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 불합치', '이문덕' 이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이문덕' 이다
  • 정병욱
  • 승인 2019.04.15 11: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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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임명 헌법재판관 1명과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재판관 2명이 결과 바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3일 김기영, 이영진, 이종석 신임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출처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3일 김기영(왼쪽 끝), 이영진(왼쪽에서 두번째), 이종석(오른쪽 끝) 신임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유남석(왼쪽 두번째) 헌법재판소장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출처 : 청와대)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형법 제269조 1항(자기낙태죄)와 270조 1항(의사등의 촉탁·승낙에 의한 낙태죄)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여 헌법 제10조가 보호하고 있는 인간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논지다.

전체 헌법재판관 9인 가운데 4인(유남석 소장·이선애·서기석·이영진 재판관)은 헌법 불합치 의견을, 3인(이석태·이은애·김기영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2인(조용호·이종석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냈다.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낙태죄는 2년 뒤 효력을 상실하게 돼 전면 폐지 또는 대폭 수정된 대체 입법 마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953년 제정된 낙태죄는 모자보건법에 따른 몇 가지 예외, 이를 테면 태아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경우,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임이 증명된 경우,  태아가 산모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일괄·전면적으로 낙태행위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피임·낙태와 관련한 충분한 정보 제공이 불가능해졌고, 불법 낙태시술이 성행하게 되었으며, 낙태수술 과정에서 부작용이나 의료사고를 경험해도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게 되는 등 많은 사회적 병폐를 초래했다. 또한 남성도 한 주체로서 원치 않는 임신의 책임이 있지만,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는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많았고, 심지어는 이별 후 상대 남성이 여성을 협박하는 데 악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무수한 폐단을 낳은 낙태죄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된데 대해서 일부 보수 종교계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20여 개 시민단체의 연합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자마자 "이제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형법 개정과 모자보건법의 전면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이 천명됐다. 더 이상 어떤 허락도 처벌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참여연대도 "한국 사회의 성평등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중대한 진전"이라는 긍정적 논평을 내놓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 전날인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국민을 대상으로 낙태죄 폐지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58%로 집계되면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30%에 비해 두 배나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환영 논평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하여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야당들이 긍정적인 논평을 내놓음으로써 이러한 국민 여론에 화답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라는 전향적 결정에도 불구하고 딴죽을 거는 집단들이 더러 있다. 소위 극 진보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녹색당은 "헌법재판소는 4월 11일 낙태죄에 대해 역사적인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낙태죄로 인해 여성들이 겪어온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늦은 결정이지만, 오늘이라도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을 환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재판소라는 사법기관이 이런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정치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녹색당 뿐 아니라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 상당수도 애써 헌법재판소의 역사적인 결정이 나오기까지 정치가 수행했던 역할과 그 과정을 폄훼하기도 했다.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정치가 아무것도 기여한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당연해보이면서도 전향적인 결정을 하게 된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간과하고 있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그 구성부터 정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꾸려지는데, 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며, 3명은 국회의 추천으로 선임된다. 헌법재판소 구성 자체가 정치행위의 산물이다.

그리고 어떤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어 폐지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위헌 의견을 필요로 한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통령 선거는 헌법재판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행사이기도 한 셈이다.

이번에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를 위헌으로 결정하는 전향적인 진보를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들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2017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임명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유남석 소장을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8월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을 대법원장 몫의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그리고 유남석 소장은 헌법불합치 의견을, 이석태, 이은애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냄으로써, 낙태죄가 위헌정족수를 넘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낙태죄에 대해 합헌 의견을 낸 조용호·이종석 재판관이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에 의해 지명되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2017년 5월에 열린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더라면 과연 오늘의 역사적인 결정이 나왔을까? 

이렇듯이 정치가 관할하는 입법·행정과 정치로부터 독립된 사법은 서로간의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견제를 주고 받으면서 영향도 주고 받는 관계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헌법재판소가 지난 70여년간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온 낙태죄를 폐지하는 진전을 이뤄낸 결정을 한 것은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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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러기 2019-04-15 15:08:17
이문덕의 현재를 살고 있어 행복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