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렌지 빛 ‘왝더독’ 극복하고 ‘골디락스’로 가자
민주당, 오렌지 빛 ‘왝더독’ 극복하고 ‘골디락스’로 가자
  • 장정현
  • 승인 2019.03.1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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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몸살…자한당 거의 넘어가고 민주당 겨우 버티는 중
문파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걸 더 두고 볼 수 없다”
“개는 왜 꼬리를 흔드는 걸까? 그것은 개가 꼬리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꼬리가 개를 흔들어댔을 것이다.”
“개는 왜 꼬리를 흔드는 걸까? 그것은 개가 꼬리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꼬리가 개를 흔들어댔을 것이다.”

‘왝 더 독’(Wag the dog)이란 속어가 있다.

원래 금융, 경제 쪽에서 쓰이는 말인데, (개)꼬리가 개(몸통)을 흔드는 일종의 주객전도 현상을 뜻하는 영문 표현이다. 정치적으로는 의미가 조금 달라지는 데, 어떤 사안을 흐리기 위해 연막을 치는 행위를 말한다.

정치 문제를 논하는 칼럼이지만, 여기서는 원래의 의미로 논의를 진행하겠다.

언제나 그렇듯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정치판에서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양대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자한당 모두 최근 이 왝더독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먼저 특히 더 주체 못하고 시달리고 있는 자한당부터 살펴보자.

지난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김진태가 끌어들인 태극기 부대의 활약상과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사실상 김진태를 전당대회의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나머지 두 후보마저 이들을 의식하게 했다.

결국 3위에 그쳤지만, 애시 당초 황교안과 포지션이 겹치는 미약한 군소후보였던 그를 2위 오세훈과 중간 역전을 예상했을 정도의 근소한 차이까지 밀어 올렸다.

결국 그중에서는 비교적, 그나마, 상대적으로 합리적 보수층을 대변하는 오세훈 입에서마저 핵무장론이 나오게 만든 데에는 이들 역할이 컸다.

사실 황교안이 박근혜 정부 총리 출신에 실제 스탠스는 김진태와 그다지 다르지 않고, 그저 겉보기 이미지만 점잖아 보이는 ‘순한 맛 김진태’일 뿐이라는 점을 고려해 두 후보의 득표를 합산해 계산하면 대략 8:2 정도로 압살한 셈이다.

뿐만 아니다. 문재인 탄핵을 주장하는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위를 하고, 김진태와 함께 5·18 망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김순례는 최고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자한당 전당대회
자한당 전당대회

이러한 자한당의 극우, 수구 바람은 얼마 전 나베의 국회 연설로 절정에 달했다.(편집자 주 : 나베=나경원+아베 합성어)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직전 원내대표로 선출된 나베의 뒷배가 친박세력이었음을 생각하면, 그 연설은 친박 극우 수구 세력이 득세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현 자한당의 모습을 여과 없이 표출한 셈이다.

그래서 우리 문파들 듣기엔 피가 거꾸로 치솟는, 극한 망언이었지만 내실은 없었다. 논리나 팩트라곤 1도 없이 그저 극단 지지세력인 박사모, 태극기 부대, 일베들 귀에 솔깃한 내용을 막 던졌을 뿐이다.

결국 나머지 야당들마저 일제히 비난했고, 민주당의 패스트 트랙에 동참케 함으로써 고립을 자처하게 된 셈이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기존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지만, 이래서야 중도층의 거부감이 커져 머지않아 확장성의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Orang is not Blue. 포스터 제작=더 레프트
Orang is not Blue. 포스터 제작=더 레프트

비슷한 왝더독이 민주당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유독 주황색을 선호해 통칭 ‘오렌지’라 불리는 그들은 이재명을 매개로 민주당을 집어 삼키려 하는 중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소수 세력이라(이재명 지지율로 보아 전국적으로 5%~최대 10% 정도지만 당연히 그 인원 중 일부만이 민주당원 일테고, 인원 수로는 그를 적극 옹호하는 팟캐 구독자 수로 추산해 약 8만~10만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독자적으로는 민주당 접수가 불가능해 민주당의 비/반문 세력과 연합해 결국 민주당의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기존 리버럴 개혁 성향의 민주당 지지층과는 완전히 그 ‘결’이 다르다.

