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라는 이름의 과대망상, 다른 꿍꿍이 있나?
‘지역화폐’라는 이름의 과대망상, 다른 꿍꿍이 있나?
  • 장정현
  • 승인 2019.03.06 16: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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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치권의 지역 상품권에 대한 과장·환상 지나쳐
나름 효용 있지만 한계 또한 명확…결코 묘약 아니다

요 근래 경기도, 엄밀히 말하자면 이재명 도지사와 그와 친분이 있는 정치인 및 지자체장들, 그리고 그 외 몇몇을 중심으로 ‘지역화폐(이하 지역 상품권) 마케팅’이 활발하다.

성남시정을 물려받은 은수미 시장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지역 상품권 정책을 고집한 바 있으며, 지역 상품권을 가장 활발하게 홍보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심지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충격적 법정구속 직후에도 국회의장까지 불러다 ‘지역화폐’ 홍보하며 만세삼창 부르는 ‘넌씨눈’, ‘눈새’ 짓거리를 하다 참석 의원들과 함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사실 말이 화폐지 결국 지역 상품권에 지나지 않는지라 이름에서부터 과장이 심하다.

화폐는 법률에 의거해 한은에서 독점적으로 관리하기에, 지자체건 뭐건 함부로 ‘화폐’를 찍어냈다간 그 자체로 국기문란 범죄다.

한국은행법 제4장 1절 47조 "화폐의 발행권은 한국은행만이 가진다"
한국은행법 제4장 1절 47조 "화폐의 발행권은 한국은행만이 가진다"

물론 다분히 과장 섞인 홍보로 받아들여 양해하고 그냥 넘어가는 일일 터이니, 본 필자 또한 명칭 가지고 더 이상 시비 걸 생각은 없다.

그러니 결국 문제는 실질 효용성이다. 지역 상품권이 그들 선전대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묘약일까?

필자는 경제학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일반인의 시점에서도 자신 있게 지역 상품권의 효용이 과대포장 되었노라 말한다.

일단 그냥 딱 봐도 지역 상품권은 그 자체로 뭔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게 아니라 그저 화폐의 기능을 제한적 영역에서 부분적으로 대체할 뿐이다. 결국 국민경제, 다시 말해 GDP 시점으로 보면 필연적으로 추가되는 발행비용 때문에 오히려 총효용이 ‘줄어든다’.

그럼에도 관료들이 멍청이도 아니고 필자보다 훨씬 경제에 정통한 사람들일진대 정부발행 온누리 상품권이 있는 걸 보면, 그러한 부작용에도 상품권을 발행할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현대 자본주의의 심각한 병폐인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함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 그러니까 돈의 흐름은 그냥두면 항상 거대 자본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대형 마트, 프랜차이즈, 대기업 등으로 말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발행비용 추가 등의 부작용, 비효율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소상공인 등에게 돈이 돌게끔, 자본의 흐름을 분산시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온누리 상품권을 발행했을 거다.

그런데 이렇게 이미 국가 단위에서 발행하는 시점에서도 부작용, 비효율성이 발생하는데 지자체에서 이를 반복하면 부작용이 겹쳐 발생하는 비효율성이 더는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 됨은 당연지사다.

게다가 돈을 일정 지역에서만 돌게 강제하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타 지역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종의 지역 이기주의다.

특정 지역에 정주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돈을 쓰는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을 생각해보라. 그들 입장에서도 지역 상품권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뿐더러, 원래 그들로부터 수익을 얻었던 사람들이 지역 상품권으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FTA가 그것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과는 되려 무역장벽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은수미 시장 월급부타 상품권으로
은수미 시장 월급부타 상품권으로

그래서 지역 상품권의 남발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구성의 오류(모순)=이해 당사자에게는 합리적일지라도 전체적으로는 비합리성을 낳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즉 소규모 지역 단위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총효용은 오히려 감소, 그것도 지역 단위 증가한 효용의 합 이상으로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자들 상당수가 지역 상품권에 회의적이다.

자기 지역 경제 활성화만 되면 그만인가?

그래서인지 이재명은 유독 ‘경기 퍼스트’니 어쩌니 하며 타 지역은 알 바 아니란 태도를 취하고, 정부 주최 지자체장 모임에 참석하여 ‘지자체장이 정부 재정은 뭐하러 신경 써?’란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필자는 그가 ‘경기도’의 지사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무려 1300만 인구가 거주하는 수도권이다.

위에서 상품권 발행의 목적으로 자본의 집중을 완화하기 위함이라 했는데, 경기도가 이렇게 지역 상품권 발행에 집착하면 돈의 계층 집중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지역 집중 문제,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고질적 문제인 수도권으로의 집중은 되레 악화된다.

그 외에도 여기저기서 많이 지적하듯,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인해 지하경제를 활성화하여 경제 투명성을 저하시키는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정부 발행 온누리 상품권에 비해 지역 상품권은 지자체의 ‘깡’ 대책과 그것으로 발생한 자금 추적이 상대적으로 미약하기에 더욱 그렇다.

아직은 음모론 수준이지만, 경기도와 성남시가 국제파니 뭐니 유독 조폭과의 유착관계를 의심받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 동네다 보니 조폭자금으로 유입될 가능성 또한 그저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다.

정리하자면 필자는 지역 상품권 정책에 매우 회의적이지만, 소규모 지방 지자체 한정으로 ‘깡’ 대책을 비롯한 면밀한 사전 준비가 갖추었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도해봄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은 거꾸로 말해 지방이라 볼 수 없는 수도권 광역 지자체인 경기도에서 온갖 부작용을 감수하고 고집할 정도의 탁월한 경제적 효용 따위는 없단 얘기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이 과대포장해가며 밀어 붙인다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뭔가 다른 꿍꿍이?
뭔가 다른 꿍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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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 2019-03-07 09:10:57
아마도 지하금액을 지상으로 공식적으로 바꿀수 있는 상품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여청단 처럼 지하에서 받은 돈을 지자체가 상품권을 만들어 발행하고 나중에 돌아온 상품권을 지하금액으로 충당한다. 투명한 지자체라면 말이 안되지만 돌아온 상품권을 어떻게 충당할지 궁금하다. 라고 생각을 했으니 지하금액이 올라오지 않을까?

율사 2019-03-07 01:36:07
상품권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찜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