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인] 뉴스를 공짜로 쓰는 공간
[잡상인] 뉴스를 공짜로 쓰는 공간
  • 김경탁
  • 승인 2019.07.03 19:0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다음 검색제휴된 인터넷 매체 뉴스프리존의 ‘무단 복제’ 발견
하단에는 역시나 “저작권자 ©뉴스프리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6·25전쟁 69주년 행사가 열린 다음 날이었던 지난달 26일, 뉴비씨는 [참전 유공자 홀대? 해도 너무한 한경의 왜곡·날조]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관련 링크 바로가기

한국경제신문(약칭 한경)이 이날 신문에 게재한 [6·25 행사서도 홀대받은 참전 유공자들]이라는 원고지 6.1매 분량 기사의 문장 하나하나를 씹고 뜯으면서 이 ‘홀대론’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날조인지에 대해 기사 전반에 넘쳐나는 ‘악의’를 파헤친 기사였다.

기사 작성에 들인 공에 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최근의 뉴비씨 접속통계 추세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인 조회수가 나왔기에, 커뮤니티 등에서 기사 링크를 달고 퍼간 것이 있는지 구글링을 해보았다가 눈이 휘둥그레지는 ‘기사’를 봤다.

인터넷 매체 ‘뉴스프리존’에서 이 기사를 토씨 하나까지 그대로 긁어다 전재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뉴스프리존은 ‘참전 유공자 홀대? 해도 너무한 한경의 왜곡·날조’라는 원래 제목의 앞에 ‘6·25전쟁 69주년 행사 현장’이라는 어절을 덧붙이고, 뉴비씨 기사의 부제는 뺀 다음 작성자 이름만 ‘손우진 기자’로 바꿔서 달았다. 

그리고 이런 사례에서 늘 그랬듯이 기사 하단에는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라는 표기가 붙어있었다.

기사의 승인 시간은 26일 오전 9시 9분으로 되어있었다. 필자가 이 기사를 업로드한 17시 38분보다 빠르다. 수정 시간은 27일 22시 18분이다. 아마도 이 시간이 실제 기사를 업로드한 시간일 것이다.

필자는 원 기사 작성자이기 때문에 이게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제3자가 뉴비씨와 뉴스프리존의 두 기사를 모두 봤다면 뉴비씨가 뉴스프리존 기사를 무단 복제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뉴비씨 기사보다 승인 시간이 빠르다.
뉴비씨 기사보다 승인 시간이 빠르다.

지금까지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인터넷 매체에서 내 기사를 거의 비슷하게 복제해간 것을 발견한 사례는 꽤 많았다. 하지만 이번 뉴스프리존의 경우처럼 삽입 사진과 사진 캡션까지 그대로 퍼다 넣은 적은 처음이고, 입력 시간을 조작한 것도 처음이다.

그 대담함이 놀라워서 이게 처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손우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버튼을 눌렀다.

바로 이 기사 바로 밑에 있는 ‘박원순 비하·조롱하고 시민 위화감까지.. 천막 4동 재설치한 공화당’이라는 기사가 똑같은 사례였다.

‘서울의 소리’가 26일 오전 10시47분 입력한 [천막 4동 재설치한 공화당 "원숭이가 왔다" 비하, 조롱.. 공권력은 개나 줘버려?]라는 기사를 그대로 복제한 것이다.

뉴스프리존 기사 링크 바로가기

서울의 소리 기사 링크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기사의 승인시간은 26일 0시 10분, 수정 시간은 27일 12시 52분이다.

뉴스프리존은 국내 양대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에도 뉴스검색 제휴가 되어있다.

그나마 다행(?)히도 이 복제기사들은 포털에 송고하지 않았더라.

혹시나 포털에 송고했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에도 헛웃음이 나오는 일이 있었다.

온라인상의 좀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 ‘유사언론’의 대표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인사이트’라는 인터넷매체가 [“문재인 정부, 6·25 참전용사들 행사에 불러놓고 ‘푸대접’했다”]라는 제목으로 한경의 날조기사를 우라까이(‘표절’의 언론계 전문용어)해서 게재해 놓은 것이다.

한경이 실명으로 보도한 이들을 ‘현장에 있던 관계자’라 눙치면서 뉴비씨가 문장 단위로 분해한 그 내용을 문장만 살짝 다르게 그대로 담은 인사이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까지 6·25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이명박·박근혜는 한번씩 참여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21세기 대한민국 언론판의 여러 문제점들을 잠깐 사이로 한꺼번에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진한 어이없음에 헛웃음을 지으면서 뉴스프리존 홈페이지를 다시 살펴보는데, 사이트 상단에 걸려있는 ‘뉴미디어, 붓의 가치 실현’이라는 모토가 눈에 걸린다. 

갑자기 모든 의문이 풀렸다.

뉴스(news) 프리(free) 존(zone). 뉴스를 공짜로 퍼다 넣는 공간…. 필사(筆寫)의 가치를 실현하는 신박한 매체라는 뜻이구나. You win.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성우 2019-07-04 00:29:21
뉴스프리즌 뻔뻔함이 도를 넘었구나?

어우러기 2019-07-03 23:49:40
양심따위 개에게 주고 오직 밥벌이로 기자질하는 기레기와 매체들을 적극적으로 제재힐 법과 시스템이 시급합니다. 이효상 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