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주 칼럼] 일본이 갑자기 돈 빼면 큰일난다구요?
[하승주 칼럼] 일본이 갑자기 돈 빼면 큰일난다구요?
  • 하승주
  • 승인 2019.07.19 16:48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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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 은하랑 내일 충돌할 확률과 비슷한 수준
조선일보야 말로 제발 현실을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다 떠나, 금융을 정치적 공격에 쓰다 들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일본의 경제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빌려준 돈을 갑자기 갚으라고 하거나 만기연장을 싹 거부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공격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 이런 사례는 우리가 이미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 당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언론에서도 일본의 금융을 활용한 도발이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한 기사들이 가끔씩 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기사를 쓰다가 기자들이 맥이 풀려 아무 일이 없다는 걸로 자연스럽게 결론이 나고, 마지막에 ‘그래도 잘 대처해야 한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덧붙이는 걸로 끝이 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거의 돈을 빌려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총여신이 2천조쯤 되는데, 일본의 은행에서 빌린 대출 총잔액이 25조 밖에 안 되어서, 총여신의 1%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주식시장은 13조로 0.7%, 채권시장에는 1.6조로 0.1%가 들어와 있다.

비유하자면, 태평양에 사이다 한 컵 수준의 일본계 자금이 들어와 있는 셈이다.

숫자가 너무 미미하다 보니, 이걸 억지로 부풀리려고 하는 기사도 가끔 있는데, 그래 봤자 일본계은행이 일본 기업의 한국 지사에 빌려준 돈을 합쳐 보는 수준이다. 그거야 일본 기업들끼리의 거래이니 우리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대출 잔액이다. 그걸 강제로 대출회수 한다면, 일본은행이 일본기업을 죽이려고 드는 것일 뿐이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이런 사안을 가지고 금융위원회에서 한번 점검회의를 했고, 별 것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조선일보가 또 걱정을 태산같이 한다. 무려 기사제목이 “현실을 알고 큰소리쳤으면…”이란다.

무려 기사제목이 “현실을 알고 큰소리쳤으면…”이란다.
무려 기사제목이 “현실을 알고 큰소리쳤으면…”이란다.

우리가 모르는 현실이 따로 있나 싶어서 기사를 읽었다. 미리 결론을 말한다면, 조선일보야 말로 제발 현실을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아무리 조선일보라도, 국내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이 확 빠지면 울 나라가 위기라는 식의 기사는 차마 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전체 대출총량의 1%가 빠졌다고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식으로 오바를 한다면, 그 기자 이름은 그야말로 박제되어 평생 놀림감이 될 것이다.

정말 일본이 1초 만에 모든 대출과 주식채권을 다 싹 정리하면 문제가 생길수도 있겠다. 그럴 확률과 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 은하랑 내일 충돌할 확률을 비교해 보자. 그런 수준이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매우 참신한 걱정거리를 들고 왔다. 바로 ‘한일 통화스와프’이다. 이거 2008년에 맺었다가 만기연장 안되고 끊어졌는데 이걸 확보해 놔야 안심인데 이게 안 되어서 걱정이 태산이란다.

외환보유고 4천억불 보유한 나라에서 겨우 한 100억불 통화스와프 못 맺어서 나라 망할 걱정이나 하고 있으니 일단 저 걱정꾸러기가 너무 불쌍하다.

그러니 안심시켜 드리겠다.

일본은 알다시피 금리가 0%에 수렴한 국가이다. 이는 은행의 수익원인 예대마진도 거의 붙어 있다는 말이다. 일본 은행들은 정말 이 금리수준에서 예대마진을 몇%나 챙길 수 있겠나? 그러니 은행들은 전부 극심한 수익성 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는 아주 작은 금융상의 충격에도 일본 은행의 경영은 심하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경 2천조원에 달한다. 한마디로 천문학적인 액수이며, 일본 연간 총 GDP의 240%이다.

