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고용세습 여론몰이 위해 ‘가짜뉴스’ 제작·유포
현대차 노조, 고용세습 여론몰이 위해 ‘가짜뉴스’ 제작·유포
  • 김경탁
  • 승인 2019.05.21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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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 본인 및 유가족에 대한 ‘대체채용’ 제도는 없다”
연합뉴스가 검증 없이 받아쓰자 다른 매체들도 우르르 그대로 받아 사용

민주노총 산하 전국 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조합원 고용 세습 관철을 위한 여론몰이를 하려고 ‘국가유공자 자녀에 대한 대체 채용 제도가 있다’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했다.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이 가짜뉴스 보도자료를 검증없이 그대로 보도했고, 이 기사를 다른 많은 매체들이 다시 그대로, 혹은 기자 이름만 바꿔쓰거나 토씨만 다듬는 수준으로 가공해서 홈페이지 등에 게재했다.

연합뉴스는 20일 울산 지역 발로 [현대차 노조 "울산시민 73%, 산재 사망자 자녀 대체채용 찬성"]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현대차 노조가 울산시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면 그 자녀를 대체채용하는 방안에 73%가 찬성했다’는 내용이다.

현대차 노조는 울산사회조사연구소에 의뢰해 17일 하루 동안 울산광역시민 1007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 방식(ARS) 조사(신뢰도 95% 수준)한 결과를 이날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첫 번째 조사문항은 ‘회사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가장의 유가족 생계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였는데, 이에 대해 ‘근무한 회사’라는 응답이 64.3%였고, ‘잘 모르겠다’가 35.7%였다.

문제의 가짜뉴스는 두 번째 문항에서 나왔다. ‘공무원으로 근무 중 사망한 유가족은 국가보훈처에서 생계를 위해 자녀에게 대체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를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했고, 이에 ‘알고 있다’는 응답이 21.3%, ‘잘 모른다’는 응답이 78.7%였다.

이 내용을 전한 연합뉴스 기사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본인 및 유가족에 대한 ‘대체채용’ 제도는 없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유공자 본인 및 유가족에 대한 취업지원은 가점이나 제한경쟁에 따른 지원이지, ‘대체채용’ 제도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존재하지도 않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숫자가 21.3%나 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설문조사의 세 번째 문항은 산재 사망 가장 유가족에 대한 대체채용 허용 찬반을 묻는 질문이었고, 마지막 문항은 ‘공무원 사망자 자녀 대체채용은 합법이고, 일반 국민이 일하다 사망자 자녀 대체채용을 불법이라는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문항의 응답은 각각 ‘반대한다’ 27.3% vs ‘찬성한다’ 72.7%, ‘잘된 판결이다’ 22.1% vs ‘잘못된 판결이다’ 77.9%였다. 문항 배치순서나 질문 문장의 편향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아니, 노조가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치는 결과일 수도 있겠다.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는 무단복사를 막기위해 마우스 드래그 금지가 설정되어있다. 그렇다고 캡쳐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는 무단복사를 막기위해 마우스 드래그 금지가 설정되어있다. 그렇다고 캡쳐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도자료에서 현대차노조는 “울산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공무원은 합법, 노동자는 불법’이라는 현대차 단체협약 1심, 2심 무효판결은 고용세습 여론몰이 등 잘못된 판결임을 확인했다”며, “대법원은 현대차 특별(대체)채용 단체협약에 대해 신속히 합법 판결을 선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1년 단체협약에서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과 ‘산재사망 유가족 특별채용(위에서 언급된 대체 채용)’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조항은 실제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후 ‘직원자녀 우선채용’ 조항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고용세습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현대차 노조는 이 조항을 폐기하는 대신 대체 채용을 실제로 실시하라고 요구하며 2015년에 소송을 제기, 그해 1심과 이듬해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날 해명자료에서 보훈처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직무수행으로 사망한 국가유공자 유족에 대해 헌법과 법령에 근거해 그 가족이 영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취업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본인 및 유가족에 대한 취업지원은 국가기관 또는 기업의 공개채용시험에서 가점을 부여하거나, 일반 기업체는 보훈대상자간 경쟁을 통해 보훈특별고용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공무원에 대한 특별채용은 운전·방호·위생 등의 일부 직렬에 한하여 제한경쟁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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