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을 좋아하는 자한당 김현아의 ‘보편복지’ 주장
파란색을 좋아하는 자한당 김현아의 ‘보편복지’ 주장
  • 김경탁
  • 승인 2019.04.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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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신혼부부 디딤돌 대출 소득기준 삭제 입법 계획 크게 보도
외벌이 신혼엔 ‘대출선물’이지만 맞벌이 부부엔 ‘희망고문’이다?
국토부 “무주택 신혼가구의 약 78%가 지원받을 수 있다” 반박

한국일보 계열 경제일간지인 ‘서울경제’가 묘한 취재원의 자료를 토대로 묘한 기사를 냈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19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무주택 신혼부부의 내집 마련 지원을 위하여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저리의 구입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무주택 신혼가구의 약 78%가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가 19일자 신문 1면 상단박스와 4면 톱에 걸쳐 게재하고, 포탈 네이버에도 ‘PICK’ 마크를 붙여서 송고한 [연소득 7,000만원에 엇갈린 디딤돌대출/외벌이 신혼엔 ‘대출선물’/맞벌이 부부엔 ‘희망고문’]이라는 기사에 대해 해명한 자료다.

서울경제 19일자 신문 1면 상단 박스 기사
서울경제 19일자 신문 1면 상단 박스 기사

요지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현아가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할 계획(심지어 ‘발의했다’도 아니고)인데,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인 ‘디딤돌대출’에서 신혼부부 소득 제한 규정을 아예 없애는 내용을 담았다는 이야기이다.

서울경제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부 합산 연간 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경우가 많아 연 소득 기준이 오히려 ‘역차별’만 초래한다는 지적이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면서 김현아 의원실에 제시한 2017년 신혼부부 통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맞벌이 신혼부부 열 쌍 가운데 네 쌍은 이 기준(맞벌이 연소득 7천만원 이하, 외벌이 5천만원 이하)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최대 2억2천만원 한도, 최저 1.2% 금리’라는 디딤돌 대출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 서울경제와 김현아의 주장이다.

서울경제 기사에서 가장 압권인 대목은 마지막 2개 단락에 각각 포진해 있는 2개의 문장이다.

[현 정부의 주거지원 정책으로는 신혼부부가 강남·서초·용산 등 이른바 ‘부촌(富村)’은 꿈도 꾸기 힘들다]와 [김 의원은 “통상 맞벌이 부부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의 조건을 맞추려면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다.  

자한당 국회의원 김현아의 블로그. 제1야당 원내대변인이라는 막중한 위치를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파란색 톤을 사용하고 당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다. 소속당이 창피한가? 
자한당 국회의원 김현아의 블로그. 제1야당 원내대변인이라는 막중한 위치를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파란색 톤을 사용하고 당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다. 소속당이 창피한가? 

정부의 정책금융상품 혜택이 빈부격차를 가리지 말고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고결한 주장을 담고 있는 앞 문장의 경우 ‘뭐,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지’라며 넘어갈 수도 있다.

김현아의 소속 정당이 ‘보편복지=빨갱이’라는 스스로도 믿지 않을 관념을 가지고 정부정책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는 자한당만 아니라면, 더더욱이 김현아가 그 당에서 무려 원내대변인이라는 고위직을 맡고 있는 인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뒷 문장도 그냥 그 자체로 말같지도 않은 황당한 소리이다.

연 소득 7천만원 이하라는 조건을 맞춰서 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 받은 이후의 원금 상환이나 생활비 충당 따위는 상관없이 직장을 그만둔다는 허무맹랑한 상상을 진지하게 기사에 옮겨주고 있는 것이다. 비판을 위한 가정법적 풍자라면 더 할 말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얼마나 그 말에 공감이 됐는지 면 톱 제목으로까지 사용했다.
얼마나 그 말에 공감이 됐는지 면 톱 제목으로까지 사용했다.

맨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기사에 대한 국토부의 설명은 “무주택 신혼가구의 약 78%가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혼부부 전용 디딤돌 대출’은 혼인 5년 이내 또는 결혼예정자로서 부부합산 연소득 7천만원 이하인 경우, 시가 5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면 2.2억원(2자녀이상: 2.4억원)[DTI 60% 이내 시 LTV 70%까지]에 달하는 금액을 만기 및 소득에 따라 1.7%∼2.75%의 금리로 빌려주는 정책 금융 상품이다.

이 상품은 청약저축 장기가입자로서 1(3)년 및 12(36)회 이상 납입자는 0.1(0.2)%p 우대, 1자녀 0.2%p, 2자녀 0.3%p, 3자녀 이상 0.5%p 우대, 부동산 전자계약 이용시 2019.12.31. 신규접수분까지 0.1%p 우대 혜택을 받아 금리 하한 1.2%까지 중복 적용될 수 있다.

국토부는 “디딤돌 대출의 지원대상은 혼인 5년 이내 또는 3개월 이내 결혼예정자로서 부부합산 연소득이 7천만원 이하인 무주택자이며, 2018년 총 3.7만쌍에 대하여 5.1조원을 지원했다”며 이는 2018년 전체 디딤돌 대출건수(10만건)의 약 37%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무주택 신혼가구 중 78.1%(‘17년 조사기준)가 연소득 7천만원 이내(부부합산)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연소득 7천만원을 초과하는 신혼가구의 경우 보금자리론(주택금융공사)을 통한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서울경제가 기사에서 “맞벌이 신혼부부 열 쌍 가운데 네 쌍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서 제시한 “김 의원실이 ‘2017년 신혼부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와는 느낌적으로 사뭇 거리가 멀어 보이는 숫자이다.

이런 차이는 이 기사가 가장 근본적인 대전제로 삼고 있는 “맞벌이가 결혼의 이른바 ‘필요충분조건’으로 자리 잡은 현실”이 현 시대 대한민국에서 딱히 보편타당한 명제가 아닐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자한당은 2017년 연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 막대한 행정적 부담과 비용 유발이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소득상위 10% 가구 아동에 대한 아동수당 지급을 배제하는 몽리를 부렸을 정도로 ‘보편복지’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정당이다.

그런 정당에 몸을 담으면서 무려 원내대변인이라는 지위를 맡고 있는 국회의원이 상대적 고소득층에 대해서도 보편복지가 제공되어야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경제신문에 자료를 제공해 크게 보도가 된 이 장면은 그야말로 한편의 부조리극이다.

한편 국토부는 “보금자리론은 자녀수에 따라 소득 1억원까지 대출이 허용되며, 최대 3억원 대출을 금리 2.6%∼2.95%의 저리로 받을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기회 및 주거비 부담 완화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디딤돌 대출’의 금리가 만기 및 소득에 따라 1.7%~2.75%인 것과 비교하면 ‘보금자리론’의 금리인 2.6%~2.95%는 높지만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행 3% 중반대 언저리를 오가는 것과 비교하면 그렇게 나쁜 조건이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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