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님, 지역화폐 삽질 말고 공수처에 집중합시다
이 대표님, 지역화폐 삽질 말고 공수처에 집중합시다
  • 장정현
  • 승인 2019.03.13 16: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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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를 위한 정치학 ③ 공수처 도입은 공화국 완성의 관문이다
검-경-공 삼각구도로 견제와 균형의 공화주의 원리 구현 필요
‘옥상옥’ 논리, 엉뚱한 착각…자한당 ‘상설특검’론이 진짜 옥상옥

인간에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 아무리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했다한들 사회과학 명제가 자연과학이론의 그것과 동일한 진리치의 기대값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 사례가 없다시피 해서 마치 자연과학이론에 준하지 않은가 싶은, 절대 진리에 가까운 명제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게 영국의 역사가이자 정치가였던 액튼 경의 저 유명한 경구,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이다. 이 말은 앞부분이 생략된 것으로서 원문은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으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이다.

주로 액턴 경(Lord Acton)이라 불리는 존 에머리치 달버그 액턴, 제1대 액턴 남작(John Dalberg-Acton, 1st Baron Acton, 1834-1902)은 영국의 정치인이자 역사가이다.
주로 액턴 경(Lord Acton)이라 불리는 존 에머리치 달버그 액턴, 제1대 액턴 남작(John Dalberg-Acton, 1st Baron Acton, 1834-1902)은 영국의 정치인이자 역사가이다.

그런데 이 한없이 진리에 가까운 경구를 뒤집어 생각해 보자.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은 곧 권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면, 즉 권력을 나눠서 각각을 상대화시키면 부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도 된다. 아니면 적어도 덜 부패하던가.

꼭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 바로 그 점에 착안하여 절대 권력을 거부하는 시스템을 고민해온 프로젝트가 바로 공화주의고, 그래서 공화주의의 핵심 원리이자 정수는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의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헌법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민주공화국’으로서 그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도 삼권분립의 원칙을 명시하고 그에 의거하여 정부, 의회, 법원의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이전 사법부 관련 칼럼들에서 누차 지적했던 바와 같이 지금의 87년 제6공화국 헌법은 유독 사법권(검찰 포함)이 입법권과 행정권에 비해 견제와 균형, 책임성의 원리 구현이 영 어설픈 상태다.

그러니 사법 개혁이 시급한데, 사법권력을 이루는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법원과 검찰 중에서 법원 문제는 어차피 개헌까지 해야 근본 해결이 가능하며, 행정부에서 관여할 수 있는 거라곤 대법원장 임명을 빼면 없다시피 하다.

그리고 작년 우여곡절 끝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됨으로써 그 일은 이미 끝나 문프 손에서 떠난 상태다.

이 상태에서 지난 503정부처럼 대통령이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다간 바로 탄핵사유가 되므로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데, 이 간단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숙지해야할 자명한 이치조차도 확실하게 제대로 인식하는 시민들은 문파를 제외하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 게 무척 유감스럽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그러니 대통령 되기 전부터 사법 개혁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온 문프께서는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으로서 실행해 국회 승인만 거치면 가능한 검찰 개혁에 우선순위에 두고 그 핵심으로서 공수처 도입을 추진하시는 것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검찰은 세계적으로 봐도 유례없을 정도로 기형적으로 비대하다. 조직의 규모와 권한 모두.

게다가 조직 특성 문제도 있다.

판사 개개인이 독립적이라 일종의 점조직 형태를 띠는 법원의 경우 사법농단에 연루된 적폐 판사들을 대법원장의 인사권으로 솎아내 썩은 부위를 도려내면 그것만으로도 과장 좀 보태면 “개혁 끝!!”을 외쳐도 인정받을만하다 싶을 정도로 충분한 개혁업적이 될 거다.

