 살았다’는 지난 2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음악감독 정재일 씨가 곡을 붙이고, 가수 박정현 씨가 노래, 전 피겨선수 김연아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음원으로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해주신 독립유공자와 유족들께 존경과 감사 인사를 전하며, 특히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유관순 열사께서 옥고를 치르신 그 방에서 울려 퍼진 ‘대한이 살았다’의 노랫말이 오래도록 국민들의 가슴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74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꿈꿨다”며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깊이 성찰하길 바라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우리) 국민들도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문 대통령은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였다”고 평가한 문 대통령은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과 상생, 평화와 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찬은 일제 경찰에게 추적을 당하던 김구 선생이 들고 다니며 먹었던 음식 ‘쫑즈(대나무 잎으로 감싼 밥)’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홍샤우로우(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가 제공됐다.

다음은 이날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 발언 전문.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청와대에 모시게 되어 반갑습니다. 특히 독립유공자들께서는 연세가 많으신데, 오늘 건강하신 모습을 직접 뵙고, 나라를 위한 귀한 말씀을 듣는 자리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방금 전 인터뷰를 통해서 독립유공자 후손 세 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 여사님의 이야기에서 독립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꿈꿨던 안중근 의사의 높은 기개와 사상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부친인 홍재하 선생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려주신 장자크 홍푸앙 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광복절에 홍재하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하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어머님이신 심명철 지사의 이야기와 함께 '대한이 살았다'를 낭송해 주신 문수일 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유관순 열사께서 옥고를 치르신 그 방입니다. 그 방에서 울려 퍼진 ‘대한이 살았다’의 노랫말이 오래도록 국민들의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세 분의 말씀에서 독립의 역사가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귀한 말씀을 들려주신 세 분께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께서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호주와 카자흐스탄 또 프랑스에서 와주신 독립유공자 후손들께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틀 후면 일흔네 번째 광복절을 맞이합니다.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는 광복절이기에 더욱 각별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100년 전, 선조들은 3.1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의 의지와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그 의지와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습니다.

3.1독립운동으로 우리 국민들은 왕정과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의 국민이 되었고,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기어코 독립을 이뤄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당당한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되었습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동북아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에 원천이 되어주신 독립유공자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74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꿈꿨습니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의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깊이 성찰하길 바라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양국이 함께해 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추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국민들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의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과 상생, 평화와 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정부의 책무입니다. 독립유공자들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정부는 7월까지 5만 4,000여 유공자와 유족의 집에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렸습니다.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의 표현입니다. 아직 못 달아드린 댁에도 명패가 모두 달리면 나라와 이웃을 위한 희생의 숭고한 가치가 더 많은 국민께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애국지사의 예우금도 올렸습니다. 평생에 걸친 헌신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과 정부의 효성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형편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자녀와 손자녀들에게도 생활지원금을 드리고 있습니다. 보훈 가족의 자택을 방문하는 보훈복지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좋아들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유족 한 분께만 적용하던 것을 모든 독립유공자 유족으로 확대했습니다.

국내로 영주 귀국한 모든 해외 독립유공자의 유족들께는 주택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했습니다. 우리 미래 세대들이 역사에서 긍지를 느끼고,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보훈에 있습니다. 정부는 항상 존경심을 담아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분단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족들께서 언제나처럼 우리 국민의 힘이 되어주시고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독립유공자 어르신들의 살아생전에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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