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을 ‘장외정당’ 취급해야 하는 이유 ①
자한당을 ‘장외정당’ 취급해야 하는 이유 ①
  • 장정현(문파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2.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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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사단론’으로 살펴보자…이렇게 주옥같은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하는 황교안 전 총리 등이 13일 오후 충남 보령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김태흠 의원의 의정보고회에서 참석 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보라, 김광림, 김태흠 의원, 황 전 총리, 김순례 의원.

정치와 사회에 대한 가치관이 어느 정도 정립된 이후로 주변 지인들에게 반쯤 농담으로, 설득 겸해서 자주 하던 말이 있다. “한나라당(당시 이름, 물론 새누리-자한당 포함이다)을 지지하는 것은 머리나 가슴 둘 중 한 군데에 이상이 있는 것”이라고.

유감스러운 사실은, 그렇게 말하고 다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둘 중 하나에만 이상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점이다.

그만큼 필자의 20년 넘는 정치덕질 동안 반자한당 스탠스는 확고했고, 아마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 변한다면 자한당이 근본적으로 쇄신하거나, 필자가 맛이 간 경우 둘 중 하나일 거다.

다만 오해를 피하고자 덧붙이자면, 자한당 지지자라 해서 무조건 ‘상종 못할 인간쓰레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님을 말해둔다.

‘이상’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살짝 어긋난 경우까지 전부 포함해 말하는 것이지, 질이 몹시 나쁘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나이 지긋한 어르신 중에서는 한국전쟁의 트라우마, 너무나 깊게 세뇌되다시피 한 반공주의 등으로 합리적 정치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인간관계 등등 여타 많은 이유에서 멀쩡해 보이는데 자한당 지지하는 경우는 많고, 애초에 반쯤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기 바란다.

굳이 지금 와서 자한당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칼럼을 쓰는 이유는 문파건 아니건, 그냥 민주당 지지자이건 간에 ‘반자한당’인 것만큼은 같고,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정리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평소 딱히 공기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다가 호흡이 곤란해져야 비로소 의식하게 되듯, 우리에게 ‘반자한당’은 마치 공기와도 같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나머지 평상시에는 ‘왜’ 자한당을 지지하지 않는지 굳이 깊게 따져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막상 자한당 지지자들을 설득하거나 반박할 때, 혹은 중도층이 자한당에 투표하려고 할 때 대응 논리가 부족해 말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마침 자한당 전당대회가 한창이고 컨벤션 효과에 황교안으로 지지가 결집해 마의 30% 고지를 바라보는 중이라 살짝쿵 위협을 느꼈고, 늘 그랬지만 근래 이런저런 커다란 사달을 일으키기도 했고.

▲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는 자한당 지지율….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는 자한당을 ‘장외정당’ 취급해야 한다고 믿는다.

‘장외정당’은 어디서 인용한 용어가 아니라 그냥 필자가 적당히 만든 명칭이다. 내용도 특별한 거 없다. 간단히 말해 자한당은 게임판에 올라올 자격도 없는, 논외 취급받아 마땅한 정당이라는 뜻이다.

그런 허섭스레기 정당이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국회의석을 100석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 정치와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비극이다.

그래서 왜 자한당을 장외정당 취급해야 하는지를 2~3부 정도 구성으로 논할 예정이다. 먼저 1부인 이 칼럼에서는 자한당 구성원들의 품성을 논한다. 마침 맹자의 사단론이라는 아주 적절한 잣대가 있어서다.

참고로 예시는 가급적 최근 것들로 구성했음을 밝혀둔다. 그러지 않고 오래된 것들마저 일일이 인용할 경우 칼럼 몇 편으로는 어림없는, 책을 써도 모자랄 네버엔딩 칼럼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맹자께서는 인간은 누구나 ‘사단’, 즉 측은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 사양지심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인간은 본디 선하다고 주장하셨다.

물론 성선설에 대한 논쟁은 본 칼럼의 주제가 아니니 생략하고, 사단론을 윤리적으로 살짝 비틀어 보자면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근거, 자격’ 이렇게 볼 수도 있다.

즉 사단이 있기에 인간이 선하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그게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혹은 인간 취급 받을 자격이 없다)는 논리와도 같다. 그것을 전제로 최근 자한당이 벌인 짓거리들을 보자. 과연 그것들을 사람 취급해야 하는지 말이다.

먼저 측은지심이란 곧 동점심이다. 동정심이 영어로 Sympathy인 것은 감정(pathy)이 동조(sym)하는, 다시 말해 ‘공감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5·18에 대한 자한당 의원 셋의, 정황상 실언도 뭣도 아닌 사전 계획이 분명한 망언을 보라.

수많은 사람들이 피 흘리며 쓰러져간 한국 현대사 최대 비극을 자기들 정치적 이득을 위해 날조, 왜곡하고 모독했다.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김종철 정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 여야 4당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5.18 망언 발언과 관련해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 5·18민주화운동 진실규명과 역사왜곡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즉각 제명과 오월영령 및 광주시민을 향한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나 원내대표가 ‘해석’ 운운한 데서 이미 글러 먹었지만, 그나마 김병준 비대위장이 공식 사과하며 뒷수습했으니 추후 제명 같은 강력한 조치가 있으면 셋의 돌출행위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시기 세월호 침몰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에 대한 숱한 모욕과 거당적 방해 행위를 상기하라. 인간 생명의 존엄성 따위는 필요에 따라 과감히 무시하는 공감 능력 부재 상태, 한마디로 사이코패스 집단이다.

