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어디일까요?
피라미드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어디일까요?
  • 곽민수
  • 승인 2019.02.08 16: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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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고고학자도 열심히 본 ‘SKY캐슬’ 수한이에게 배우는 피라미드 상식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 17화에 보면 이런 대화가 나온다. 찐찐네 가족의 대화다.
 
찐찐 : 울 아들은 여기에 어디에 있고 싶어? 밑이야 아니면 여기 꼭대기야?
 
수한 : 꼭대기.
 
양우 : 아우 똑똑해.
 
찐찐 : 그렇지 그렇지 울 아들. 꼭대기에 있어야 되지? 자 그러며 뭐를 어떻게 해야 되지?
 
수한 : 부모를 잘 만나야지.
 
양우 : 야 넌 임마 이미 잘 만났잖아. 일단 잘 만났으니깐 그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냐?
 
수한 : 잘 살아야지. 열심히.
 
찐찐 : 그렇지. 그러면 잘 살기 위해서 니가, 학생인 니가 뭐를 열심히 해야 된다고?
 
수한 :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똥 잘 싸고.
 
찐찐 : 여보 몽둥이 어딨어?
 
수한 : 아, 근데 아빠, 피라미드에서는 미이라가 맨 꼭대기에 있는 게 아니래. 요기 요쯤에 무게 중심에 있대.
 
양우 : 진짜? 여기? 어? 아빠는 여태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줄 알았는데?
 
수한 : 아, 아니라니까. 요기 요기 있대. 요기가 제일 좋은 거지.
중간이 제일 좋은 자리라고. 그러니까 여기 있지. 중간이 최고야!
 
찐찐 : 가만 있어봐. 차 교수님하고 얘기했을 때는 결론이 이게 아닌데….
 
양우 : 하긴 뭐 중간이 제일 편치.
 
***
 
이 대목에서 수한이가 보여주는 ‘이집트학적 지식’은 꽤 정확하다.
 
기자에 있는 쿠푸 왕의 대피라미드(가장 큰 피라미드로 높이 약 147미터, 기원전 2550년 경 건설)를 기준으로 할 때, 현실 (시신이 안치 되는 방)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왕의 방’은 지상에서 높이 43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이 피라미드의 높이는 147미터니깐, 중간도 아니고, 1/3 보다도 더 낮은 곳에 방이 있다는 이야기다.
 
대피라미드에는 ‘왕의 방’ 말고도 ‘여왕의 방’이라 불리는 세르답으로 추정되는 공간과, 지하의 방 등도 있지만 모두 ‘왕의 방’ 아래에 있다.
 
다만, 수한이에게 참고로 더 알려주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정도 있다.
 
 
 
1. 대피라미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조사가 된 이집트의 피라미드 내부에서 미이라가 발견된 적은 없다.
 
물론 몇몇 피라미드에서 미이라의 파편으로 보이는 유기물이 발견되었다는 기록은 있으나 진위 여부가 불투명하고 정식으로 자연과학적 조사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
 
2. 대피라미드의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라미드 내부 높이 43미 정도의 지점에 현실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대피라미드 이외의 피라미드에서는 (현재까지 이집트에서 확인된 피라미드들은 100기가 넘는다) 거의 모두 다 지상이나 지하에 현실이 만들어진다. 즉 피라미드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중간도 아니고, 피라미드를 떠받치고 있는 피라미드의 기저에 위치한다는 이야기.
 
인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상부구조에 위치한 ‘잉여로운 존재’들이 아니라 하부구조를 구성하고 있는 실천들(혹은 노동들)이다. Proletarier aller Länder vereinigt Euch!(편집자 주 : 공산당 선언에 등장하는 독일어 문구.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는 의미)
 
수한이가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이집트학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피라미드에 대해서 꽤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쪽으로 은근 관심도 있다는 이야기고, 아버지는 꽤 잘나가는 대학병원 의사에, 엄마는 ‘강남’ 출신에 고급 그릇 모으기를 취미로 갖고 있는 정도니, 즉 외가의 경제력도 상당한 수준일터이니, 이집트학 같은 ‘잉여로운’ 학문을 해나가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 스카이캐슬은 지난 1일 마지막회를 내보내고 종영했다. 저녁 약속을 취소하면서 본방사수에 나선 곽민수님은 ‘어’ 1글자와 1920자의 ‘허’로 이어진 포스팅을 시청소감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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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목남 2019-02-09 14:48:45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