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속의 그대’ 털보, 무학의 통찰? 그딴 건 없다!
‘환상 속의 그대’ 털보, 무학의 통찰? 그딴 건 없다!
  • 장정현
  • 승인 2019.03.12 11:32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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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씨, 그건 아니지 말임다 ② 비슷한 오류 왜 반복할까
직접 경험에 의존, 제한된 영역에서나 통하는 말장난에 불과
진짜 통찰력 위해 공부·사색하길…방송으로 막 싸지르지 말고

최근 김어준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지극히 반미적 관점에서, 마두로에 편향되다 못해 심지어 가짜 뉴스까지 공중파로 내보내는 일종의 방송사고를 터트렸다.

사태 초기에 그런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해 줄 여지가 있지만, 세계 대부분의 자유민주국가들처럼 우리 정부 또한 과이도를 지지하고 나서도, 심지어 시위대에 발포해 사상자마저 나와 더 이상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지경임에도 마두로 정권을 비호하는 스탠스를 취했다. 이에 대해서는 뉴비씨에서 ‘쏙쏙경제’를 진행하는 기적님이 잘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 ‘김어준의 뉴스공장’ 베네수엘라 보도는 가짜뉴스

김어준은 또한 과거에도 한미 FTA에 극렬 반대하는 등, 유독 미국과 얽힌 일이 있으면 지나치게 반미에 경도된 스탠스를 보이는 일이 많았다.

재밌는 점은 김어준의 체질이랄까, 문화 등 다른 부분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구좌파의 그것이라기보다는 리버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그런데 외교 관련해서는 반미라든가 민족주의에 경도되는, 구좌파 중에서도 NL(민족해방을 주장하는 민족주의적 운동권 이념으로 이 노선의 가장 극심한 형태가 주사파)과 흡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뭔가 밸런스가 안 맞는, 나쁘게 보면 뒤죽박죽 엉망이라 평가할 수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체계적 학습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진단한다.

김어준이 『닥치고 정치』를 유행시키며 동시에 널리 퍼트린 말이 있다. 바로 ‘무학의 통찰’이다.

혹자는 ‘무학’에 주목해 겸손함을 담은 말이라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어디까지나 방점은 ‘통찰’에 찍힌 것으로서 앞의 ‘무학’은 그저 뒤의 통찰을 반어법적으로 수식하는 용어에 불과하다.

풀어 말하면 ‘나는 이른바 가방끈, 혹은 스펙이라 부르는 학습의 경력은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통찰력이 탁월하다’고 자랑하는 거다. 이게 김용민 등 타인의 평가면 그나마 낫겠지만, 필자가 알기로 자칭한 것으로서 결국 자기 얼굴에 금칠하는 꼴이다.

오해말기 바란다. 필자는 김어준의 ‘감’과 촉이 남다른 데 있음을 인정한다. 『닥치고 정치』를 읽으면서 감탄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남다른 센스는 인정하나 그게 곧 통찰력이 아님을, 한계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김어준은 모르는 것 같다.

뭐, 요즘은 그 말 잘 안하는 거 같으니 그 동안 스스로도 이건 좀 아니라고 깨우쳤을 수도 있겠지만, 늘 그랬듯 김어준은 자신의 과거 흑역사에 대한 공식 반성이나 입장 철회 같은 걸 한 적이 없다시피 하고 ‘무학의 통찰’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한 적 없으므로 여전히 그것을 내심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전제 하에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김어준은 자신이 무학의 통찰을 평소 좋아하는 여행과 인간관찰을 통해 획득했다 말한다. 즉 일반적으로 ‘직접 경험’이라 불리는 것들 말이다.

확실히 여행, 그것도 김어준이 좋아하는 해외여행이라면 제각기 다른 여러 사회와 인간상을 접하며 폭넓은 견문과 다양한 시각을 갖출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안을 다각도로 볼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여기에 감과 촉을 더하면 타인이 미처 살피지 못하는 이면을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사안을 어느 정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통찰력에는 그렇게 다각도로 조망하는 능력 외에도 필요한 게 있다. 통찰력의 사전적 정의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꿰뚫어 보는 힘’인데, 이 ‘꿰뚫어 보는 힘’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 그것은 김어준이 스스로 모자라다 말하는 ‘학습’이다.

세상은 넓고, 인간 역사는 충분히 오래됐다. 그래서 결국 한 인간이 직접경험으로 획득 가능한 지식, 지혜의 총량은 제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니고 이것저것 해본다 한들 뻔하다.

그래서 선인의 지혜를 쫒고 나아가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선 기존에 축적된 것들을 흡수해야만 한다. 근대 물리학을 완성한 뉴턴이 자신이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거인의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김어준의 젊은 시절.
김어준의 젊은 시절.

여행 등 직접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무시할 순 없지만 그렇게 얻어진 힘은 말했던 것처럼 한계가 명확하기에, 상대적으로 깊이가 부족한 얄팍한 것들에서나 힘을 발휘한다.

굳이 김어준이 아니더라도 대개 일상의 지혜니, 노인의 지혜니 하는 것들 말이다.

이런 신기루처럼 스쳐지나가는 것들 말고 정치니 역사니 하는 인간사가 총망라된 하드한 영역의 일부가 아니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고련이 필수다. 그것도 고작 몇 년으로 퉁칠 게 못되고 기본 10년 단위로 잡아야 하는 독서, 공부, 사색을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서 해야 한다.

필자가 김어준 특유의 ‘가벼움’의 원인을 이것으로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가벼움이 꼭 나쁘단 말은 아니고 매력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안다)

누구든 학문을 진지하게 마주해 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공감할 분이 많으리라 보는데, 뭔가를 공부하는 초~중기에는 해당 분야에 대해 오히려 말하기 힘들어지는 경험을 겪기 쉽다.

