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박지훈 칼럼] SBS의 수상쩍은 삼세판…불매운동 찬물 목적?
[박지훈 칼럼] SBS의 수상쩍은 삼세판…불매운동 찬물 목적?
  • 박지훈
  • 승인 2019.07.2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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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혐한시위나 공공방송의 일상적 한국 멸시와는 비교 못할 ‘해프닝’
중범죄도 아닌 사소한 일탈적 사건을 막연한 추정으로 연결시켜서 기사화
하나의 이슈에 대해 ‘납득되지 않는 보도’를 연이어 3개 내보낸 까닭 뭘까

최근 SBS의 행보가 매우 수상쩍다. 한 번 두 번까지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이후로도 SBS의 행보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기사를 봐도 그 공연에서 ‘쪽바리’라고 외친 사람은 단 1명이고, 위로의 박수를 친 사람은 나머지 전체 관객이다. 기사 우측 상단의 PICK 마크는 해당 언론사가 채널 주요기사로 직접 선정한 기사라는 뜻. 
기사를 봐도 그 공연에서 ‘쪽바리’라고 외친 사람은 단 1명이고, 위로의 박수를 친 사람은 나머지 전체 관객이다. 기사 우측 상단의 PICK 마크는 해당 언론사가 채널 주요기사로 직접 선정한 기사라는 뜻. 

[취재파일] 일본인 연주자가 나온 공연에서 벌어진 일 

22일 오후에 올라온 기사다. 지난 14일에 예술의전당에서 한 일본인 공연에서 관객 한명이 “쪽바리!”라고 외치고 나가버렸다는 얘기다. 일본인 연주자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했고 관객들이 더 당황해서 위로의 박수를 쳤단다. 공연기획사에선 해당 연주자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지 않았고 그래서 무슨 일인지 모른 채로 출국했다고.

이 기자는, 이 일이 너무너무 쪽팔려서 꼭 보도를 하고 싶었단다.

“하지만 영상을 확보하지는 못해 방송뉴스 기사로 쓰지는 못했다. 다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건 알리고 싶었다. 요즘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반일 감정도 고조되는 양상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한마디로 쪽팔린 사건이다. 그런데 쪽팔린 일인 건 맞는데, 누구에 대해 쪽팔린 일인가? 그런 사람이 우리 국민 대다수인가? 혹은 다수 국민의 단체인가? 아니, 그냥 누군지도 모르는 한 사람이 쪽팔린 사건일 뿐이다.

단 한 사람, 단 한 사람의 ‘일탈 퍼포먼스’가 너무나 쪽팔려서 이 기자는 귀중한 지면에 기사화까지 해서라도 준엄하게 꾸짖고 싶었단다.

세간을 뒤흔든 살인마도 아니고, 수천억을 해먹은 경제사범이거나 혹은 취업비리의 주범도 아니다. 그냥 공연장에서 “쪽바리!”라고 한번 외쳤을 뿐이다.

그 한 번의 외침 외에는,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진 것도 없다. 완전한 해프닝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기자도 직접 목격한 것도 아니고 한 관객으로부터 전해들은 것뿐이다. 그럼에도 굳이 기사화해서 꾸짖어야만 할 정도의 중대 사건인가?

이 김수현 기자는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한시위들이나, 심지어 언론 방송에서 우리나라를 노골적으로 매도하거나 멸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기사화해본 적이 있었을까? 잠깐 검색해본 걸로는 아닌 거 같다.

물론 이 김 기자는, 문화예술 전문 기자로서 일본 국내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을 수도 있고 일본의 공연장에선 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더라도 남의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나라의 문화예술계는 조국 대한민국과 동떨어진 별천지라도 된단 말인가?

김 기자는 한 공연장에서 일어났던 작은 해프닝에 불과한 일을 기사화를 했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그걸 굳이! 작위적으로 불매운동과 연관까지 시키며, 결과적으로 불매운동에 찬물을 붓고 있다.

아 물론 매우 무례한 일 맞고, 나도 전혀 찬성하지 않는다. 아마 그 공연장에 내가 있었더라면 나도 함께 위로의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법적으로 따지자면 모욕죄 같은 걸로 처벌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걸 굳이 콕 찍어서 일본 불매운동과 연관시킨 것은 김수현 기자 자신이다. 사실, 그건 김 기자의 완전한 억측이었을 수도 있다.

극단적인 가정을 하자면, 공연장에서 “쪽바리”라고 외친 사람은 과거 그 일본인 공연자로부터 크게 해코지를 당한 적이 있어 그랬을 수도 있다!

나는 왜 이런 ‘다소 무리한’ 가정까지 해보는가? 이 기자는, 다수의 지지를 받은 것도 아닌 한 개인의 돌출행동을 갖고 지극히 ‘자기 마음대로’ 불매운동과 연계시켜버렸고, 확인취재조차 해보지도 않았다.

그 사람이 공연장에서 사라져버려 확인취재가 어려운 상황인 건 알겠는데, 중범죄 사건도 아닌 사소한 해프닝 수준의 사건에서 무슨 사연인지 확인이 불가하면 기사화도 어불성설 아닌가?