하지만 검찰은 ‘검사동일체 원칙’과 같은 그 놈의 수직적 피라미드형 조직체계(일반적으로 ‘hierachy’라 부르는) 특성 때문에 인사 조치만으로는 안 되고 시스템 차원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비록 검사동일체 원칙이 검찰법령에서 2004년 다소 완화된 형태로 바뀌어 사라졌다지만, 그것이 상징하는 수직적 상명하복 시스템은 여전하다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검찰은 항상 정권 초창기엔 직접 명령 없이도 주인 입맛에 ‘알아서’ 맞춰주는 잘 길들여진 사냥개 노릇을 하다, 힘이 약해진 레임덕 시기가 되면 거꾸로 주인을 물어뜯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는 간단히 말해 검찰이 무엇보다도 이른바 ‘조직논리’에 충실했음을 보여준다.

정치와 행정을 경제학적으로 설명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뷰캐넌 등의 ‘공공선택이론’은 공공의 이익에 복무해야 하는 공무원 조직이라 할지라도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공공 이익에 봉사하기 보다는 자기 조직 이기주의에 따라 행동하게 됨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보다 많은 예산과 권한을 확보하려 하고, 필요 이상의 인원을 확보해 조직의 규모를 더욱 키우려 하는 등의.

이 이론은 모든 공공 조직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역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들어맞게 행동해 온 조직은 단연 검찰이다. 그래서 검사를 모두 윤석열 서울중앙검사장처럼 신뢰받는 인사로 채운다 할지라도 언젠가는 조직논리에 휘둘리게 된다.

그런 문제 때문에 바로 그 윤석열이 말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조직에 충성한다’ 발언에 환호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조직논리에 충실할 것을 암시한다고 생각해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공화주의 정신은 이런 단일 거대 권력 조직을 결단코 용납치 아니한다.

반드시 쪼개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해야 하고, 그래서 문프께서는 공수처 도입과 동시에 경찰 수사권을 검찰 지휘로부터 독립시켜 검-경-공수처의 삼각 견제 구도를 만들려 하는 거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저 ‘삼각구도’의 숫자 3이다. 우리 민족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 곳곳에서 왜 ‘3’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왔는지를 생각해 보자.

잠깐 수학, 그중에서도 기하학적인 얘기를 하자면 자연에서 안정적 형태를 갖추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가 바로 3, 삼각형이다. 울퉁불퉁한 지면에서도 삼각대, 삼발이가 있으면 카메라든 K-3 기관총이든 안정적으로 받칠 수 있다.

그만큼 삼각 구도의 효율적 안정성은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검증이 완료된 바다. 괜히 ‘삼권’ 분립을 하겠나? 조선 시대만 해도 삼사, 삼정승 등등 여러 사례들이 존재하며 그런 숱한 사례가 3자 견제 구도의 정치적 균형과 안정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 대한민국 검찰 개혁에 있어 이 황금 삼각 균형을 달성하는 화룡점정이 바로 공수처 도입이다.

공수처는 아래서 본격적으로 비판하겠지만 결코 ‘옥상옥’이 아닌 별도 기관으로서 검찰 조직(+경찰)을 견제하기 충분한 권한과 규모를 갖춘 조직이다.

그래서 처음 조국 수석이 ‘공수처 추진안’을 발표했을 때 지나치게 크고 강력한 게 아니냔 비판이 있었지만, 누누이 말했듯 제대로 된 견제와 균형을 완성하려면 그 정도로도 결코 충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기존 검경 조직의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작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수처는 충분히 크고 아름다운 조직이 되어야 한다. 자한당 등에서 공수처 물타기 용으로 주장하는 상설 특검 따위가 논외인 이유가 그래서다.

지금까지 논의했던 바와 같이 공수처를 도입하는 이유는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자 함인데, 특검이 상설되어봐야 검찰에 대한 ‘견제’ 기능도 제대로 될까 의심스럽지만 그건 어찌 저찌 그럭저럭 가능하다쳐도 절대 ‘균형’ 만큼은 이룰 수 없다.

