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특집 대담, 뜨거웠던 후기 혹은 뒤끝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뜨거웠던 후기 혹은 뒤끝
  • 김경탁
  • 승인 2019.05.10 19:5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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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영방송 KBS가 ‘대표선수’로 내세운 23년차 고참 기자의 처참한 수준
2. “송현정 잘했다”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연결고리…KBS 보다 안철수?
3. 헛소리를 할 자유와 깔 자유 모두에 존중으로 대하는 문재인 대통령

2017년 5월 9일은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날이다. 박근혜 탄핵으로 성사된 대선이어서 이튿날 개표 완료 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취임 2주년 하루 전이었던 9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는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 대통령에게 묻는다’가 86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전까지 대통령 기자회견들과 달리 KBS 기자 1명과 대통령이 마주 앉아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이었다.

문 대통령이 외신과 1대 1 대담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수차례 있지만 국내 언론과 이런 형식의 인터뷰 대담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전까지는 집단 기자회견 형식으로 국내 언론들과 소통을 해왔던 것이다.

외신과의 인터뷰는 대담형식을 취했던 적이 여러차례 있다.
외신과의 인터뷰는 대담형식을 취했던 적이 여러차례 있다.

하지만 매번 기자회견 때마다 기자들의 질문 태도나 수준을 놓고 여러 뒷말이 나왔다. 이전 두 차례 정부와 달리, 사전 질문지(혹은 대본)을 만들지 않고 즉석에서 무작위로 질문자를 선정했는데, 기회를 얻은 한국 기자들의 질문 수준이 전반적으로 너무나도 처참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담에 앞서 청와대는 KBS 측에 5주간의 준비기간을 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 한 명의 대담 진행자를 선발해서 내세우는 만큼 집단기자회견에 비해 수준 높은 인터뷰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을 것인데,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문현답(愚問賢答)의 ‘우문’을 그냥 한 사람이 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1. 송현정이 KBS의 최선이었나

대담 진행을 맡은 송현정 기자는 경력 23년차의 고참급으로, 국제부와 사회부 등을 거쳐 참여정부 때 청와대 출입을 한 적이 있고, 2018년까지 경제부 팀장을 맡다가 현재는 국회팀장을 맡고 있다. 경력만 놓고 보면 KBS의 간판급 기자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대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송현정 기자의 ‘습관’인지 아니면 속마음이 드러난 것인지 단언할 수는 없는 표정이었다.

질문할 때는 드문드문 가벼운 미소를 보이다가도 답변을 들을 때마다 매번 오만상을 찌푸리고 신경질 난 표정으로 바뀌는 것은 너무나도 이상한 장면이었고, 나중에는 문 대통령의 대답이 진행될 때 송 기자의 얼굴이 화면에 비칠 때마다 흠칫 놀라게 되기도 했다.

답변을 듣다가 계속해서 말을 끊으려고 시도하는 것도 무척 이상하게 보였다. 

‘제한된 시간 안에 준비되어있는 모든 질문(원고)을 하려는 조바심 탓이겠지’라고 좋게 해석하고 싶지만, 대담 초반에 대북 문제에 집착하다가 전체적인 시간배분에 실패한 것은 기자의 역량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인권을 소중히 하는 청와대. 이례적으로 홈페이지 사진에 대담자의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인권을 소중히 하는 청와대. 이례적으로 홈페이지 사진에 대담자의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청와대가 제공한 5주라는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담 준비가 불충분했나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은 또 있다.

송 기자는 메모지 하나 없이 즉석에서 술술 나오는 문 대통령의 답변을 듣다가 자기가 준비한 질문지를 한참 들여다보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됐다.

송 기자의 질문 내용들도 자한당이 주장하는 허황된 주장들을 토대로 한 것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독재자’를 언급한 질문이었다.

“야당 입장에서 보면, 야당이라고 하면 특히 제1야당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보면 청와대가 주도해서 여당이 끌어가는 것으로 해서,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애기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독재자를 들으셨을 때 어떤 느낌이셨습니까?”

혹자는 이 질문이 문 대통령에게 항변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말의 구사력이 너무나도 중언부언하고 낮은 수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이, 송 기자의 실제 발화 상황을 반복해서 들어보면 문장이 ‘인용’의 탈을 쓰고는 있지만 자신이 공감하는 표현을 전달하는 것인지 단순 인용인지 애매하게 처리돼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담 초반, “계속 지지하는 사람, 지지를 거둔 사람, 지지할지 말지 판단을 유보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면서 ‘새롭게 지지하는 사람’이란 보기는 제외시킨 것이나 일자리 상황판에 대해 질문해놓고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말을 막으려고 한 것은 송 기자가 야당, 그중에서도 특히 자한당의 입장에 경도되어있는 것 아니냐 의심하게 되는 장면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더해, 논란이 있는 인사 검증이나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자기 생각(=자한당 생각)을 강요하는 듯한 태도는 기자의 자질을 의심케 했고, 특히 문 대통령이 5·18유가족을 위로한 장면을 언급한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국민을 들먹인 부분은 인간성의 문제로 보였다.

고군 만평.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국민의 눈을 가리고 진실의 입을 막는 KBS
고군 만평.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국민의 눈을 가리고 진실의 입을 막는 KBS

 

2. “송현정 잘했다”는 전현직 언론인들

대담이 진행되는 중간부터 각종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은 들끓기 시작했다. 대담 진행자의 태도와 질문이 왜 저러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기에 송현정 기자와 연이 있는 언론계 선후배들의 관전평이 기름을 부었다.