민중당에 가까운 구좌파적 성향을 보여 통진당 잔존 세력이 아닌가 의심스럽고, 지지하는 정치인을 닮아선지 여기저기서 온갖 패륜적 언동을 저지르고 다니는 등 윤리성이 심히 결여되어 있으며, 정책적으로 훨씬 급진적이고 극단적이라 합리적 고민 없이 일단 지르는 것을 선호한다.

이러한 비윤리성, 이재명에 대한 우상적 숭배 등이 박사모와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실로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전당 대회에서 승리해 민주당을 오렌지 빛으로 테라포밍 하나 싶었지만, 민주당에는 자한당과는 달리 스탠스는 중도지향이면서 도덕적이고 행동력은 그들을 능가하는 문파가 있었다.

이재명은 당 지도부와 털보 이하 팟캐 등 대형 스피커들의 지원에 힘입어 결국 도지사에 당선되었지만(그에 넘어간 친문 지지자들도 상당 수 있었던 점이 아쉽다), 추운 겨울 장외 투쟁마저 불사하는 문파들의 강력 비토에 부딪혔다.

직접 행동에 동참하지는 않았어도 당원 대상 여론조사 결과 과반이 넘는 지지층의 반대 여론을 민주당 정치인들로서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 그래서 오렌지 세력이 민주당을 완전히 접수하기는 무리였다.

그에 더하여 구심점인 이재명 스스로가 자기 업보에 못이겨 오늘 내일 하는 처지가 되다보니, 이 민주당판 오렌지 왝더독 현상은 슬슬 끝이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시절인 2014년 대담·에세이집의 제목에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 들어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시절인 2014년 대담·에세이집의 제목에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 들어있다.

애당초 이들 오렌지는 지난 대선에서 문프께 투표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결이 다르며 애당심이라곤 1도 기대하기 어려운 외부 세력, 굴러온 돌인지라 이재명이 사법 처리 되는 순간 구심력을 잃고 와해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정무적 판단으로 제명하지 못하고 사법절차에 의지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긴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들 오렌지 준동은 민주당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당내 분열상 등의 문제는 어찌 보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려다 튕겨나가는 와중에 남긴 생채기 같은 것이므로 시간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될 비교적 가벼운 상처지만, 이들의 극단적 전횡 때문에 민주당의 도덕 원칙이 흔들려 중도층에서 ‘그 놈이 그 놈’ 소리가 나온 지 오래고 그것은 30%대로 추락해 자한당과 별 차이 없어진 지지율로 반영되고 있다.

게다가 지역 화폐 전국화 따위 삽질로 ‘민주당 진보세력은 경제 무능’ 프레임을 증폭시켰다. 한 번 포탈사이트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라. 

이렇게 현재 진행 중인 위기를 겪고 있지만, 민주당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아픈 만큼 성숙해져야 한다. 오렌지가 축출된 후의 민주당이 갈 길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중도 지향 ‘골디락스’ 정치다.

이는 극단 세력을 배제한 데 따르는 자연스러운 논리적 귀결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가능한 빨리 오렌지 왝더독을 극복하고, 중도지향 골디락스 정치로 중도층 민심을 되찾아 압도적 총선 승리로 개헌까지 달성하는 게 현 민주당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다.

1997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 ‘왝 더 독’의 포스터. 재선 도전을 2주 앞둔 현직 대통령의 성희롱 사건을 무마하고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백악관이 정치브로커(로버트 드 니로)와 헐리우드 제작자(더스틴 호프만)에게 의뢰해 가짜 뉴스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1997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 ‘왝 더 독’의 포스터. 재선 도전을 2주 앞둔 현직 대통령의 성희롱 사건을 무마하고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백악관이 정치브로커(로버트 드 니로)와 헐리우드 제작자(더스틴 호프만)에게 의뢰해 가짜 뉴스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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