왜냐하면 간단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것 관련 쌓이고 쌓인 다양한 이론과 입장을 알게 되니 뭐가 맞다고 함부로 말을 꺼내기 어려워지는 이치다. 그러다 공부가 쌓여 일정 수준에 이르면 자신의 정립된 ‘썰’을 풀어내는 게 가능해지니 그 때부터는 말수가 늘어나는 거고.

김어준에게는 이 과정이 없으니 자신의 협소한 지식 풀에서 포착된 것에 주목, 그것을 중심으로 썰을 전개하다보니 내용이 얄팍하다, 가볍다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다.

최근 사례로는 유독 트럼프의 노벨상 욕망, 정상회담 기념주화의 수익성에 집착하는 것에서 그러한 면모가 읽힌다. 그게 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전부가 아니고 일부, 그것도 아마 중요한 부분이 아닌 부차적인 신변잡기에 가까운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그걸 중심으로 말하니 적절하지 않고 가벼우며 얄팍하단 얘기다.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에 한 번도 가 본 적 없지만 미국에 사는 일본인들을 면담하고 방대한 자료를 조사해 7세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인들의 위계질서 의식과 명예 관념 등을 분석해 『국화와 칼』을 썼다.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에 한 번도 가 본 적 없지만 미국에 사는 일본인들을 면담하고 방대한 자료를 조사해 7세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인들의 위계질서 의식과 명예 관념 등을 분석해 『국화와 칼』을 썼다.

더 예를 들어 보자. 당연히 여러 비판도 있긴 하지만, 출간 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최고의 일본 연구서로 꼽히는 『국화와 칼』의 저자 루스 베네딕트 여사는 살아생전 단 한 번도 일본에 직접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해서 일본에 관한 최고의 통찰력을 보여줬다.

서두에 언급한 미국 문제만 해도 김어준이 국제정치학에 소양이 있어 ‘패권안정론’을 조금이라도 공부했다던가, 역사학을 공부해 지금의 ‘PAX AMERICANA’가 세계사에 손꼽히는, 상대적으로 신사적인 패권으로서 고대 팍스 로마나의 계승자로 꼽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렇게까지 반미 스탠스를 고집할 수 있을까?

미국이 착하고 정의로운 국가란 말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베네수엘라 포함, 미국이 남미에 행한 악랄한 짓거리 엄청 많다. 필자 대학 시절 그걸 다룬 촘스키의 책들이 상당히 유행했고 운동권 필독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저질렀음을 안다 해도 세계사적 시각과 국제관계, 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종합적 시각으로 볼수록 미국을 마냥 나쁘다고 말하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미국의 패권이 설사 악일지라도 그것은 필요악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이 칼럼에서 그 점을 따로 논하는 것은 본말전도이므로 생략하지만, 관심 있는 독자는 위에 언급한 패권안정론 등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보는 만큼 알게 되는 것을 무시할 순 없다. 이는 특히 전통사회일수록 그러했기에 과거에는 경험이 많은 노인의 말을 경청하곤 했던 거다.

하지만 복잡다단해진 현대 사회에서, 그리고 그게 더욱 심화될 미래에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유명해진 말처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훨씬 더 많고 계속해서 늘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그래서 요즘 TV 등에서도 과거보다 노인의 권위가 떨어졌네 어쩌네 하는 타령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잖은가.

이런 흐름이기에 ‘무학의 통찰’이란 아직까진 제한적으로 인정해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누구 말마따나 무식을 자랑하는 꼴에 지나지 않게 될 거다.

그러니 김어준씨, 보면 휴가 중에도 꼭 여행으로 꽉 채우던데 너무 여행만 싸돌아다니지 말고 가끔은 앉아서 공부 좀 하시죠? 방송에서 그냥 막 되는대로 지르지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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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이 2019-09-18 01:45:46
newbc가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웃고 간다.
장정현인지 뭔지, 김어준한테 시비 걸려면 당당하게 사진부터 걸고 하지?
애쓴다. 짠하다.

cena 2019-03-15 14:19:40
벙커를 응원했던...
그 시간을 잊고 싶을 만큼
분노가 일어납니다.

율사 2019-03-13 15:15:58
게으르고 무지한 자가 유명세를 얻어
혹세무민 하더니 스스로 교주가 되었다..

장정현 2019-03-12 18:57:12
앗, 지금 다시 읽어 보다 알았는 데 꽤 큰 오타가 있네요. [국화의 칼]이 아니라 [국화와 칼] 입니다. 이런 건 맞춤법 교정기에도 안 걸리는 거라 미처 몰랐음. 죄송합니다.

-^^- 2019-03-12 18:04:28
이 칼럼에 대해 칭찬을 실컷 쓰고 등록을 누르니 스팸성 댓글이라고 날아가버렸어요 ㅜ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읽고나니 똑똑해지는 칼럼이라고 썼고요
더불어 김어준과 비교불가한 우리 문프 만만세라고 썼는데
이게 스팸이라니 OTL

어우러기 2019-03-12 14:19:43
때로 날카롭긴 하지만 강도의 칼도 날카롭다.

얕은 사색과 부족한 공감으로 얻은 통찰은 흉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털보는 재조산하 국면에서 흉기일지도 모른다.

kuckkoo 2019-03-12 12:01:54
사실을 믿는게 아니라 믿고 싶은것을 믿는자,, 박사모와 근본이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정도의 차이와 지향점이 약간 다를뿐

김미영 2019-03-12 11:44:24
저 분은 도덕성도 낙제점. 전과자라도 일만 잘하면 된다에서 손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