KBS 메인뉴스를 진행하다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자한당 국회의원이 된 민경욱은 “그(송현정)를 보고 KBS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꼈다”고 썼다. 이전 정부에서 ‘언론’으로서의 KBS를 거의 죽인 거나 다름없는 범인에 가까운 인물이 할 말은 아니다.

KBS 기자로 근무하다 박근혜 대표 시절 한나라당 대변인을 거쳐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박근혜의 무수리’로 불렸고 나중에는 ‘박근혜 저격수’로 변신한 바 있는 표절 작가 전여옥은 “송현정 기자가 요즘 멸종상태이다시피 한 진짜 방송 언론인”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송 기자를 향한 여러 비판에 대해 “좌파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면서 ‘문빠 달창’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전여옥은 문재인 대통령이 “송현정 기자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고 주장해 실제 대담을 시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중징계인 법정제재를 받은 ‘북한 취재비 1만달러 요구’라는 사실무근의 소설 기사를 직접 썼다고 자백한 바 있는 강상구 TV조선 정치부장도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송 기자를 옹호하고 문 대통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난했다.

전현직 언론인들의 유사한 여러 반응 중에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프레시안 기자 출신으로 2012년 안철수 대선 캠프를 거쳐 안철수 의원실에서 일했고 안철수를 떠난 후에는 한동안 유승민 띄우기에 열심이었던 정치평론가 윤태곤 씨가 “격조 있고, 현안 파악력 높고, 할 말도 하고”라고 송 기자를 호평한 페이스북 글의 댓글 타래였다.

이 글에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가 공감하며 “지지층 댓글은 댓망진창”이라고 댓글을 썼고, 이광용 KBS 아나운서가 “지지층이 욕한다는 경래 선배 글을 보니 내용이 상당히 좋은 모양”이라고 대댓글로 맞장구를 쳤다.

특히 윤씨는 “오히려 다행일지도.. 그쪽 파워가 옛날만 못하니”라며, “송현정한테 정규재를 기대하셨나봐들”이라고 빈정대는 대댓글을 달았다.

적절한 반론.
적절한 반론.

이 대화를 캡쳐한 이미지는 인터넷 여러 곳으로 퍼날라졌고, 송현정 기자와 윤태곤 정치평론가, 이광용 아나운서가 모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에 대해 표현했던 애정(?)의 흔적들과 함께 널리 회자됐다. 

캡쳐 이미지를 접한 사람들은 원글에도 찾아가 무수히 많은 비판 댓글을 달았다.

 이광용 아나운서는 “송현정 기자의 인터뷰 진행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결국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과문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3. 모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문재인 대통령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진행자에게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비난 여론에 대해 청와대가 판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특히 “문 대통령은 불쾌해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문 대통령은 오히려 ‘더 공격적인 공방이 오갔어도 괜찮았겠다’고 말씀을 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이러한 반응은 앞서 문 대통령이 수차례 반복해서 밝혔던 입장 그대로이다.

자신을 향한 모든 비판에 대해 할 수 있는 소리라고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비판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있는 소리로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친일 청산을 부르짖던 연세대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 출신이면서 왜곡보도와 가짜뉴스 감시사이트 노룩뉴스에서 노룩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박정엽 조선비즈(조선일보 계열 매체) 기자의 2018년 연두 기자회견 당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자기 기사에 안 좋은 댓글을 다는 지지자들을 대통령이 직접 자제시켜달라고 간청하는 박정엽 기자에게 문 대통령은 자상하게 미소를 띄우며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과거부터 언론인들이 기사에 대해 독자들의 의견을 받을 텐데 지금처럼 활발하게 댓글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치하는 기간 내내 제도 언론의 비판들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 문자를 통해서 댓글을 통해서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익숙하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그런 악플이나, 문자를 통한 비난이나 트윗을 많이 당한 정치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와 생각이 같건 다르건 상관없이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표시다’ 그렇게 받아들인다. 기자들도 그 부분에 대해 좀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예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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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2019-05-13 03:55:56
정말 격조 높은 대통령 잘 뽑았다는 생각이 하루도 빠짐없이 드네요.

박성우 2019-05-12 23:17:21
이명박 / 박근혜 정부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때의 언론의 태도는 180' 달라지는거 같습니다.

전해정 2019-05-12 00:15:39
마지막 대통령님 말씀 ㅜ.ㅜ

김지완 2019-05-11 21:19:47
권력자에게 아첨하지 않는것은 언론인의 소명일수는 있습니다. 다만 권력을 행하는 주체가 어떤 의도로 또한 적법하고 흠결이 적은 길을 선택해왔는지를 적시하는것도 언론의 몫이겠지요. 그간 언론이 보여온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보여온 행태는 굴욕을 넘어 굴종에 가까운 행태였습니다. 그 첨예한 민심의 대변의 현장에서 행해왔던 과오를 반성하지 못하는 언론을 신뢰할수 있습니까? 언론이 기레기로 싸잡아 비판 당하는 동안 언론은 어떤 자정작용을 해왔었나요. 말 한마디 잘못해서 밥줄도 끊기고,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절필한 선배들이 편한길을 몰라서 그렇게 소모되며 살아온게 아닙니다. 결국엔 밥벌이일 지언정 내 업이 부끄럽지 않은 직업적 생활이라는 자각은 하고 사는 언론인들이 되시길 최소한의 기댜치를 담아 읍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