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14:32 (수)
봉하에서 만납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만납시다.
봉하에서 만납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만납시다.
  • 이민재
  • 승인 2019.05.21 09: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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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대중들의 집단지성을 신뢰해야 한다.
참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만 한다.
추종하는 시민이어야겠는가? 선택하는 시민이어야겠는가?

벌써 10년이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봉하마을로 귀향하셔서 밀려들어오는 시민들 한복판 강단에 서서 꿈꾸었던 미래사회의 진보적 가치를 끝내 이루지 못하고, 비운하게 서거하신 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 분의 많은 말들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귀향하시던 날, 귀향 연설에서 우리 모두에게 던지셨던 그리고 다짐했던 그 말들이 아직도 나의 뇌리에 떠나질 않고 있다. 어쩌면 나는 그 미완의 바람 속에 때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고 또 지금처럼 계속 헤맬 것이다. 

그 내용을 잠깐 소개해보면 이렇다. 

"앞으로 한국 민주주의는 갈 길이 남았습니다. 이 민주주의를 마저 채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어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가 될 만큼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주의가 더 어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더 진전된 민주주의가 어제가 돼서 그것이 우리 정치인들에 과제가 되고 그렇게 우리 국민들과 더불어서 민주주의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민들이 할 몫이 있습니다. 그것은 참여입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에 발을 담가놓는 순간, 다음 자신의 당선을 위해서 소신껏 다하기가 어렵죠. 그때부터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민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은 계속 밀고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난 87년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모든 손해를 감수하고 서라도 밀어붙였듯이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밀고 왔듯이, 여러분 시민들이 밀고 가면 앞으로 우리 민주주의는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참여 민주주의 그거 한번 합시다. 나라가 통합된 그런 민주주의, 지역으로 갈라서 싸우는 민주주의 정치가 아니라, 정책을 가지고, 이치를 가지고, 이해관계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다투어 경쟁하는 그런 성숙된 민주주의 한번 합시다. 

저는 민주주의에 남은 절반이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에 특별히 권세를 가진 사람만이 누려왔었던 권리를 특별히 힘이 없어도, 특별히 가지지 않아도, 특별히 출세하지 않아도 함께 누려갈 수 있는 사회가 진보된 사회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민주주의에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절반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그 길을 위해서 우리.... 아마도 여러분들은 가게 될 것입니다. 제가 가지 말라고 해도 계속 갈 것입니다. 저는 거기에 동참할 것입니다. 길게 말씀드린 이유가 오늘 이 말씀드리려고 길게 말씀드렸습니다. 봉하에서 만날 겁니다. 또 여러분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제 홈페이지에서, 또 나아가서는 우리 민주주의 시민들이 함께 하는 시민광장에서 그렇게 함께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때 만납시다."

- 2008년 노무현 대통령 귀향 연설 중에서

한동안은 이 소탈했던 대통령의 꿈이 이루어지는 듯했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그리고 다시 되짚어봐야 할 민주질서에 대한 권력구도의 오해와 지난 역사를 총체적으로 복기하고, 그 철학과 가치가 겸손한 권력이 되어 실체적으로 민심의 바다로 흘러갈 수 있다는 평범한 순리들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그렇게 우린 만났고... 그 만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저주를 내뿜는 족벌언론, 그리고 진보언론들의 무자비한 공세와 신의가 없는 타락의 정치공세로 단절되어갔다. 결국 역사의 제단에 스스로 몸을 내던진 그 선각자의 서글픈 예견대로 그때로부터 우리 사회는, 우리 정치는, 더 나아가 우리 역사는, 더 끔찍하게 퇴보되어 갔다. 

다시 돌아보게 된다. 또 물어보게 된다.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분열이라고 이름 붙인 소통의 장애는 본질적으로 어디에서 기인한 것 같나? 노무현 대통령님이 참여하는 시민이 되어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고자 했던 그 겸손했던 낮은 권력의 자세들이 점점 시민들과 멀어지고, 대중들의 외면 속에 혐오의 정치가 기생하고, 또한 서투른 유불리적 기회주의 정치로 변질되어가는 불안감 혹은 절망감에서 일 것이다. 문파라는 지지자들을 극렬하다고 낙인찍기 이전에 그렇게 한 번만이라도 다시 이해해보면 어떨까? 

