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칼럼 코너 ‘시시각각’은 가짜뉴스 공장인가
중앙일보 칼럼 코너 ‘시시각각’은 가짜뉴스 공장인가
  • 김경탁
  • 승인 2019.06.17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자리 안정자금 억지로 받았다는 변호사, 가상소설 아니면 범죄자
노동부 “일자리 안정자금은 사업주 대상…고소득이면 지원 제외돼”

고용노동부가 “일자리 안정자금은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월 평균보수 210만원 이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소상공인 및 영세사업주에게 지원되고 있다”며 “업종·직종에 따른 제한은 두고 있지 않으나, 30인미만 고용 사업주라 하더라도 고소득 사업주(과세소득 5억원 초과)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고 17일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밝혔다.

중앙일보의 주말판인 중앙선데이 15일자 T30면 톱으로 게재하고 같은 날 새벽 12시 무렵 네이버에도 송고한 ‘[김동호의 시시각각] 마오쩌둥 참새잡이 뺨치는 이야기’라는 칼럼 기사에 대한 설명이다.

김동호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이고 ‘시시각각’은 이 회사 논설위원들이 함께 쓰는 기명칼럼 코너의 이름이다.

60대 후반 변호사는 가상인물이거나 범죄자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60대 후반 변호사는 가상인물이거나 범죄자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기사는 “기가 막힌 얘기가 있다. 돈 많은 변호사가 매달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는 사연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법조계 고위직을 거친 60대 후반 변호사가 지인의 법률사무소에 이름만 걸어놓고 소일거리 삼아 출근하면서 가끔 법률 자문을 해주는 정도의 일을 하고 월급 200만원을 받고 있는데,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아 사양하려고 했지만 담당 공무원이 “제발 받으시라”고 읍소해서 어쩔 수 없이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얘기’는 근본부터 거짓말이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월 평균보수 210만원 이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소상공인 및 영세사업주에게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이름만 올려두고 월급을 받아가는 그 60대 후반 변호사에게 받으라는 통보가 갈 일이 없다.

만약 통보가 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더 문제다.

그 60대 변호사는 지인의 법률사무소에 그냥 이름을 걸어놓은 것이 아니라, 해당 지인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아니어서 자신의 변호사 자격증을 무단 대여해줘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게 해준 변호사법 위반 범죄자라는 뜻이 된다.

칼럼에서 담당 공무원이 “제발 받으시라”고 읍소한 이유는 일자리안정자금 집행률이 저조해서 5월 현재 37%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30인 미만 고용 사업장은 조건만 되면 원하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문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노동부는 “업종·직종에 따른 제한은 두고 있지 않으나,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라 하더라도 고소득 사업주(과세소득 5억원 초과)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2019년 일자리 안정자금은 5월말 현재 지원 사업체 약 70만개소(노동자 243만명)에 1조 286억원이 지원(지원금 예산 2.76조원의 37.2%) 되었고, 신규 신청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연간 집행전망에 따라 적정하게 집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 글에서 마오쩌둥이 참새를 해충으로 지목해 곡식 생산이 줄어들고 수천만명이 아사했던 비극적 역사를 언급하고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4대강 보(洑) 해체 과정도 모두 참새잡이와 닮았다”며 “민생에 역행하는 정책실험들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4대강 보 해체 등에 대해 그동안 언론들이 꾸준히 생산하고 있는 가짜뉴스들을 집대성해서 서술한 김씨는 정부의 해명은 ‘신기루’라고 한마디로 일축하거나 아예 그런 해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외면한다. 

특히 정부가 내세운 ‘지향’일 뿐 아직 시작되기는커녕 구체적인 타임라인도 확정되지 않은 탈원전이 벌써부터 원전기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하고, 전기요금이 꾸준히 내려가고 있는 것은 숨긴채 “전기요금 폭탄이 투하될 일만 남았다”는 식이다.

칼럼의 문장 하나하나가 거짓으로 점철되어있는 것이 너무나도 황당해서 김씨가 이전에 썼던 칼럼들을 찾아봤더니 그동안 써왔던 칼럼들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

3월 9일자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유감]에서는 “즘 서울과 인천은 전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나쁜 곳 1, 2위를 앞다툰다”고 썼고, 3월 23일자 [이런 폴리페서들은 없었다]에선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이 교수 출신인 게 무슨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조졌다.

4월 20일자 [어느 서울대생의 취업분투기]에서는 서울대 인기학과를 졸업한 어느 청년이 4전5기로 취업했다는 사연이 황교안 자한당 대표의 ‘일자리 사기극’ 운운을 단순한 정치공세로만 볼 게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됐다.

5월 18일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는 버스요금 인상을 거의 상관없는 주52시간 근로제 탓으로 단정하면서 “또 국민 주머니 털기에 나섰다”고 써놓기도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