이렇게 돈을 빌렸다면 그 채권은 어디에 있겠는가? 이게 다 일본 은행 창고에 잠겨 있다. 물론 이자도 거의 0%에 가깝다. 이자수익 한 푼 제대로 안 나오는 어마어마한 채권이 창고에 쌓여 있는데, 일본 은행가들은 이걸 보고 그래도 국채니깐 안심하고 살겠는가? 아니면 집 지하실에 초대형 폭탄을 보관하고 있는 기분이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일본 은행이 한국에 정치적 목적으로 대출을 뺀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나라와 통화 스와프를 맺는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나라가 떼일 걸 각오하고 일본에다가 대출해 주는 각오를 해야만 한다.

생각을 해 보시라. 국가부채가 GDP의 40%인 대한민국이 불안한가? 240%인 일본이 불안한가? 대한민국이 일본의 긴급상황 발생시 인도적 차원에서 원조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통화스와프 계약이 가능하다. 스와프 계약이란 상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아, 일본 외환보유고가 1조2천억불이나 되니깐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두 가지를 기억하면 좋겠다.

첫째는 일본의 국가부채를 달러로 계산하면 약 12조불이니깐, 외환보유고의 10배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일보이 외환보유고가 많아서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대한민국도 무려 4천억불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어서 더더욱 괜찮다는 것이다.

다 떠나서.

정말로 일본이 정치적 목적으로 금융을 공격무기로 썼다는 사실이 국제사회에 들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10초만 생각해 보자. 그 즉시, 일본 은행을 보는 세계인의 시각은 베네수엘라나 짐바브웨의 은행을 보는 시각으로 바뀔 것이다.

1경2천조원의 빚을 진 국가가 관치를 하는 은행을 우리가 뭘 보고 믿어줘야 한단 말인가? 금융의 근간은 신뢰이다. 그런데 국가의 명령으로 금융이 동원되어 타국을 괴롭히는 수단이 된다고? 그런 국가의 금융에 무슨 신뢰가 남겠는가?

정말 조선일보는 현실을 알고 기사를 쓰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 언제까지 20년 전의 기억으로 살겠는가?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2012년 5월 31일에 공개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M31)의 충돌 직전 밤하늘 예측도. NASA는 기존 허블망원경을 이용한 예측과 달리,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을 이용해 M31을 관측한 결과 우리은하와 M31은 약 39억년 후 충돌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2012년 5월 31일에 공개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M31)의 충돌 직전 밤하늘 예측도. NASA는 기존 허블망원경을 이용한 예측과 달리,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을 이용해 M31을 관측한 결과 우리은하와 M31은 약 39억년 후 충돌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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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사 2019-07-27 14:15:08
조작을 안할라치면 손꾸락에 가시가 돋는 왜구일보들..무슨 낮짝으로 대한민국을 걱정하는척 오지네요

김미영 2019-07-26 18:04:52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다혜 2019-07-26 11:14:17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이해가 되네요. 아무것도 모르고 피상적으로만 그렇게 듣고 살아서 그런 줄 알았지 이런 내막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홍경욱 2019-07-26 10:45:36
글 잘 읽고 갑니다. 뉴비씨 화이팅!~~~

좋은글 2019-07-20 11:39:31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다른사이트에 퍼갈게요

영영용 2019-07-20 11:14:29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당~~

2019-07-20 10:19:20
잘보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기사 읽으면서 조선일보에게 조국은 역시 일본 이구나 확신하고 갑니다

Hydavape-혜선 2019-07-20 09:52:31
오늘도 단순한 진리를 재 확인하게 되네요. 좆선이 떠들면 정 반대로 해석하면 그만이구나 ㅎㅎ

김선명 2019-07-20 08:19:11
좋은글 감사합니다

금동이 2019-07-20 07:42:41
배우고 갑니다!

ㅇㅇ 2019-07-20 01:03:30
좋은 글 감사염~~

00 2019-07-19 22:02:2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우러기 2019-07-19 17:48:30
쪽센찌라시의 조국(왜국)에 대한 애국심이 대단하네
조작솜씨도 아베 나베 일베 3베 모두가 좋아할 만 하군요

이에 휘둘리는 우매한 토왜족은 큐트 하소장님의 부드럽고 친절한 발골에 삼배구고두로 감사를 표해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