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안 된 탈원전 탓’ 반복 또 반복 “왜?”
‘시작도 안 된 탈원전 탓’ 반복 또 반복 “왜?”
  • 김경탁
  • 승인 2019.04.29 19:0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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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리’로 인한 한전 실적 악화를 ‘탈원전’ 탓이라고, 눈귀 막은 언론들
지긋지긋한 여론 호도 뿌리를 더듬어봤더니…한수원 광고비 집행 내역 주목

대한민국 주요 매체들이 집단으로 난독증에 걸려버렸다. 난독이 아닌 돈독일 수도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4월 1일자로 한국거래소에 접수한 2018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2016년 12조15억원, 2017년 4조953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적자의 최대 원인은 원전 가동률 저하에 따른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량 증가와 국제에너지가격 상승이었다.

다수의 소위 ‘메이저’라고 분류되는 매체들(신문과 방송을 가리지 않는다)은 ‘원전 가동률 저하=탈원전’이라는 프레임을 세워놓고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견실한 에너지 공기업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셀수 없이 쏟아낸다.

정부는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차분한 어조로 ‘한전의 실적 하락과 탈원전은 무관하다’는 해명자료를 낸다. 하지만, 해명 자료가 나오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똑같은 내용의 가짜뉴스가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온다.

국제에너지가격은 우리가 어찌 손써볼 수 없는 대외변수이기 때문에 일단 차치해두고, 원전 가동률 저하의 원인은 과거 건설된 다수의 원전에서 매우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견되면서 점검 및 보정 조치를 위한 정비일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면 전력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한국수력원자력(약칭 한수원)의 매출손실로 이어지고, 또한 원전의 전력 생산량 감소는 전력도매가격이 높은 LNG 전력으로 생산된 전기를 구입하는 비용을 증가시켜 다시 한전의 손실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의 지난해 10월 국감자료를 보면, 2013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6년간 납품비리, 부실자재, 부실시공으로 인해 원전 가동이 중단되었던 일수는 5568일이며, 총 손실액은 16조9천억원에 달했다. 손실 기여도는 부실시공, 납품비리, 부실자재 순이었다.

이 손실액은 대부분 원전 가동사인 한수원과 그 모회사인 한전이 떠안았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가 추진중인 에너지 전환정책, 쉽게 말해 탈원전과는 전혀 무관한 상황이다. 탈원전을 포함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은 지난 19일 공청회가 열려 정부안이 나왔고, 아직 확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직 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탈원전’이 지난해 한전 실적 추락의 원인이라고 다수의 언론들이 써재끼는 이유는 뭘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예상되는 이유는 있다.

우선, ‘원자력 발전이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취지의 이미지 광고를 여기저기에 뿌려댔던 원자력문화재단은 2017년 11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으로 변신했다. 재단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표지를 장식하는 이미지는 과거 원자력발전소였던 것이 태양광 패널로 바뀌어있다.

한수원은 2017년에 179억2868만4198원의 광고선전비를 썼지만, 2018년 광고선전비는 79억9265만6969원에 불과하다.

2016년 광고선전비가 71억5146만4864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17년에만 유독 100억원 이상이 넘게 집행된 것인데, 그해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론화 이슈가 있었다.

신고리 5·6호기는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서 건설허가가 위법하지만 공사중지는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아 공사를 재개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각 매체별로 얼마씩 광고가 집행됐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대략 추산할 수 있는 자료는 있다. 한전 자회사가 최대주주여서 한수원의 기타 특수관계자로 등록되어있는 YTN에 집행된 광고비가 공시자료에 있기 때문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YTN에 지불한 광고집행 비용은 2016년 1억5천만원, 2017년 1억8천만원, 2018년 8700만원이었다. 매년 1억원 이상 집행되던 광고비가 뚝 삭감된 것이다.

광고비가 삭감됐다고 해서 언론관계가 단절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자료도 있다.

한수원의 자율공시에 임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여러 임원이 있지만 사장의 업무추진비만 살펴봤다.

2017년 1월 10일 원전 안전성 홍보 언론계 인사 등 10명 소소수산 28만원
        19일 원전 홍보관련 현안 논의 홍보자문역 등 9명 삼다도 24만원    
    3월 9일 원전 안전성 홍보 언론계인사 등 12명 국일생갈비 34만2천원
    4월 19일 원전 안정성 홍보 언론계 인사 등 8명 싱카이 45만7천원

2018년 5월 25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5명 서울역그릴 15만원
    7월 20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4명 기와 9만9천원
    8월 24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5명 바루 12만원
    9월 6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3명 (주)티에스아노 9만원
    10월 8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3명 에나지나 8만2천원
    11월 23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기와 8만8천원
    12월 20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9명 요석궁식당 24만9천원

2019년 1월 10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10명 (주)티에스아노 25만2천원
    3월 29일 원전 관련 현안 설명 언론계 인사 등 5명 동경식당 12만1천원

광고비 집행이 뚝 떨어진 기간인 2018년 5월 이후, 한수원 사장은 거의 매달 언론사 기자들을 불러모아 밥을 먹었다. 2017년까지 ‘원전 안전성 홍보’라고 되어있던 명목은 ‘원전 관련 현안 설명’으로 바뀌어있었다.

한수원 사장이 기자들에 설명했다는 ‘원전 관련 현안’은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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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2019-05-03 21:14:10
왜 식당에서 원전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박성우 2019-04-30 12:40:29
진짜 더러운 종편들

이윤정 2019-04-30 11:11:15
김경탁 pd님 기사는 항상 시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