종국적으로 우리는 성숙된 국민들의 위대한 선택을 믿어야 한다. 현명한 대중들의 집단지성을 신뢰해야 한다. 또한 참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만 한다. 그렇게 선택받는 것이 정치인이고, 정당이며, 정권이다. 그것이 더 진보된 민주개혁 세력이고 그 합리적인 세력이 민주사회의 주류가 될 때 우리 사회는 거듭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권자가 정치를 선택해야 할 때는 최선이 아닌 차선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나 문민우위적 관점으로 정치를 풀어나가고, 또 보다 진전된 민주사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가치 중심적 사고로 경쟁하고 그 역사 속에 승리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세력 통합식으로 명분 없이 움직여서는 정서적으로 똘똘 뭉쳐진 지역 구도와 집단 이기주의에 자라나는 특권적 사고를 타파해내기 어렵다. 훨씬 더 나은 선택지를 만들고, 대중들과 시민들이 훨씬 더 분명한 구도로 정치를 심판할 수 있는 정치지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택받는 정치인으로서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으로 표를 모으려는 발상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 대충 넘어가는 끼리끼리의 이합집산이 아니라, 그런 거짓말들의 유혹 속에 시민주권적 가치를 퇴색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개혁적인 가치와 도덕적 자산으로 그 역사를 밀고 나가는 시민들의 주체적 힘을 믿고, 곧고 바른 정치로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 구조들이 한층 더 성숙해 나가야만 한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그래서 시민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 것이다. 특권과 반칙 그리고 부조리들에 정치인들이 유혹되지 않고, 그렇게 줄 서지 않고, 소신껏 옳은 정치를 펼치며 일할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그 진입장벽을 낮추어 주는 것, 정당의 주인이 당원이 되고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 되는.... 그래서 낡은 관념의 지역구도를 깨고 개혁적인 진보와 합리적인 보수가 만나 헌법의 틀속에서 경쟁하고 또 선택받고 이 자연스러운 민주질서의 정치가 상식이 되어가는 사회, 필자는 시민의 입장으로서 우리 사회가 그 미완의 과제를 풀어내기에는 아직도 많이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 

추종하는 시민이어야겠는가? 선택하는 시민이어야겠는가? 한 사회는 어떤 영웅으로 인해, 그리고 일종에 오컬트 한 메시아적 예언론에 의해 급진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 그런 봉건적 사고의 맹아적 접근법이 권력과 권력의 상호 분권적 관계 질서를 병들게 하고 결국 과거 지향적 사고로 돌아가게 만드는 폐습을 만들어낼 뿐이다. 따라서 시민들에게 목적과 수단은 동일시될 수 없는 거다. 그런 우리 사회의 시민들을 엘리트주의로 계도하고, 그 공학으로 줄을 세우며, 선민의식으로 계몽시키려는 그동안의 굴절된 권력 문화를 이제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청산하고, 그분께서 못다 이룬 절반의 민주주의 과제를 기필코 풀어내야 했기에 촛불로 들끓던 민심이 결국 문재인 대통령님을 선택한 것 아니겠는가? 

왜 오직 문재인이라는 사람이어야 했을까? 그 이유는 얼마 전 기자회견 대담에서 대통령님이 밝힌 평범한 국민들이 만든 위대함이다. 뭇사람들이 보기에 영웅이 역사를 바꾸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이 그것을 증명한다. 3.1 운동을 이끌었던 평범한 민중들, 4.19 그리고 부마항쟁, 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그 저항권으로 이어진 87년 6월 항쟁, 그 모든 역사의 기적을 일궈낸 위대함 들은 결국 평범한 시민들의 선한 의지였다고... 그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는 시민들의 위대함을 받들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의 품격과 에티튜드가 문재인이라는 한 사람에게 투영되어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의 정치는 노무현의 꿈을 담아 참여 민주주의, 성숙된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지로 발현되는 시민들의 깨어남 속에 이치와 사리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다투어 경쟁해 나갈 수 있는, 그렇게 나라가 통합되어 나아갈 수 있는 보다 진보된 민주주의다. 

어찌 보면 그렇다. 한때 국민후보 노무현이 목이 터져라 외쳤던 것처럼, 누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말로써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말로 써가 아니라 실천으로서 그 개혁의 역량과 그 미래의 비전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이라고. 

나는 그 평범한 시민들이 바꾸는 우리 사회 속의 신뢰가 결국 시민들이 이끌어 역사를 밀고 나가는 노무현의 정신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 미완의 과제를 능히 완성시켜 다시 봉하마을에 돌아와 귀향보고를, 세상 가장 기분 좋게 드릴 수 있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동안 우리 민주 진영에 되풀이되었던 열패감들에 얼룩져 찢긴 그 모든 상처를 딛고 일어서 권력의 주류가 시민이 되고, 정치의 주류가 국민이 되는 정의냐 불의냐의 선택, 상식이냐 몰상식이냐의 선택, 공정이냐 불공정이냐의 선택, 과거 적폐 세력이냐 미래개혁세력이냐의 역사적 대결구도의 선택 속에 승리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원칙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반드시 그런 정공법으로 이긴다. 그리고 꼭 이겨내야만 한다. 결국 시민들이 밀고 나가는 만큼 이기게 되어있는 것이다. 노무현이 시작한 일, 문재인이 끝낸다. 노무현의 정치는 문재인의 정치로 끝끝내 이길 것이다. 우리 시민들도 주어진 자리에서 흔해빠진 공명심을 버리고 이 민주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지켜줬으면 싶다. 

그렇듯 우리가 공감하는 큰 울림의 시대적 메아리는 그런 역사의 한 단락을 매듭짓고 수천만 인의 목소리로 증명하며 또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다시 봉하에서 만납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만납시다. 

그때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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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doo kwon 2019-05-22 05:30:17
깨어있는 시민의 삶을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죠. 항상 많은 도전과 유혹 속에 때때로 흔들리고 불만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의로은 많은 분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