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신 자료가 맘에 안들어서 발굴한 인용의 인용의 인용?
중앙일보, 최신 자료가 맘에 안들어서 발굴한 인용의 인용의 인용?
  • 김경탁
  • 승인 2019.04.15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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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스마트 팩토리 정부 지원 만족도…50% vs 87.9%
중기부, 이전 정책 한계 인정하고 이미 대안 마련해 추진중

중앙일보가 “지난해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스마트팩토리)추진단 코디네이터의 조언에 만족하는 경우는 절반인 50%에 불과했다”며 부족한 전문인력을 대신해 소규모 업체들을 돕고 있는 정부 파견 코디네이터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일보 인터넷사이트와 포탈 등에 올라온 [“스마트 팩토리 AS 안돼서 이제는 한계, 중소기업의 한숨”]이라는 기사에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들이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부의 사후관리에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나온 내용이다.

15일 ‘전문가 파견 및 인력양성을 통해 전문인력 부족 문제 해결’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 기사를 소개한 중소벤처기업부(박영선 장관, 이하 중기부)는 이전 제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대안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기부는 특히 “수혜기업 만족도는 87.9점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기사에 나온 50%와 중기부 자료에 나오는 87.9%는 단순히 조사 시기 차이라고만 보기에는  그 격차가 너무 크다. 뭐가 다른 것이고, 이런 차이가 나온 이유는 뭘까.

우선, 조사 주체(대한상의)와 시기(2019년 3월)를 밝힌 중기부 자료와 비교할 때 중앙일보가 “중소기업 중 추진단 코디네이터의 조언에 만족하는 경우는 절반인 50%에 불과했다”는 자료는 기사만으로는 그 근거를 알 수가 없다.

중앙일보가 인용했다는 중소기업연구원의 지난해 연구를 찾아봤다.

문제의 ‘만족도 50%’가 등장하는 자료는 지난해 8월 20일자로 나온 ‘중소기업 포커스 제18-21호  韓·獨 스마트팩토리 정책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간행물의 3번째 페이지이다.

“스마트팩토리추진단 전문위원들의 코치에 만족하는 비율조차 50% 정도 수준”이라는 코멘트 옆에 ‘월간 자동화기술 (2018.2.23)’이라는 주석이 붙어있다.

일단, ‘중소기업연구원의 연구’라는 부분부터가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월간 전문잡지의 2월호 기사에 실린 만족도 조사라면, 2017년도 조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문을 다시 찾아봤다.

‘월간 자동화기술’은 1985년에 창간된 잡지로, 과월호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5월호를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HelloT 첨단뉴스’라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 게재된 기사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개별 기사가 실린 게재 호수가 표시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보도된 관련 기사들을 더듬어 찾아간 끝에 ‘만족도 50%’가 등장한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스마트공장에 길을 묻다…한국형 스마트공장의 문제와 그 해법”]이라는 제목 아래, 월간 자동화기술이 그해 1월 16일 진행했다는 LS산전 CTO인 권봉현 전무와 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정종필 교수의 대화 내용이었다.

정종필 교수가 스마트 팩토리 도입 기업들의 애로 사항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코치하는 사람들이 약한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며, “기업에서 추진단 전문위원들의 코치에 만족하는 비율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거든요”라고 말한 부분이다.

만족도 조사 내용이 기사로 나온 것이 아니라 대담 참여자가 과거에 접했던 만족도를 인용한 언급이었던 것이다.

정리하면, 1년 3개월 전 이루어진 기획대담에서 별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지나가듯이 언급한 만족도 언급이 ‘인용의 인용의 인용’으로 4월 14일자 기사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재료로 등장했다는 말이다.

중앙일보의 해당기사는 ‘제조업 현장’이라는 기획 기사 3건 중 하나로, 2014년에 정부가 제조업 혁신 3.0의 3대 전략 과제 중 하나로 채택한 스마트 팩토리 확산 정책이 5년 사이 어떤 변화를 낳았는지를 점검한 것이었다.

중기부가 “추진단 전문위원은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에 대한 현장점검(3회)을 주로 수행하는 인력으로 사후관리 등은 지원하지 못한 실정”이었다고 인정했듯이 과거 제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그에 대한 대안이 마련돼 추진되고 있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적 대안도 찾아보려한 노력이 엿보이는 이 기사는 현재 상황에 대한 취재가 부족했거나, (설마 그렇진 않겠지만) 마음에 안들어서 일부러 외면한데다가 근거 없는 만족도 조사를 뜬금없이 인용하면서 그 빛과 힘을 잃어버렸다.

하나만 더 지적하자면, 중앙일보가 해당 문구를 ‘인용의 인용’할 수 있도록 해당 자료를 찾아내 발간자료에 최초 인용한 중소기업연구원은 1993년 전국경제인연합회(약칭 전경련)의 출자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한편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11월부터 ‘스마트 마이스터’ 파견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대기업 퇴직 전문가를 중소기업에 3개월 간 파견해 현장애로를 즉석 해결 중에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2월부터 전문가를 모집하여 340명의 지원자 중 중소기업 현실을 잘 아는 100명의 경력자를 선발하였고, 이들이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스마트 마이스터 발대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중기부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의 사후관리 애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스마트 마이스터’ 파견 인력을 늘리고,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10만명을 양성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지역별 제조혁신센터(19개 TP)에 근무하며 지역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사후관리 애로기업은 상담신청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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