삼발이의 다리 한 짝만 짝달막한 꼴이니 안정적 균형이 이루어질 리 없는 것이다. 그야말로 머리에 혹 하나 더 얹는 정도니 상설특검이야말로 ‘옥상옥’에 걸맞다 하겠다.

검사 출신 정치인들은 더 이상 검찰 소속이 아님에도 검찰 조직 논리에 순응하는 일이 많아 역설적으로 검찰의 조직 논리의 강대함을 드러내곤 한다.

민주당에도 그런 검사 출신이 여럿 있으며 그 대표인사로서 공수처 반대 논리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금태섭 의원이다. 그는 틈만 나면 공수처 반대 논리를 ‘옥상옥’에 빗댄다. 풀어 말해, 이미 검찰이 있는데 뭐 하러 같은 일 하는 조직을 또 만드는 비효율적 일을 하냔 소리다.

지금까지 계속 필자가 밝혀온 바와 같이 공수처 도입의 핵심 맥락, 목적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일진 데 그것을 천박한 효율논리로 재단해 버리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 할 수 있다.

그렇게 근시안적 효율지상주의로 갈 거면 뭐 하러 힘들게 삼권분립 따위를 하나? 과거 미국 서부 개척시대 체포에서 재판, 처형까지 다 하던 보안관처럼 그냥 다 합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해먹고 말지.

공화주의 정신은 인간 존재에 대한 불신과 회의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갖는 근본적 한계 때문에 그런 식으로 권력을 일원화해 집중해 놓으면, 요새 트위터 덕에 은퇴했음에도 엄청난 승수를 현재진행형으로 올리고 있다는 퍼거슨 경 따위는 비교도 안될 커리어로 ‘또’ 액튼 경에게 1승이 자동 적립될게 뻔하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그래서 구태여 그런 일견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그러나 장기적으론 결국 부패와 독재, 권력남용과 전횡을 방지하고 줄여 공공의 이익에 부합함을 확신해서 그런 장치를 마련하는 것임을 알라.

그런 이유로 검경 수사권 분리의 모델인 미국을 건국한 제임스 메디슨, 존 제이, 알렉산더 해밀턴, 토마스 제퍼슨 등 Founding Fathers(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어찌 보면 편집증적이다 싶을 정도로 권력을 철저하게 쪼개고 나누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한 헌법을 고안한 거다.(정치학의 고전 중 하나인 연방주의자 논설집[The Federalist's Paper]에 그들의 고민이 잘 나와있다. 그중에서도 J. 메디슨의 Medisonian Democracy 는 특기할만하다.)

지금까지 밝혀온 바와 같이 공수처 도입의 의의는 그저 참여정부 미완의 과제를 달성한다는 소박한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물론 그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과 검찰개혁을 관문으로 하여 대한민국을 진정한 공화국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민주당 지도부는 80%에 달하는 공수처 지지여론을 등에 업고 야당을 압박하는 여론전을 펼치지 못할망정 무척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차피 총선이 다가오므로 자한당마저 압도적 지지여론 때문에 대놓고 반대하기 힘들어 물 타기용으로 상설특검 따위나 주장하는 마당인데도.

그러면서 쓸데없이 지난 칼럼에서 비판한 지역화폐라는 이름의 과대망상에 숟가락 얹을 궁리나 하고 있다. 이미 온누리 상품권이 있으니 그거야말로 진짜 ‘옥상옥’에 불과할진대 말이다.

그러니 이 대표님, 지역 상품권 삽질하지 말고 공수처나 집중하자구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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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ckkoo 2019-03-14 12:25:57
지역상품권을 굳이 지역화폐라 부르는 이재명이나 그를 따라 합창하는 정치인들의

수준이 보이고,, 국민들을 위한다는 위선이 뻔히 드러나 보입니다.

어우러기 2019-03-13 17:06:34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을 바탕으로 공수처 설치가 타당하고 시급함을 잘 알려준 칼럼이네요
마지막 정곡을 찌르는 결론은 정말 션합니다 최고!글쓴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