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에서 건축비 빼면 땅값이 돼야한다?
아파트 가격에서 건축비 빼면 땅값이 돼야한다?
  • 김경탁
  • 승인 2019.06.25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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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공시지가, 15년 동안 시세반영률 낮게 조작됐다” 주장
2월엔 “부동산 보유세 70조원 덜 걷혔다”며 감사원에 감사 청구
국토부 “분석 전제 및 방식이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다르다” 반박
경실련, 언뜻 앞뒤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황당무계한 억지 말장난
6월 24일 경실련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6월 24일 경실련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해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24일 “서울 표준지 아파트들의 시세반영률과 공시가격,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게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5년째 조작하여 거짓이 된 공시가격제도 폐지하라”고 주장했고, 이 내용은 KBS와 연합뉴스를 비롯한 여러 주요 언론이 별다른 검증 없이 주장 그대로를 반영·보도됐다.

국토교통부는 경실련 측 주장과 분석의 전제 및 방식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25일 발표했다. 이에 경실련은 즉각 재반박 성명을 내면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의 공시가격 제도 개선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국토부가 매년 조사·결정하는 표준지 공시가격은 2005년에 제도가 도입된 이후 모든 개별 부동산의 과세기준인 공시가격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경실련은 2019년 표준지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발표된 수치인 64.8%의 절반 수준인 33.7%에 불과했다며 이는 부동산 보유세를 과다하게 낮게 책정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앞서 지난 2월에도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공시지가를 책정하면서 14년간 부동산 보유세 70조원이 덜 걷혔다”면서 감사원에 국토부와 한국감정원 등 공시가격 감정기관의 직무유기를 감사해달라고 청구한 바 있다.

경실련은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시지가 조작으로 70조원의 세금이 누락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실련은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시지가 조작으로 70조원의 세금이 누락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감사원은 표준지 및 표준주택의 절차적 정당성, 자료의 오류 등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만 감사하고 부동산 적정가격을 공시하지 못한 국토부 장관의 직무유기, 공시가 축소로 인한 세금징수 방해와 70조 규모 징세하지 못한 부분 등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경실련은 “국토부의 거짓통계와 감사원의 축소부실 감사는 불공정한 공시가격으로 인한 세금 차별 방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번 기자회견 이틀 전인 22일에는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내부의 불공정 공시가격 실태를 파악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시세 반영률을 높이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공평과세를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기자회견은 몇몇 언론에 보도됐지만 경실련 홈페이지에는 올라와있지 않다.

경실련 측 주장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25일 보도참고자료에서 “경실련 분석의 전제 및 방식이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이 분석에서 ‘토지 시세’는 각 아파트의 시세에서 준공 시점에 따라 건물가격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산출했고, ‘아파트 땅값’은 땅값과 건물값이 합쳐진 개념인 공시가격에서 정부가 정한 건물값(국세청 기준시가)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산출해서 사용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경실련이 아파트 시세로 인용한 시세는 ‘KB 시세’로, KB 시세는 중개업소 호가 등 사정이 반영된 가격이어서 적정성 여부가 불명확하여 공시가격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이 이번 분석에 사용한 ‘KB 시세’는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의 기초로 사용하는 ‘시세’가 아니라 ‘시세’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많은 근거자료의 하나인 ‘시세정보’일 뿐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기초가 되는 ‘시세’는 해당 물건의 실거래가 뿐만 아니라, 감정평가 선례, 주택매매동향, 민간 시세 정보, 매물정보 등 다양한 가격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조사한 것이다.

또한 아파트 부지의 공시가격(땅값)은 부동산공시법령 및 하위고시 등에 따라 ‘나지상태’(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상태)를 상정하여 인근지역에 있는 유사 토지의 거래사례, 감정평가선례, 시세정보 등 가격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가하고 있다.

특정 시기의 일부 실거래가나 매도호가를 토대로 제공되는 ‘시세정보’는 정부가 사용하는 ‘시세’와 당연히 차이가 있고, 같은 단지 내에서도 평형이나 개별 호별로 시세상승률이 다르며 동일한 평형이라도 층·조망·향 등에 따라 시세가 다르기 때문에 공시가격과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아파트 땅값은 경실련 방식처럼 아파트 가격에서 건축비로 계산한 건물값을 단순히 공제하는 방식으로 파악할 수 없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경실련은 25일자 재반박 성명에서도 “정부 주장대로 공시지가가 적정가격이라면 모든 아파트 분양가는 공시지가와 건축비의 합으로 결정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서 경실련은 “아파트 분양가도 토지매입원가와 건축비의 합으로 결정된다”며, “땅값과 건물값을 제외한 제3의 가치가 있다는 것은 토지가격을 낮춰 토지를 많이 보유한 재벌기업이나 부동산부자 등에게 세금특혜를 주기 위한 변명이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언뜻 앞뒤가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황당무계한 억지주장이자 말장난이다.

거래 당사자 간의 자유시장 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적정가격’(시장가격)과 정부가 과세의 기준점으로 삼기위한 지표로 도출한 ‘적정가격’(시세)을 같은 의미이거나 서로 동일해야한다는 억지 전제에 근거한 논리전개라는 말이다.

경실련의 공시가격 제도 폐지 주장은 양도세처럼 보유세도 개별 부동산의 실거래 가격을 과표 근거로 삼으면 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는 시장 가격 변화에 따른 부동산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 과세금액에 대한 납세자들의 승복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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