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이게 다 탈원전 때문이다”…좀비와의 전쟁
언론들 “이게 다 탈원전 때문이다”…좀비와의 전쟁
  • 김경탁
  • 승인 2019.05.31 18: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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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십 차례 반복적으로 발표한 설명·해명 외면하며 오보 또 오보
시작도 안된 탈원전 탓…팩트는 ‘문재인정부 기간 원전 비중 증가 전망’
‘결론’ 미리 정해놓고 근접 팩트만 골라 찾아 기사 써대는 고질적 ‘악습’
머리에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 불로 태워서 없애야 하는 좀비무리 연상

요즘, 아침에 출근해서 거의 이틀에 한 번꼴 혹은 그 이상 자주 하게 되는 ‘대사’가 있다.

“또 나왔네. 탈원전 탓.”

정부 대변인 격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사이트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오해하기 쉽게 교묘하게 보도한 언론기사들에 대해 각 담당부처가 발표한 해명자료를 모아둔 [사실은 이렇습니다] 섹션을 보면서 자동으로 터져 나오는 말이다.

이 섹션에서 ‘탈원전 무관’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자료는 2018년 6월 18일 올라온 ‘한전 및 발전공기업 부채 증가, 에너지전환 정책과 무관’부터 2019년 5월 29일 올라온 ‘영국 원전사업 협상중단, 英 정부 신사업 모델 도입 영향’까지 총 28건이다.

'탈원전 무관'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리스트
'탈원전 무관'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리스트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이 제목만 훑어봐도 한숨이 나온다.

거의 똑같은 취지의 ‘탈원전 탓’ 기사가 며칠 주기로 반복해서 나오고 있어서다. 그중에는 원자력 관련 학과 전공자가 줄어들었다거나(줄지 않았음), 석탄발전 미세먼지 배출량이 늘었다는(줄고 있음) 등의 아예 핵심 팩트 자체가 틀린 기사에 대한 해명도 적지 않다.

언론들은 한국전력공사의 실적 악화도, LNG 수입증가도, 온실가스 배출비용 증가도, 포항지진도, 태양광 발전 확대 부작용도, 영국과의 원전사업 협상중단도, UAE의 원전 정비계약 방식 변경 검토도 모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 실적 악화는 원전 정비 증가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의한 것이며, 이중에서 원전 정비 증가는 거의 전적으로 이명박·박근혜정부 시기에 벌어지고 드러난 원전비리 때문이다.

2018년도 LNG 수입 증가는 원전 정비 증가에 따른 LNG 발전량 증가와 함께 1~2월 혹한에 따른 난방수요 증가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비용 증가는 배출권 거래 단가 상승과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발전량 증가 때문이다.

포항 지진의 원인으로 조사된 지열발전 상용화 강행은 이명박정부가 2010년에 시작한 것이고, 태양광 발전 증가로 인한 삼림 훼손은 2014년 박근혜정부 때 시작된 것으로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삼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2018년 5월에 나와 시행중이다.

산업자원통상부는 이미 했던 해명을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있다. 이미 ‘오보’를 냈던 매체를 포함해 수많은 주요 언론사들이 비슷한 가짜뉴스를 계속 내기 때문이다. 머리에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 불로 완전히 태워서 없애야 하는 좀비무리를 연상하게 된다.

뉴비씨에서 여러번 보도했지만,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사업의 하나로 추진중인 ‘에너지 전환정책’에서 원자력 발전을 멈추는, 말 그대로의 ‘탈원전’은 구체적인 실행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수렴과 법적 제도적 절차를 원칙에 의거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원전 5기가 추가로 가동되면서 전체 전력생산에서 원전의 비중은 늘어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은 정부 출범 첫해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철회되어 공사가 재개되었고, 새 원전인 신한울 1·2호기는 공사가 마무리돼 발전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신고리 4호기는 승인까지 마치고 현재 시험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2017년 포항 지진으로 멈췄던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해 2018년 6월 조기폐쇄 결정이 내려져 영구정지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가동연한(2022년)까지 전기 생산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보다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서 내려진 결정일 뿐이다.

또한 2017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업허가를 내줬던 신한울 3·4호기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건설 초기 단계에서 잠정중단됐지만 이 사업의 ‘법적 취소’를 위해서는 계획인가 기간인 2021년 2월이 지나야한다.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의 폭주하던 원전 증가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렸을 뿐 증가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정부는 ‘완전한 원전 제로’에 소요되는 시간을 약 60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60년은 지금의 정책기조가 변함없이 이어져갔을 경우를 전제로 한 계산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주요 언론매체들의 보도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미 가동중인 원전이 멈추고 폐쇄되기라도 한 것 아닌가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전기산업과 관련해서 무슨 일만 있으면 “이게 다 탈원전 때문”이라는 식의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입버릇처럼 ‘팩트 타령’을 떠들곤 하는 소위 ‘언론인’들이 이런 가짜뉴스를 끝없이 반복해서 생산할 수 있는 뻔뻔함과 용감함의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팩트’만 취사선택해서 기사를 내보내온 한국 언론 특유의 고질적 악습이 있다.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인력으로 정해진 지면을 채워야하는 압박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악습과 압박감이 결합된 위에, 내 선배가 그래왔고, 상사가 그렇게 시켰고, 내 동료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데 왜 나는 하면 안 되냐는 군중심리가 부끄러움을 없애면서 언론들은 스스로를 좀비로 만들었다.

고성능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우주여행 사업을 추진중인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월 계열사 홈페이지를 통해 화염방사기를 팔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좀비로 인한 세계멸망이 벌어지면 화염방사기 사두길 잘했다고 느낄 것”이라며 퇴치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주겠다고 말했다.
고성능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우주여행 사업을 추진중인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월 계열사 홈페이지를 통해 화염방사기를 팔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좀비로 인한 세계멸망이 벌어지면 화염방사기 사두길 잘했다고 느낄 것”이라며 퇴치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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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혜 2019-06-02 07:03:56
어째 제정신 박힌 메이저 언론사 기자들이 이렇게도 없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