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석 칼럼] '보이콧 재팬'에 깜짝 놀란 중앙일보
[고일석 칼럼] '보이콧 재팬'에 깜짝 놀란 중앙일보
  • 고일석
  • 승인 2019.07.31 10: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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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늘 하던대로 일본 관보 노릇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

"일본은 응수를 타진하는 차원에서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엄청나게 격렬한 반응이 나오자 크게 놀란 것 같더라. '이게 뭔가' 하는 분위기다."

"일본내 지식인들과 외교전문가들이 한국 내에서 격렬하게 퍼지고 있는 반일 무드,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 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일본 시사방송 패널 曰) "이번 조치에 대한 한국측 반응이 “예상보다 격렬하다”고 했다"

"일본내에선 이번 수출 규제 건에 대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사진=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쳐

31일자 중앙일보는 ["우리가 한국을 너무 몰랐다"…'보이콧 재팬'에 깜짝 놀란 일본]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국민들의 불매운동 열기에 한편으로는 깜짝 놀라고, 한편으로 위협을 느끼는 일본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은 이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일본 내의 반응들입니다.

사실은 대부분의 언론이 오늘자에 이런 내용의 기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어제 일본 주요 언론들이 우리나라의 불매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유독 중앙일보의 이 기사가 남달라보이는 이유는 이 기사에서 "일본", "일본 내 전문가", "일 방송 패널" 등의 주어를 "중앙일보"로 바꿔도 그대로 얘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 바꿔서 보죠.

"중앙일보는 (일본 정부가) 응수를 타진하는 차원에서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선 엄청나게 격렬한 반응이 나오자 크게 놀란 것 같더라. '이게 뭔가' 하는 분위기다."

"중앙일보는 한국내에서 격렬하게 퍼지고 있는 반일 무드,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 큰 놀라움을 표시했다"

(중앙일보 曰) "이번 조치에 대한 한국측 반응이 “예상보다 격렬하다”고 했다"

"중앙일보 내에선 이번 수출 규제 건에 대한 보도가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한국내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죠? 기사 제목도 ["우리가 한국을 너무 몰랐다"... '보이콧 재팬에 깜짝 놀란 중앙일보 ] 이렇게 바꾸니 정말 딱이지 않습니까?

중앙일보도 우리 국민들이 아베의 도발에 대해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반응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아베 편에 서서 우리 정부만 때리는 기사를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로 내보내면서 짖고 까불었던 것이겠지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중앙일보의 내심을 대변하는 언급이 있습니다. 한국전문가라는 오쿠조노 히데키(奧薗秀樹) 시즈오카현립대 교수가 했다는 얘기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동되면 한국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실패와 외교 고립 등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더 고조될 줄로 예상했겠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것도 주어를 중앙일보로 바꿔보죠.

"중앙일보는 이번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동되면 한국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실패와 외교고립 등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더 고조될 줄로 예상했겠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홋홋... 아베의 도발이 발표되자 중앙일보 편집국의 분위기 딱 이랬을 것 같지 않습니까? 아베의 도발로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한 방 얻어맞고, 우리나라는 경제와 외교에서 휘청거리고, 그래서 결국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기대했겠지요.

어쨌든 제가 요즘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31일자 중앙일보는 아베의 도발과 관련해 30일까지만 해도 "제주도 갈치 6만원" 어쩌고 하던 짖고 까불던 자세에서 싹 돌아서서 납짝 엎드린 분위기입니다.

김동호라는 논설위원이 "반일 프레임의 달콤한 유혹" 어쩌고 하는 칼럼을 하나 올리긴 했는데 맞을까봐 무서워서 벌벌 떨며 웅얼웅얼대는 정도입니다.

이 기사가 그냥 태세전환이나 눈치 굴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한국을 너무 몰랐다"는 진정한 자기반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거의 모든 언론이 일본의 이런 분위기를 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일본의 주춤하는 분위기를 무시한 채 자기네 모국 스타일의 '곤조'를 부리고 있는 언론이 있기는 합니다.

바로 조선일보죠. 여기도 기세가 확 꺾이긴 한 것 같은데 여전히 발에 밟힌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모양새로 "일본 여행 취소로 어려움에 처한 일본 여행 가이드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친여 진영에선 이런 이들에 대한 걱정이 매국(賣國)이란 주장까지 나온다"고 또 되도 않은 쉰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행여나 태세전환 같은 거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냥 그대로 쭉 가셔서 일본 총리실 관보 노릇이나 계속 하시기 바랍니다. 매국언론이 제 정체성에 걸맞는 매국보도로 일관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보기에 너무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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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davape-혜선 2019-08-01 09:02:29
요즘 밟힌 지렁이처럼 꿈틀대는데 어림없죠.. 종착역은 불매운동의 성공뿐아니라 조중동폐간에 까지 닿아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