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같은 언론 무리의 ‘시작도 안된 탈원전 탓’
좀비 같은 언론 무리의 ‘시작도 안된 탈원전 탓’
  • 김경탁
  • 승인 2019.05.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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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매경·조선에 ‘영감’ 준 서울경제 단독 기사…그리고 언급조차 안된 동아일보
UAE 원전 장기 정비계약 입찰방식 변경 가능성에 근거 없는 ‘탈원전 탓’ 보도들
산자부 해명자료 “UAE 정비사업 계약은 우리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

10~15년의 단독 수주가 전망돼 원전업계 먹거리로 기대를 받았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의 장기정비계약(LTMA) 입찰이 3~5년짜리 계약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내 언론매체들은 이 소식에 아무 상관없는 ‘탈원전 탓’을 연결시켰다.

산업통상자원주(이하 산자부)는 “한-UAE 업계는 바라카 정비사업에서의 한국의 중점적 역할을 긴밀히 논의 중인 바, 협상완료시 UAE측이 주요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UAE측의 정비계약은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27일 해명자료를 통해 밝혔다.  

산자부의 발표는 같은 날 보도된 한국경제 [탈원전 탓... UAE 단독수주 물건너 가나], 매일경제 [3조 규모 UAE 원전정비 한국 단독수주 무산위기], 조선일보 [‘UAE원전 장기 정비’ 한국 단독수주 힘들 듯]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이다.

기사들은, “우리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KPS 등 ‘팀코리아’에 정비‧수리를 맡기는 게 불안했을 것이란 ‘관측’이 있고, 일각에선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실망한 것이 UAE 정부가 LTMA계약을 당초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추진하는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는 내용에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원전업계 관계자의 추측성 코멘트를 덧붙이는 대동소이한 것이었다.

이 보도에 대해 산자부와 한수원은 우선 “UAE 정비계약은 협상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 내용은 UAE측과 체결한 비밀유지협약(NDA)에 따라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재했다.

계약 당사자들이 비밀유지를 하고 있는 사항에 대한 ‘관측’을 토대로, 지적과 해설을 국내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어 “UAE측은 향후 정비사업에 있어 팀코리아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협상이 완료되면 UAE측에서 주요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UAE 정비사업 계약은 우리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산자부와 한수원은 밝혔다.

이 해명자료에서 산자부는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설계지원계약‧핵연료MOU 체결(‘18.3), UAE 왕세제 방한계기 업계간 협력 선언문(‘19.2) 채택 등 양국간 원전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도 UAE측은 원전 설계‧건설은 물론 운영‧정비 과정에도 한국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양국간 원전협력 의지를 지속 표명했다는 것이다.

실제, 아랍에미리트 원자력에너지공사(ENEC)의 모하메드 알하마디 사장은 22일 제주도에서 열린 원자력 연차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세계적으로 신규 8개국이 원전 도입을 계획하는 등 원전은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 원자력 기술이 전 세계 원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매체 대부분은 알하마디 사장의 기조강연 내용 중에서 이 부분을 빼고 원전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부분만 보도했다.

산자부는 해명자료 말미에서 “UAE측은 한국과 협력을 중심으로 향후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바, UAE측은 정비계약 체결방식을 검토 후 사업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들 3개 매체 보도의 원 출처는 한국일보 계열 경제신문인 ‘서울경제’가 27일자 신문 1면 톱기사로 게재한 [UAE원전정비 韓단독수주 결국 날아갔다]라는 기사로 보인다. 이 기사는 하루 앞선 26일 [단독]을 달아 오후 5시 35분에 인터넷에 올라왔고 9시 19분에 최종 수정됐다.

서울경제 기사는 제목에서 ‘날아갔다’는 단정적 표현을 썼지만, 첫 문장은 “한국의 ‘단독수주’가 결국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였다.

그 근거는 원전업계의 “UAE 바라카 원전 LTMA 운영사인 ‘나와’가 한국에 유리한 경쟁입찰 대신 입찰에 참여한 한국·미국·영국 등 3개사에 하도급 형태로 물량을 나눠주는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전언이었다.

서울경제는 특히 해당 기사의 인터넷판 하단에 이어 게재한 [UAE원전정비 최대 3조 기대했는데...美·英과 파이 나누면 수주액 ⅓로 줄어]라는 기사에 [“한국 원전에 대한 불신” 지적도]라는 부제를 달았는데, 이 부제목이 다른 매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원전에 대한 불신’ 관련 내용은 해당 기사 안에 아예 들어있지 않다.

최종 지면에는 '한국원전에 대한 불신'이 빠져있다.
최종 지면에는 '한국원전에 대한 불신'이 빠져있다.

이 기사는 1면톱 관련으로 해당 신문 6면에 게재된 기사로, 최종 지면에서는 ‘한국 원전에 대한 불신’이라는 부제가 아예 빠져있다.

기사 안에 그런 내용이 없으니 서울경제의 신문 편집부에서 당연히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 판에는 기사에 없는 내용이 부제목으로 살아있다.  

한편, 매경과 조선일보가 주장하고 싶은 ‘탈원전 탓’을 부제목 정도로 숨겨놓은 것과 달리 한경은 아예 제목의 앞머리에 이를 명시했다. 한경은 뉴비씨가 최근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듯이 ‘시작도 안된 탈원전 탓’ 보도에 가장 열성인 매체이다.

또한 산자부 해명자료에는 아예 거명되지 않았지만 이들 3개 매체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동아일보도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최초 보도한 서울경제를 포함해 다른 매체들이 모두 ‘알려졌다’는 전언 형식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유일하게 “예정이다”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다.

용감무쌍 혹은 단순무식한 동아일보
용감무쌍 혹은 단순무식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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