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저주하는 한국경제…이번엔 “그리스처럼 파탄”
한국 경제 저주하는 한국경제…이번엔 “그리스처럼 파탄”
  • 김경탁
  • 승인 2019.06.1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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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맛에 맞는 전문가 목소리만 모아 ‘포퓰리즘 망국론’ 제기
기재부 “한국·그리스, 복지지출·부채규모 등 달라 비교 부적절”

문재인정부에 대한 증오심 때문인지 한국 경제에 좋은 소식은 외면하고 나쁜 측면만 발굴해 연일 저주를 퍼붓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하 한경)이 이번에는 2010년 IMF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세계경제에 충격을 줬던 그리스 사례를 가져다 붙이면서 “이대론 그리스처럼 파탄”이라는 기사를 냈다.

한국경제신문 6월 10일자 1면
한국경제신문 6월 10일자 1면
전날 네이버PICK 기사로 송고했다.
전날 네이버PICK 기사로 송고했다.

10일자 신문 1면 톱에 게재하고 하루 전 네이버 PICK 기사로도 송고한 [나랏돈 퍼주는 정부…“이대론 그리스처럼 파탄”]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경은 “문재인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1980년대 그리스와 닮은꼴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서두에서 1980년까지 남유럽 최강국중 하나였던 그리스가 1981년 집권한 사회당 정권의 포퓰리즘 선심성 정책으로 결국 재정붕괴를 일으키면서 ‘유럽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과정을 거칠게 요약한 후 이런 주장을 제시했다.

‘지적’을 했다는 ‘전문가들’ 중에 기사에 실명과 구체적 언급내용이 나오는 사람은 박형수 전 조세재정연구원장과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 3명이다.

△박형수 전 원장 “건강할 때 재정을 지키지 못하면 그리스처럼 될 수도 있다”
△옥동석 교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허투루 쓰이는 예산을 아껴 △필요한 곳에 투입해야 한다”
△김광두 교수 “사람의 경쟁력을 올리는 교육 개혁, 직업훈련 개혁 등은 소홀히 하고 퍼주기식 재정 투입만 계속하다가는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구조적 위기에 처할 것”

이 전문가들의 인용 발언은 ‘원론적’으로 틀린 데가 없는 말이지만 현재 한국이 처해있는 경제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진 소리로, 당장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5월 보고서에서 한국에 권고한 내용은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를 부양하라는 것이었다.

세 사람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한경이 왜 이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댔는지 ‘큰 그림’이 드러난다.

박 전 원장과 옥 교수는 박근혜정부 인수위 출신이고, 김 교수는 박근혜 대선공약 ‘줄푸세’를 만든 인물로 한경이 원하는 ‘그림’에 맞는 발언을 해줄만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박형수 전 원장은 박근혜정부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2013년 3월 역대 최연소 통계청장이자 박근혜정부 최연소 차관급 인사라는 기록을 세웠던 인물로, 2015년 6월 조세재정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의 전임자가 옥동석 교수였다.

임기를 4개월여 남긴 2018년 2월 돌연 사퇴한 박 전 원장은 학계에서 재정건전성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 인물로 알려져 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말에는 적극 재정에 반대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그는 2016년 11월 한 전문지 인터뷰에서 당시 한국의 국가채무 규모(GDP대비 약 40.1% 전망)가 OECD 전체 정부부채규모(GDP대비 110%)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9.5%다.

김 교수의 경우, 18대 대선 이후 박근혜 정부와 척을 지다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직을 거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기도 했지만 2018년, 적폐청산에 대한 부정적 입장과 경기 판단에 대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논쟁 등으로 갈등을 빚다가 그해 31일 사임했다.

한경은 이 기사에서 복지 지출이 증가하는 것들을 줄줄이 나열하면서 마치 재정상황에 당장이라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 같은 공포분위기를 만들려고 시도했고, 정책예산과 재정투입을 동일한 것처럼 기술하면서 마치 정책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133조원, 114조원.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부터 문재인 정부 3년 차인 올해까지 저출산과 일자리 대책에 쏟아부은 나랏돈이다”라는 문장이다.

박근혜정부가 쓴 돈과 문재인 정부가 쓴 돈을 하나로 묶어서 계산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데다, 이어진 문장에서는 저출산 해소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없다고 퉁쳐서 넘겨버리는 것은 나태함을 넘어 비양심적이다.

이 기사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11일 해명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와 그리스는 정치·경제적 여건, 복지지출 및 부채 규모 등이 모두 상이해 동일 차원에서 비교하는 것은 과도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다양한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치·경제적 여건’ 측면에서 그리스는 한국과 달리, 유로존 가입(’01년)으로 주요국과의 단일 통화권에 편입되면서 경제·재정 운용에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고, 주요국에 비해 만연한 탈세·부정부패 등이 재정 위기의 요인으로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었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복지지출’ 면에서도 그리스는 1980년 GDP 대비 9.9%였던 복지 지출을 2018년 23.5%까지  적극 확대한 반면 현재 한국은 1980년대의 그리스보다도 GDP 대비 복지 지출 비중이 더 낮은 상황이라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또한 ‘부채’ 자체만 봐도 그리스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2000년부터 이미 GDP 대비 100%를 상회했고, 현재는 180% 이상으로 OECD 평균보다 높은 반면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2017년 기준 42.5%로, 그리스는 물론 OECD 평균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리스의 실패 사례를 반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기재부는 강조했다.

한편 기재부는 “정부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의 선제적,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와 함께 강력한 양적·질적 지출구조조정, 세입기반 확충 등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도 병행해서 적극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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