게다가 더 기막히게도, 김수현 기자는 내가 며칠 전 불쾌해했던 다른 SBS 보도까지 언급하면서 같은 맥락의 보도임을 굳이 숨기지도 않았다.

이 기사에도 PICK 마크가 붙어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집단적 혐한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SBS가 한국인 중애서 극히 일부 개인의 일탈에 갑자기 관심을 기울이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가로 픽업한 인물은 바로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씨….
이 기사에도 PICK 마크가 붙어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집단적 혐한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SBS가 한국인 중애서 극히 일부 개인의 일탈에 갑자기 관심을 기울이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가로 픽업한 인물은 바로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씨….

일본 여행 갔다고 ‘공개 망신’…“성숙한 불매운동 필요”

나는 위 기사를 보면서도 매우 불쾌했다. 물론, 저 기사를 보고 쪽팔린 감정 느끼신 분들 적지 않을 텐데 나도 그랬다. 그런데 저 ‘일본여행 공개망신 계정’이 어떤 정도였는지 기사 이상으로 살펴보신 분 있나? 거의 없을 거다.

사실은 무슨 단체나 운동도 아니고, 단 한 사람의 개인 계정에 불과했다. 게다가, 인스타 계정 이름이 유치하게도 “일본 여행 가는 매국노 팔로우하는 계정”이다. 뭔가 제대로 작정하고 일을 벌인 게 아닌 순간적으로 욱하는 심정에 충동적으로 만든 계정인 거다.

SBS가 이토록 크게 홍보(?)까지 해줬는데도 팔로워 관계도 팔로우 236, 팔로워 1878명에 불과하다. 그조차도 SBS의 보도 폭격 이후 문을 닫았다. 문 닫으며 써놓은 글들 보면 역시 얼치기 개인에 불과하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무슨 ‘운동’ 같은 게 아니었다. 그냥 한 개인이 충동적으로 벌인 일에 불과한 일을, SBS는 메인뉴스에서 정식 꼭지로 다루며 후려친 것이다. 이게 SBS 뉴스에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인가? 대일본 관계, 불매운동 이슈가 아닌 다른 사회 이슈들에서도 SBS는 한 개인의 사소한 일탈 해프닝까지 카메라를 들이대고 잘근잘근 씹어댔었던가?

보다시피 앞서의 일본인 공연장 일이나, 이 인스타 계정 건이나 사소한 해프닝에 불과하다. 굳이 일본내의 혐한시위나 공공 방송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한국인 모욕과 비교씩이나 하지 않더라도, 메이저 언론사에서 진지하게 다룰만한 가치가 있는 중대 사건이 아니다.

일개인의 일탈행위가 그토록 기사화 가치가 있는 일인가? 그런데도 SBS는 굳이 두 개인을 붙잡고 후려쳤다. 왜?

물론 나는 이런 오버끼 넘쳐나는 SBS의 보도 의도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도 이런 식의 보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주 쉽게 짐작 가능하다.

SBS가 의도했든 아니든 일본 불매운동에 부정적 이미지를 주게 되고, 불매운동이 더 확산되는 데에 브레이크를 거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 지극히 뻔하지 않은가. 물론 한국 내 친일성향이 강한 세력들에겐 불매운동을 한층 더 씹어댈 꼬투리도 된다.

SBS는 원래 매우 무책임한 언론이라서 그런 사회적 파급효과 따위는 알지도 못하고 알 생각도 없는 걸까? 그냥 무작정 질러보고 마는 걸까?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상식적 판단은, SBS는 당연히 그런 결과를 예상하고도 보도를 감행했다고 본다.

SBS 논설위원실 부국장직을 맡고 있는 원일희 SBS CNBC 앵커가 지난 15일 방송된 ‘용감한 토크쇼 직설’에서 클로징멘트를 하고 있는 모습. 
SBS 논설위원실 부국장직을 맡고 있는 원일희 SBS CNBC 앵커가 지난 15일 방송된 ‘용감한 토크쇼 직설’에서 클로징멘트를 하고 있는 모습. 

이런 의심은, “의병이 나라 구했냐”라며, “질 싸움에 끌려들어가는 것은 재앙”이라 강변했던 SBS 원일희 앵커 때문에 더더욱 심해진다. 유독 SBS에서만 이런 보도와 발언이 이어지니, 그게 원일희와 기자들 개인의 실수로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관련기사 : 미디어오늘 [원일희 SBS 논설위원 “의병이 나라 구했냐” 비하] 바로가기

물론 SBS는 불매운동의 동향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소개하는 보도도 많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건 다른 모든 언론들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조중동조차도, 불매운동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조중동은 동시에 ‘불매운동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열심히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아니, SBS의 행태와도 매우 비슷해 보이지 않은가?

굳이 뉴튼이 아니더라도, 사과나무 밑에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사과가 한 개도 아니고 두 개, 세 개 연달아 떨어지면, 뭔가가 사과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거 누구라도 알아챈다.

이번 일본인 공연자 보도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서 유독 SBS라는 나무에서만 떨어진 세 번째 사과다.

며칠 사이에, 하나의 이슈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 보도가 연이어 세 개나 나온 것이다. 아무래도 SBS에게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 과연 무리한 의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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