다음으로 ‘수오지심’은 달리 말해 수치심인데, 필자 생각으로는 사단 중에서 자한당 의원들에게 가장 허들이 높은 게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다른 것들은 자한당 의원 개개인에 따라서는 그래도 조금이나마 달리 볼 여지가 있긴 한데, ‘수치심’ 만큼은 자한당 의원들이 단체로 뇌리에서 ‘디가우징’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청나라 말기 유행했다는 후흑학(속 검고 낯짝 두꺼워야 승자가 된다는 이론)을 정당 차원으로 실천하는 집단, 그게 바로 자한당이다.

천정배 의원이 남긴 명언, ‘사람이 되어 어찌 한나라당에 갈 수 있느냐’도 아마 거기에 주목한 게 아닐까. 말한 본인 역시 자승자박 꼬락서니가 되어 가는 중이라 안타깝지만.

이 또한 실례가 너무 많아 곤란할 지경이지만, 최근 사례로 스트립쇼에 대한 매니악한 취향을 만천하에 과시한 최교일 의원 하나면 충분하다 본다.

 

필자는 자한당 의원 중에 작년 봄 고작 4천만 원을 비정상적으로 수취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못 이긴 나머지 자진한 노회찬 의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지 의문이다.

어디 ‘~하면 장 지진다, ~에 빠져 죽자!!’며 결연하게 말해놓고 지키는 거 봤는가? 일 끝나면 뻔뻔한 낯짝 들이미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노통께서 가라사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시비지심은 사안의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리자는 건데, 자한당에게 있어 무엇이 옳고 그르냐는 부차적 문제에 불과하다. 최우선은 언제나 정치적 혹은 금전적 이해관계고, 거기에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공격이 가능하면 금상첨화다.

그러니 최근 김태우 행정관, 신태민 전 사무관 건 같이 들여다보면 별거 아닌 해프닝조차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반사적으로 일단 물어뜯고 본다.

근래 자한당이 정부 공격하는 패턴을 보면 처음엔 보수 언론의 지원에 힘입어 기세등등하게 물어뜯지만, 얼마 안 가 자기들의 더한 치부가 드러나 역풍을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리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조건반사적이어서 그렇다. 조건반사는 빠른 반응이 생명이기에, 신경 신호가 대뇌까지 전달되어 판단 및 명령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척수에서 끝난다. 그러니 그런 골빈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매 사안에 대한 전술적 대응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이들은 국정에 대한 일관성과 깊이 있는 철학이 없다. 그래서 매번 중요 사안들에 대한 입장이 조변석개로 바뀐다. 자잘한 정책 수준이 아닌 개헌, 최저임금 등과 같은 굵직한 사안에서조차도.

처음 말했듯 기득권을 옹호하고 구성원 개개인의 명리를 추구하는 기회주의자들의 연합이 이들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께서도 “모든 정책을 반대하지만, 끝까지 반대하는 것 또한 없다”며 촌철살인으로 간파하셨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으로 말하면 도구적 합리성만큼은 무절제하게 추구하지만, 탄핵 이후 콘트롤타워가 부서진 탓이지 매번 자승자박이고, 비판적 합리성은 ‘그게 머임? 먹는 거임? 우걱우걱’인 집단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양지심은 “예의가 없어, 예의가. 컷트다 컷트!!”로 전국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모 지사님 말처럼 적절하게 사양하는, ‘낄끼빠빠’ 예의를 갖추라는 말이다.

그런데 자한당 의원들은 김무성 노룩 패스처럼 자기보다 약자, 혹은 아래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갑질 마인드를 패시브로 장착하고 다닌다. 그런 주제에 선거 때만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길바닥에서 큰절하며 봐달라고 한다.


아, 물론 그건 사양지심과 더불어 수오지심 또한 없어서 그런 거다. 게다가 ‘아랫사람’에 대한 예의만 차리지 않는 게 아니다.

국가 원수에 대한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다. 다시 한 번 호출되는 김무성, 그는 정권 말 레임덕 시기도 아니고 집권 직후에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 또한 김무성이를 국회의원 나부랭이로 인정하지 않는다.

문프께도 얼마 전 오세훈이 서울시장 날려 먹은 주제도 모르고 임기 걱정을 했다. 그러니 다섯짤 훈이는 사양지심에 시비지심마저 모자란 경우라 할 수 있겠다.

그 밖에 전 민정수석임에도 대통령 일가에 대해 전혀 사양하는 마음이 보이지 않는 곽상도라든가, 딜레이 식사를 릴레이 단식으로 포장해 단식투쟁을 희화화하는 등 최근 사례만 봐도 깊은 빡침을 느끼게 만든다.

이러니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겠는가. 공약을 그저 선거마케팅 소재 따위로 여기니 매번 지겹게 반복되는 쇼나 하고 선거 전후로 공약부터 태도까지 ‘선거 때 뭔 말을 못 해?’ 하며 손바닥 뒤집는 거다.


한마디로 예의가 없을뿐더러 싸가지도 없다. 문프 말씀대로 태도=본질이므로, 이들이 내심 국민을 개, 돼지로 보고 있음은 확정이다.

이상 열거한 주옥같은 사례들은 말했듯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자한당이야 원체 그랬다 치고, 민주당을 비판적으로나마 지지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은 저런 기라성같은 자한당 의원들 뺨치는, 난형난제 품성의 소유자가 이쪽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데도 지도부가 단호한 조치는커녕 신줏단지 모시듯 해 당의 품격을 마구마구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전처럼 자한당을 상큼하게 비웃어주지 못하고, 그래도 민주당이 ‘덜’ 나쁘다고 구차하게 차악론이나 주장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차후 민주당 지도부는 지지자들을 이처럼 비루하게 만든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할 것이다.

* 차회예고 : 2부 칼럼에서는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에 입각해 자한당을 장외정당 취급해야 할 이유를 밝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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