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의 본분에 대해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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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시현
  • 승인 2019.05.10 16:15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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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정 KBS 기자의 대담 태도를 보며 생각해 본 기자의 덕목

대한민국에서 언론인의 본분은 지켜지고 있는가?

이 질문을 밤새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던졌다. 필자가 읽고, 듣고, 배웠던 언론인의 모습과 현실의 괴리감이 너무나도 크다는 걸 자꾸만 되돌아봤다.

문재인 정부 2주년 특별 대담 진행자인 송현정 KBS 기자의 대담 진행 태도를 놓고 밤새도록 인터넷과 SNS는 뜨거웠다.

밤새 그 광경을 지켜보며 어린 시절 배웠던 '언로'와 대학에서 배웠던 '기자의 몫'을 다시 떠올렸다.

필자는 어린 시절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한학을 하셨던 외조부께 글을 배웠다.

당시 외조부는 “조선이 유일하게 잘 한 것이 있다면 언로(言路)의 자유와 독립성을 철저히 지켜준 것”이라며 “또한 조선의 대간(臺諫)들도 위로는 쓴소리를, 아래로는 칭찬을 잘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서는 “남들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그 말들을 가감없이 잘 전해야 한다”며 “또 위에서 잘 하는 일은 널리널리 알려지도록 잘 전해야 하는 게 대간들의 임무”라고 설명해 주셨다.

필자가 대학 진학 후에 만난 존경하는 은사인 박길성 교수도 이와 비슷한 가르침을 주셨다.

박 교수는 “기자가 취재를 하려고 하면 우선 자신을 낮춰 상대로 하여금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그 얘기를 다 들어줘야 한다”며 “그리고 그 얘기를 세상에 고스란히 전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기자의 몫”이라고 말씀하셨다.

새벽 내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두 분의 말씀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흔히 우리는 역사 시간에 조선시대 간쟁(諫爭:웃어른이나 임금께 옳지 못하거나 잘못한 일을 고치도록 말하는 일)을 현대의 ‘언론’에 해당한다고 가르치고 배운다. 즉 잘못을 꼬치꼬치 따지고 지적해야 그것이 ‘언론’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현대의 언론인은 마치 먹이를 찾아 헤메이는 하이에나처럼 권력의 잘못된 점만 찾아다니게 됐다.

물론 권력의 잘못한 점은 지적해야 하고, 잘못된 점을 고쳐야 한다. 또한 그런 권력의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못한 일만 지적한다고 끝나는 것일까?

각 계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수렴해 대안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바로 ‘언로’,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필자가 배워왔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언론’의 모습이다.

권력 견제라는 것은 대중사회에서 대중들이 위임해 준 역할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언론’의 뿌리는 ‘간쟁’이 아니라 ‘언로’가 되어야 한다. 위정자와 백성 사이의 통로 역할을 했던 ‘언로’야말로 ‘언론’의 원형인 것이다.

사회 약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위정자에게 전달하고, 위정자의 잘못은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반대로 위정자들이 펼치는 좋은 정책은 널리널리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하는 것이 ‘언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낮춰 다른 이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덕목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에서 송현정 기자의 모습은 낙제점이다.

자신이 질문한 내용에 부합하지 않은 답변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을 끊지 않고 끝까지 경청하는 모습만이라도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송 기자는 질문 내용과 상관없이 이렇게까지 항의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송 기자에게 비록 후배지만 충고 하나 드리겠다.

기자는 ‘언론’이 아닌 ‘언로’, 즉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는 도구일 뿐임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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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물 2019-05-14 11:49:39
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뉴비씨가 빨리 포털에 입성하길 바랍니다.

santa 2019-05-11 10:25:35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임대영 2019-05-10 23:22:47
어제 오늘 상처받은 문꿀오소리님들이 너무 많았는데 조기자님의 글은 큰 위로가 됩니다~ 빨리 네이버에 뉴비씨가 진출해서 많은분들이 이 좋은기사를 접했으면 좋겠어요^^

안영미 2019-05-10 23:04:00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조기자님 같은 언론인이 있다는것이 위로가 됩니다

채정훈 2019-05-10 20:41:48
좋은글 좋은 기자 좋은 뉴비씨!!!
px.3번째 문단에 기레기 이름 오타입니다~

서서멍 2019-05-10 19:16:15
잘 읽었습니다.
빨리 포탈 진출을ㅠㅜ

조경숙 2019-05-10 19:16:11
이 기사내용을 전국의 기자들
언로에 종사하는 자들은
각자 전화기 이미지에 저장해서
머릿속에 외우고
마음에 담아
행하라.
반복하여
스스로 실행될때까지!
반복하라!

조시현 기자님, 감사하네요.❤
기본적인 언로종사자들의 태도.언행.표정을 어떻게 삼아야 하는지 선후배들에게 정의를
내려 주셨네요.

릴리 2019-05-10 18:51:44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기자 되고 계시고 더 되실겁니다.
뉴비씨 번성하라

오희영 2019-05-10 18:40:28
조시현 기자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율사 2019-05-10 18:38:55
조시현 기자님 칼럼 감사합니다.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내용
모든 기자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박은정 2019-05-10 18:16:00
조시현 기자님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민지 2019-05-10 18:13:58
가장 기본이며 당연한 소리를 후배에게 들어야 하는게 지금 주류 언론의 현실인거죠.

캣워크 2019-05-10 17:59:49
뉴비씨를 네이버로!

Beradin 2019-05-10 16:25:24
잘 읽었습니다. 기자님.^^

김지숙 2019-05-10 16:22:55
김자님 같은 분들만 기자직을 수행하신다면 우리나라 발전속도는 엄청 빨라질거 같아요. 기레기들이 이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것 같아요. 기 자님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